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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입기만 해도 체온 10도 낮추는 첨단 섬유…"에어컨 멸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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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사 연구팀

아시아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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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입기만 하면 체온을 10도 이상 식혀 주는 첨단 섬유가 개발됐다. 외부 열은 반사하고 내부 열은 투과시키는 복사 냉각 기능을 가졌기 때문이다. 외부 온도와 관계없이 인체가 쾌적하게 느낄 수 있는 온도를 유지해줘 실내 냉방에 드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쿨링 섬유로 '탄소중립' 시대 맞춤형 옷감 소재로 주목된다.

한국연구재단은 김건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사 연구팀이 체온을 높일 수 있는 외부 빛은 반사하고 신체에서 나오는 복사열은 방사 및 투과시킬 수 있는 복사 냉각 섬유소재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효과적인 복사 냉각소재는 신체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열(자외선, 가시광선, 근적외선)을 차단하고 신체로부터 발산되는 열(원적외선)은 투과시켜야 한다. 연구팀은 자외선, 가시광선, 근적외선의 단파장을 효과적으로 산란시키고 상대적으로 원적외선을 잘 투과할 수 있는 섬유를 제안했다. 섬유의 형태가 최적화된 나노섬유를 통해 자외선, 가시광선, 근적외선을 90% 이상 반사시키고 원적외선을 50% 이상 투과시키는 파장 선택적인 광학특성을 가지는 섬유를 개발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실제 개발된 섬유는 기존 섬유에 비하여 표면 온도를 10도 이상 냉각시키는 효과가 있음이 입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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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일반섬유에 비하여 태양복사열의 반사율이 높고 신체복사열 및 대기의 창 영역에서 투과율이 높은 나노섬유의 광학특성 (왼쪽 그래프) (오른쪽) 사람과 비슷한 양의 열발산하는 표면 (50W/m2)을 덮은 일반섬유 및 나노섬유 샘플 사진(위) 및 열화상 사진(아래). 빨간색에 가까울수록 높은 온도를 나타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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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탄소 중립 시대'에 걸맞은 옷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탄소 중립의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사용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그 중 공조에너지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 에너지 사용의 약 5-10%에 달한다. 방 안 온도 1도의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4,000억원 이상이다. 이같은 섬유로 된 옷을 입게 되면 실내 냉난방을 위한 공조 에너지 사용을 대폭 줄일 수 있어 탄소제로 목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섬유를 만드는 대부분의 고분자 소재는 자외선, 가시광선, 근적외선은 흡수하지 않으나 원적외선을 잘 흡수하는 특징이 있다. 이에 자외선, 가시광선, 근적외선을 효과적으로 산란시키는 형태를 가진 섬유의 다발 안에서 무수히 많은 산란으로 자외선, 가시광선 및 근적외선의 반사를 유도하고, 상대적으로 산란이 적은 원적외선은 섬유 고분자 소재를 투과함으로 원적외선의 흡수를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향후 섬유 이외 건축소재, 자동차소재, 화장품 등 복사냉각이 필요한 분야에 다방면으로 응용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에 지난 18일 온라인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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