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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World Now] "코로나 백신 맞으면 에이즈 걸려" 브라질 대통령 또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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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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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통령 "코로나19 백신 맞으면 에이즈 걸릴 위험 커져"

지난 21일 브라질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자신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자신의 SNS계정에 올린 비디오입니다.

"영국 정부 관료들이 쓴 이 보고서는 그들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고 합니다. 누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습니까? 2차 접종을 완료한 지 15일이 지나서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고 본다고요?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그들이 생각했던 면역결핍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커져요."

면역결핍증후군, 우리에겐 에이즈로 알려진 병입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에이즈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한 나라의 대통령 입에서 나온 얘기라고는 믿기 어려운 주장입니다.

보건전문가들은 분노했습니다.

곤잘로 베시나 감염학자는 "백신이 성병인 에이즈를 유발한다고 생각하는 건, 터무니없을 뿐 아니라 완전한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라며 "어떻게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사회주의자유당과 민주노동당 등 좌파 정당 소속 의원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이런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건, 국가와 희생자 유족들에 대한 무례이자 범죄행위"라며, 즉각 그를 조사해야 한다고 연방대법원에 촉구했습니다.

페이스북은 "코로나19 백신이 사람들에게 유해하다"는 주장은 정책상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올린 동영상을 삭제했습니다.

유엔은 코로나19 백신은 에이즈의 원인이 되는 HIV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안전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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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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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은 엉터리! 난 백신 안 맞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이런 가짜정보까지 퍼뜨리며 거부감을 드러낸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지난해 말 "나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바보·멍청이들"이라면서 "백신 맞은 사람이 악어로 변해도 나는 책임지지 않을 것"이라고 조롱해 엄청난 비판을 받았습니다.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 총회에서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백신을 맞지 않아, 뉴욕의 방역수칙에 따라 음식점에 들어가지 못하고 길거리에서 피자로 식사를 때우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는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은 항체가 형성돼 백신 접종이 필요 없다"면서 백신 접종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관저 격리에 들어갔다가 20여 일 만에 업무에 복귀한 적이 있는데요.

하지만 보건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된 사람도 백신을 접종하는 게 좋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초기부터 코로나19를 가벼운 독감이라고 부르면서,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을 무시하고 봉쇄에도 반대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오히려 집회와 시위를 장려하고, 말라리아약과 구충제를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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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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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때문에 수십만 명 사망‥살인 혐의로 기소해야"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그 이유는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코로나19와 관련한 이런 기이한 행동 탓에 그는 이제 범죄자가 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브라질 상원 산하 코로나19 감염증 국정조사위원회는 지난 20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을 살인죄 등 13가지 범죄 혐의로 기소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위원회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보건·방역 전문가의 조언을 무시하고 집단면역이 달성되기를 바라는 무모한 방역 정책을 취한 끝에 수십만 명이 사망했다면서 살인을 포함한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조사위원회는 다음 주까지 보고서 채택을 위한 표결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상원위원회는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는다면, 브라질 대법원과 헤이그 국제형사재판소 등 다른 잠재적인 법적 수단을 찾아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보고서 내용이 정치적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라며 폄하하면서 독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임소정 기자(with@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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