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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내부고발자, 英 의회서 “페이스북, 증오 부채질”…17개 美언론, 내부 문건 보도 컨소시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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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건, 英 하원 청문회 출석…“페북, 안전 위한 작은 불이익도 거부”

NYT·CNN 등, ‘페이스북 페이퍼’ 기반 페북 고발 기획물 보도 시작

헤럴드경제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SNS) 기업 페이스북이 창사 17년 만에 최대 위기에 맞닥뜨렸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방송 등 미 17개 언론사 컨소시엄은 25일(현지시간) 페이스북 내부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건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 하원에 폭로한 내부 문건인 일명 ‘페이스북 페이퍼’를 토대로 페이스북의 실상을 고발하는 기획물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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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SNS) 기업 페이스북이 창사 17년 만에 최대 위기에 맞닥뜨렸다. 회사의 모순적 경영 실태에 대한 내부자 고발 이후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에서 초강력 규제 방안을 내놓는 등 정치권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주요 언론들이 컨소시엄을 구성, 이 회사의 실상과 이면을 들추는 내부 문건을 토대로 문제점을 비판하는 기사 시리즈를 보도하기 시작하면서 페이스북이 더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앞서 미국 상원 상무위원회 산하 소비자보호소위원회 청문회에서 페이스북의 이면을 폭로한 프랜시스 하우건은 이날 온라인 콘텐츠 단속 법안을 검토하는 영국 하원 청문회에도 출석해 온라인상에서 증오를 부추기는 페이스북의 역할을 지적했다.

페이스북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로 근무했던 하우건은 “분노와 증오는 페이스북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며 “상습범들은 알고리즘을 갖고 노는 법과 페이스북을 최적화하는 법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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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이면을 폭로한 내부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건(오른쪽 첫번째)이 25일(현지시간) 온라인 콘텐츠 단속 법안을 검토하는 영국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온라인상에서 증오를 부추기는 페이스북의 역할을 지적하고 회사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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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페이스북이 가장 많은 조회 수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예외 없이 분열을 초래하는 ‘참여 기반 랭킹’을 활용하고 있다”며 “이는 사람을 극단으로 몰아넣고 증오를 부채질한다”고 꼬집었다.

하우건은 페이스북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희생할 수밖에 없는 아주 작은 불이익도 감수하지 않으려 했다며 회사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NYT)와 CNN 방송 등 미 17개 언론사 컨소시엄은 하우건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 하원에 폭로한 내부 문건인 일명 ‘페이스북 페이퍼’를 토대로 페이스북의 실상을 고발하는 기획물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번 보도는 페이스북이 내부 연구를 통해 자회사 인스타그램이 10대 소녀들의 정신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했고, ‘크로스체크’란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 연예인, 스포츠 스타, 정치인 등 사회적 명사는 ‘화이트리스트’로 분류해 콘텐츠 감시를 사실상 면제해줬다는 사실이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폭로된 것에 이어지는 후속 보도다.

공개된 문건 중에는 ‘도둑질을 멈춰라’ 같은 2020년 미 대선 결과 부정 운동이 어떻게 페이스북에서 확산했는지에 대한 내부 분석 결과도 있다. 이 분석 보고서는 페이스북의 당시 조치가 ‘도둑질을 멈춰라’ 운동의 비약적 확산을 중단시키는 것은 고사하고 확산 속도를 늦추는 데도 역부족이었다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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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의 모습.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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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페이스북은 지난 1월 ‘의회 난입 폭동’이 발생한 후에야 제한 규정을 개편해 내부 직원의 반발은 산 바 있다.

또, 페이스북을 규정하는 뿌리인 ‘좋아요’, ‘공유하기’ 등의 핵심 기능이 해로운 콘텐츠를 증폭한다는 사실을 각종 실험을 통해 반복적으로 발견했지만 애써 무시했다는 내용도 폭로됐다.

이 밖에도 페이스북이 전 세계 언어별 전문가를 충분히 고용하지 않고 관련 검열 시스템도 확충하지 않아 폭력적이고 유해한 콘텐츠가 확산되는데 사실상 무방비 상태였다는 점도 내부 문건을 통해 밝혀졌다. 페이스북은 현재 전 세계 190개국 이상에서 160여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여전히 언론이 자사를 왜곡된 방식으로 그리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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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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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스톤 페이스북 대변인은 “언론 보도가 잘못된 전제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우린 기업으로서 이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사람의 안전이나 행복을 희생시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시각은 우리의 가치를 오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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