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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코로나 보육 대란 탓… 美 '경단녀' 9월에만 30만명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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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7월 미국 뉴욕주 브렌트우드에 위치한 어린이집(Daycare center)에서 어린이들이 자연 체험 학습을 하는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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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미국 어린이집 운영에 영향을 미치면서 자녀 양육을 위해 수백만 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이 일터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국립여성법률센터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9월) 미국에서 20세 이상 여성 30만명 이상이 직장을 그만뒀다고 전했다. 백신 접종으로 팬데믹 상황이 안정되면서 학교와 어린이집이 다시 문을 열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육 문제로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인구조사국이 지난 20일 발표한 가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5세 미만 자녀가 안전 우려로 어린이집에 갈 수 없어서 노동 조건을 조정한 성인은 700만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촉발된 불안한 보육 상황이 여성들의 경력단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보육 대란은 미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197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WSJ은 전했다.

한나 매튜스 법률사회정책센터(CLASP) 부국장은 WSJ에 "팬데믹이 미국 보육 현실을 악화시켰다"며 "직원이나 아동의 질병으로 인해 대유행 기간 반복적으로 문을 닫았던 많은 어린이집이 수익성 악화로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전미아동교육협회(NAEYC)의 2020년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였던 지난해 10만 명 이상의 보육 노동자들이 직장을 잃었다. 당시 문을 닫았던 어린이집 중에서 약 10%는 아직도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을 다시 받기 시작한 어린이집도 보육 노동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NAEYC의 최근 조사에서는 어린이집 80%가 인력난을 겪고 있으며, 이중 절반가량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보육 아동 수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의 덫에 빠져 있는 미국 부모의 모습은 관련 조사에서도 나타났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어린이집이 문을 닫아 자녀를 맡기지 못한 부모 중 3분의 1은 아이를 돌보기 위해 휴가나 병가 등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4분의 1은 무급 휴가를 사용했으며, 또 다른 4분의 1은 아이를 돌보기 위해 근무 시간을 단축했다.

특히 200만 명에 가까운 부모들이 일하면서 한명 이상의 아이를 돌보고 있었으며, 남성보다 여성이 자녀 양육을 위해 휴가나 근무 시간 단축을 사용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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