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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코로나19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기업 가치 판별에 집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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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에 불안감이 감돌고 조정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작년과 다른 시장 분위기에 개미 투자자들은 당혹해하고 있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내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개시, 에너지 가격 대란 등 악재 속 살얼음판 증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투자자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이코노미조선’은 국내외 투자 전문가들을 만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위기 속 투자 귀재들의 조언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조선비즈

투자 대가들의 위기 속 투자법. 이코노미조선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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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 글로벌 성장 둔화, 인플레이션, 글로벌 공급망, 중국 리스크 등의 우려가 겹치면서 글로벌 증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잇단 기업공개(IPO) 등으로 호황이었던 주식시장이 최근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주가 폭락 뒤엔 기회가 온다’는 학습 경험을 바탕으로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코노미조선’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회장 등 세계적인 투자 대가의 위기 속 투자 원칙을 살펴봤다. 버핏 등 투자 고수들은 코로나19 등 시장 상황이나 거시경제 전망에 휘둘리는 것을 경계하고, 개별 기업 가치 판별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최근 중국 당국의 규제에 따른 중국 투자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견해가 갈렸다. 더욱 안정적인 대체 투자처로 원자재 등을 꼽기도 했다.

중제/ 개별 기업 가치에 집중하라

투자 대가들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시장 상황이나 장기 거시경제 전망을 애써 예측하며 주식을 쉽게 사고팔지 말라고 조언했다. 코로나19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출렁이는 경기에 자신이 투자한 회사 주가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일희일비하며 쉽게 주식을 매도할 것이 아니라, 개별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라는 주문이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 및 인플레이션 우려 등 위기 속에서도 동일하다고 대가들은 말했다.

버핏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이 컸던 지난해 5월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당신이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좋아하던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단지 주가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주식을 매도할 필요는 없다”라며 “당신이 그 기업과 경영진을 정말 좋아하며 기업 본질이 바뀌지 않았다면 그 주식은 여전히 매우 유리한 투자가 된다”라고 말했다.

미국 부실채권 전문 사모펀드인 오크트리캐피털의 공동 창업자인 하워드 막스 회장은 7월 29일 오크트리 고객을 대상으로 작성한 투자 메모 ‘거시경제에 대해 생각하며’에서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거시경제 예측을 바탕으로 투자 결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내 투자 원칙”이라며 “오크트리는 경제학자를 고용하지 않고, 경제학자를 사무실로 초대해 그들의 시각을 듣는 일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등 위기에서 투자자는 “공격적 투자와 방어적 투자를 적절하게 섞는 것이 가장 좋다”며 “투자자로서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해 ‘자기 평가(self-assessment)’를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가의 전설이라 불리는 성공한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는 “하락장에서 당신이 불안한 이유는 회사에 대해 공부하지 않고 평생 모은 돈을 ‘몰빵’했기 때문”이라며 시장 전망이 아닌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주식 투자의 원칙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저서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에서 “주식시장을 예측해야 주식으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라며 “시장과 투자는 아무 상관이 없으며 당신은 종목을 잘못 골랐기 때문에 시장을 정확하게 골랐더라도 번번이 재산을 날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는 “내게 유일한 매수 신호는 내가 좋아하는 회사를 찾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 투자 리스크 견해 엇갈려

다만 중국 투자에 대한 투자 대가들의 견해는 엇갈렸다. 거시경제의 흐름이나 코로나19 등 위기 상황, 개별 기업의 가치와 별개로 중국 정부의 규제와 단속 강화에 대한 투자자의 견해가 달랐기 때문이다. 특히 서방세계와 경제 체제가 다른 중국에 대한 리스크를 바라보는 시각은 천차만별이었다.

미국의 거물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중국 투자에 대해 ‘재앙적인 실수’라며 중국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중국을 일반적인 투자 원칙을 적용할 수 없는 예외적인 분야로 본다. 블랙록은 지난 8월 10억달러(약 1조2180억원)에 달하는 중국 공모 펀드를 출시했으며, 미국 투자자들에게 보고서를 통해 중국에 대한 투자를 최대 세 배까지 확대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소로스는 지난 8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은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지 못하며, 모든 중국 기업을 일당제 국가의 도구라고 생각한다”며 “시진핑의 중국은 더 이상 (중국 투자에서 성공을 거둔) 투자자들이 알고 있던 중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를 설립한 레이 달리오는 중국에서의 투자 기회를 무시할 수 없다며 반박했다. 그는 지난 8월 자신의 링크드인에 올린 칼럼을 통해 “중국과 미국의 자본주의 시스템은 각자 기회와 리스크가 있고 서로 경쟁하며 시장을 다양하게 만들 것”이라며 “이들 모두 투자 포트폴리오의 중요한 부분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달리오는 지난해 미국 경제방송 CNBC에 출연해 중국 투자를 통한 다변화된 포트폴리오 구축을 강조하며 “중국 투자 자산을 통해 균형을 이루는 것은 ‘전천후(all-weather)’ 접근법”이라며 “기대 수익률을 낮추지 않고 균형을 잡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이 달리오는 이전부터 ‘균형’을 투자 원칙으로 내세워 왔다. 그는 “증시가 하락할 때 당신이 걱정하고, 오를 때 행복해한다면 이는 당신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불균형하다는 뜻”이라며 “서로 헤지하고 균형을 이루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조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수, 원자재 등으로 분산 투자하라

코로나19와 중국 등 리스크가 혼재한 가운데 기업 주식뿐 아니라 원자재, 인덱스 펀드 등의 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 역시 주요 투자 철학으로 강조됐다.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원자재 등 상품 시장에 투자할 것을 강조했다. 로저스는 CNBC 등 여러 외신을 통해 “성공적인 투자자는 가치 있는 자산을 싼 가격에 매수해 장기 보유한다”는 투자 철학을 강조해 왔다. 그는 FT와 인터뷰에서 “은은 역사상 최고치에서 50% 하락했고, 설탕은 80% 곤두박질쳤다”며 “현재 세계에서 가장 싼 자산군은 원자재”라는 이유로 농산물 등 원자재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버핏은 지난 5월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세상이 아주 드라마틱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라면 가장 좋은 투자 방법은 S&P 500 등 인덱스 펀드 등 지수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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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기자(soso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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