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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내부총질' 대신 'vs 이재명 해법'… 달라진 국민의힘 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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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경선후보 충청지역 합동토론회서

李와 본선 맞대결 가정한 경쟁력 대결

元 “李와 토론서 뭘 집중 공략하겠나”

洪 “대장동 집중, 변호사비 대납도 커”

尹 “기본소득 비롯, 경제정책 다룰 것”

경제 토론 질문에 “자신 있다” 답변도

劉는 尹·洪 경제 분야 공약 집중 공세

네거티브 지양 속 미묘한 신경전 여전

충청 대표공약 발표로 중원 표심 구애

세계일보

25일 대전KBS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후보 충청지역 합동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이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후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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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가 아닌 ‘대(對) 이재명 경쟁력’을 둘러싼 설전. 25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들의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TV토론회는 한 마디로 이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지역별 순회 토론으론 5번째, 두 차례 1대 1 맞수 토론까지 포함하면 7번째인 이번 토론에서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은 그동안의 토론과 달리 상호비방을 자제하면서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본선 맞대결을 가정한 토론 전략에 대해 열띤 논쟁을 벌였다.

포문은 원희룡 후보가 열었다. 그는 첫 주도권 토론에서 ‘양강’으로 꼽히는 윤석열, 홍준표 후보에게 “이 후보와 토론에서 무엇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홍 후보는 “첫째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비리다. 대장동 비리를 당에서 치밀히 조사해서 허점을 파고들 것”이라며 “이 후보는 전 국민이 알다시피 ‘품행제로’여서 도덕성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대장동 비리뿐 아니라 선거법 위반 소송을 할 때 ‘변호사비 대납’도 큰 액수다. 20억원이 넘을 것”이라며 “또 이 후보는 전형적인 포퓰리스트로,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이 ‘베네수엘라행 완행열차’라면 이 후보는 ‘급행열차’다. 지금도 기본소득으로 (돈을) 퍼줄 궁리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대장동 1타 강사’란 별명이 붙은 원 후보가 “대장동 비리와 도덕성 문제 갖고 이 후보와 토론을 하면 저와 홍 후보 중 누가 더 잘 할 것 같으냐”고 묻자 “원 후보가 저보단 더 잘할 것 같다”고 웃으며 답했다.

윤 후보는 원 후보의 같은 질문에 “대장동은 말할 것도 없고 이 후보의 기본소득을 비롯한 경제정책이 얼마나 허무한지, 말이 되지 않는 것인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룰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 후보가 “경제정책 토론은 이 후보가 우세할 것 같으냐, 윤 후보가 우세할 것 같으냐”고 묻자 “자신 있다”고 대답했다. ‘경제 전문가’를 내건 유승민 후보는 역으로 원 후보에게 “이 후보와 경제 토론하면 자신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원 후보는 “저는 벌써 두 번이나 이 후보와 기본소득을 갖고 토론을 해봤다”며 “결코 밀리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 후보는 윤, 홍 후보의 경제 분야 공약 세부 내용을 집중 공략하기도 했다. 윤, 홍, 유 후보는 언론개혁 등 문제를 놓고도 갑론을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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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25일 오후 대전시 서구 만년동 KBS대전방송총국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 시작 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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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일관 ‘지피지기’를 강조한 원 후보는 자체 분석 결과 이 후보의 지지층 중에 ‘공평한 파멸’을 바라는 정서를 가진 이들도 적잖다면서 윤, 홍 후보에게 이에 대한 해결책을 물었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흙수저니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자랄 때 부모가 어려워서 어렵게 클 수 는 있지만 벌써 20대 초반에는 사법시험에 합격해서 1980년대 당시로선 우리나라 금수저가 됐다”며 “이 후보가 흙수저 정신을 끝까지 갖고 있었다면 절대로 대장동 같은 일은 생길 수 없다. 이미 특권층에 편입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홍 후보는 이 후보의 페이스북 글을 거론한 뒤 “이재명을 키운 건 사회에 대한 증오심”이라면서도 “공평한 파멸 정서를 가진 사람은 대한민국에 그리 많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중간 중간 후보 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홍 후보는 윤 후보가 자신이 2017년 대선 출마 때 내건 공약을 거론하며 질문하자 “꼭 시비를 걸면서 한다”고 불쾌해했다. 홍 후보는 또 원 후보가 “(민주당 이 후보의 주력 지지층인 40대에선) 국민의힘 후보들이 너무 왕처럼 군다는 말도 나온다”고 하자 “난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지도 않았는데”라는 말로 윤 후보의 ‘손바닥 王자 논란’을 꺼내들었다. 윤 후보는 “제가 왕처럼 굴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홍 후보가 민주당 이 후보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언급했을 때 “‘쥐어패버리고 싶다’는 건 홍 후보의 ‘18번’ 아닌가”라고 의미심장한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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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왼쪽부터), 홍준표 후보, 원희룡 후보, 유승민 후보가 25일 오후 대전 서구 KBS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에 참석,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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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 초반부에 후보들은 각자의 충청권 대표 공약을 언급하며 대선의 ‘캐스팅보트’인 중원 표심에 구애했다. 홍 후보는 세종에 1000만평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단지를 만들겠다고 했고, 원 후보는 충청권을 ‘제2 수도권’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유 후보는 대덕연구단지를 혁신 클러스터로 만들겠다고, 윤 후보는 이 지역을 첨단국방산업과 미래 교통산업의 거점이 되도록 육성하겠다고 각각 강조했다.

대전=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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