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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習 “中, 유엔 가입은 세계 인민 승리”… 대만과 유착 美에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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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가입 50주년 연설

“유엔 다자주의 공동으로 실천을”

美 동맹국 중심의 외교 간접 비판

세계 분쟁, 평화·정치 해결 옹호

中, 절대 빈곤 해결·새로운 도약

유엔 PKO 파병·백신 제공 등 소개

세계일보

시진핑(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의 유엔 가입 50주년을 맞아 “유엔에서 합법적인 중국의 대표로 오직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인정한 것은 중국 인민의 승리이자 세계 만국 인민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특히 세계 조류에 순응하는 국가로 중국을, 거역하는 국가로 미국을 대비시키며 사실상 중국이 세계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이는 중국 견제를 위해 대만을 국제사회 일원으로 끌어들이고자 관계 증진에 나서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을 향한 경고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25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유엔 합법지위 회복 50주년 기념회의’ 연설에서 “세계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인들이 유엔 무대에 다시 들어왔다는 것은 중국과 세계에 위대하고 광범위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중국은 1971년 10월 25일 유엔총회 투표를 거쳐 채택된 결의 2758호에 따라 ‘유일한 중국 대표’ 자격으로 유엔에 가입한 뒤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도 확보했다. 반면 그때까지 유엔총회와 안보리에서 중국을 대표하던 대만은 축출됐다.

이 같은 시 주석 발언은 1차적으로 미국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은 최근 대만 측과 회담을 열고 유엔을 비롯해 세계보건기구(WHO), 유엔기후변화협약 등에 대만이 참여하는 것을 지지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방어 여부에 대해 “그렇다. 우리(미국)는 그렇게 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대만에 대한 그간의 ‘전략적 모호성’에 선을 긋고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간주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시 주석은 ‘세계의 조류에 순응하는 자는 번영하고, 거역하는 자는 망한다’는 의미의 ‘世界潮流 晧晧蕩蕩 順之卽昌 逆之卽亡(세계조류 호호탕탕 순지자창 역지자망)’이란 표현을 써가며 모든 형태의 패권주의와 권력정치를 단호히 반대한다고도 했다.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의 동맹 중심 외교가 아닌 다자주의를 지향하는 중국의 주장이 세계의 흐름이란 점을 부각한 것이다.

그는 “유엔의 권위와 위상을 단호히 수호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공동으로 실천해야 한다”며 “국제 규칙은 유엔 193개 회원국만이 공식화할 수 있으며 개별 국가 또는 소규모 국가 그룹이 결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오커스, 쿼드 등 동맹을 통해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을 비판한 발언이다.

시 주석은 “중국 인민은 다자주의를 실천했으며 분쟁의 평화·정치적 해결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며 “시대 흐름에 부합하는 인권 발전의 길을 걸어왔고, 중국 인권의 발전과 국제 인권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에 총 5만여명을 파병한 점,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국제사회에 백신을 제공한 점 등을 소개했다. 그는 “중국은 자신의 손으로 빈곤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역사적으로 절대 빈곤 문제를 해결하며 새로운 도약에 착수했다”면서 “전면적인 사회주의 현대국가 건설의 여정,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한 전망이 밝다”고 장밋빛 미래를 제시했다.

이날 행사는 베이징에 주재하는 외교사절들도 초청됐다. 다만 한국 정부는 장하성 주중대사 대신 강상욱 주중대사관 정무공사를 참석시켰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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