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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인구절벽 코앞 닥친 강원도…소멸위험지역 전국서 가장 높은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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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지역경제 침체·삶의질 저하 ‘악순환’

“청년층 유출 막는데 인구 정책 초점 맞춰야”

뉴스1

정부가 지역 인구감소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인구감소지역' 89곳을 지정했다. 이들 지역에 연간 1조원 규모의 재정을 지원하고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을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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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뉴스1) 김정호 기자 = 정부는 최근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기초 지방자치단체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했다.

정부가 인구감소지역을 지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인구감소지역에 연간 1조원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등 행정적, 재정적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 차원에서 인구 감소 문제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시·군·구 89곳 가운데 비수도권은 84곳으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 지역이 농산어촌인 강원은 12곳에 달한다.

◇ 20년간 강원 15개 시군 인구 감소

강원에서의 인구소멸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강원 18개 시·군 중 인구가 증가한 곳은 춘천, 원주, 횡성 등 3곳뿐이고, 나머지 15곳은 모두 감소했다.

이들 15곳 가운데 삼척, 태백, 영월, 정선, 고성은 인구가 20% 이상 급감했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연구보고서 ‘지방소멸 위기지역의 현황과 향후 과제’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강원 소멸위험지역비율은 88.9%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소멸위험지역은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고령층 인구로 나눈 값인 소멸위험지수에 따라 나뉘는 1~5단계 중 4단계(0.2~0.5 미만), 5단계(0.2 미만)를 가리킨다. 4단계는 소멸위험진입, 5단계는 소멸고위험으로 분류된다.

강원에서 16곳은 4단계이고, 2곳은 3단계(주의·0.5~1.0 미만)다.

인구 감소는 사회, 경제 전 분야의 활력을 저하시키고 이는 다시 인구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5월 지정한 자산 총액 5조원 이상 71개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중 강원에 본사를 둔 곳은 전무하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1000대 기업도 강원에는 불과 4곳뿐으로 전국에서 최하위권이다. 매출액 비중은 0.1%로 가장 낮다.

강원은 기초생활인프라도 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의원과 병원 접근성은 각각 11.05㎞, 22.73㎞로 17개 광역 시·도 중 가장 멀었다. 서울과 비교하면 의원, 병원 접근성 모두 11배 이상 멀다. 종합병원 접근성도 30.47㎞로 최하위권이다. 공연문화시설 접근성(13.32㎞)과 도서관 접근성(9.15㎞)도 전국에서 가장 낮다. 공공체육시설 접근성 역시 6.73㎞으로 광역 시·도 중 하위 16위다.

◇ “인구 정책 패러다임 전환해야”

정부는 지난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을 제정하는 등 저출산·고령사회 대책을 국가 어젠다로 채택했고, 이에 맞춰 지자체들도 출산지원정책을 집중적으로 추진해왔다.

그러나 출산율 제고 정책은 인구 감소를 막는데 한계를 드러내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인구 감소는 자연 감소보다 사회적 인구 유출에 더 크게 영향을 받고 있어서다.

인구가 비수도권을 떠나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비수도권 인구 정책이 인구 유출 방지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혜영 국회 입법조사관은 “비수도권 지역 내 사회적 인구 유출 완화를 위한 청년 유입 및 정착을 지원할 대책이 필요하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지자체가 자족성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상헌 한라대 교수는 “강원도내 대학생 중 70% 이상이 외지에서 온 학생들인데 졸업 후에는 거의 남아 있지 않는다”며 “청년층 유출을 막기 위해선 단편적인 정책이 아닌 청년의 취업, 결혼, 출산, 양육 전반에 걸친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국가적으로 봤을 때는 수도권 편중을 벗어나 비수도권, 지방을 육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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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한달 출생아 수가 처음으로 2만명 아래로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사망자는 1년 전보다 늘어나며 인구 자연감소 규모가 역대 최대폭을 보였다. 통계청이 지난 24일 발표한 '2020년 1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출생아 수는 1만9576명으로 1년 전보다 1652명(-7.8%) 감소했다. 이는 1981년 출생아 통계 작성이 시작된 뒤로 역대 최저치다. (뉴스1 DB) 2021.2.2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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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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