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삼성 갤럭시가 애플 아이폰 잡았듯, 현대차도 테슬라 잡을 것"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머니투데이

테슬라 코리아가 13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 '모델 Y'를 국내 최초공개한 가운데 시민들이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 선두주자 테슬라가 올해 3분기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일각에선 이제 '넘사벽(넘어설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 된 게 아니냐는 자조적 반응이 나온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전기차 대전(大戰)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3분기 순이익은 16억2000만달러(약 1조8906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배가 급증했다. 분기 순익이 10억달러를 웃돈 것은 지난 2분기 이어 두 번째다. 미국 월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3분기 연속 최대 실적 경신도 잇는 중이다.

기록적인 분기 실적은 전기차 판매가 이끌었다. 지난 석 달 동안 전기차 인도량은 24만1300대로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도 역대 최다 규모를 달성했다. 연간 기준 판매량이 사상 최대인 90만대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머니투데이



분기 매출·영업익을 놓고 봤을 땐 현대차가 테슬라를 크게 앞서지만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4분의1 수준이다. 판매 물량은 현대차가 테슬라를 따라잡겠지만 양사 맞대결에서 승부를 가를 지점은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 중론이다. 이미 현대차는 연간 800만대의 양산 능력을 갖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차의 양산 능력은 세계 5위권"이라며 "전기차 생산량은 회사의 전략에 따라 정해지는 것일뿐 대량으로 못 만들어서 적게 만드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데이터만 무려 '80억㎞'…지금도 실시간으로 쌓이고 있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1' 및 'xEV트랜드 코리아'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이 오렌지커스텀 부스에서 전기차 테슬라를 살펴보고 있다. 국내 최대규모 이차전지산업 및 EV관련 전시회인 이번 전시회는 11일까지 계속된다. 2021.6.9/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테슬라의 최대 강점은 타사와 견주기 어려운 수준으로 엄청난 양의 '자율주행 관련 빅데이터'를 쌓았고, 현재도 계속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 빅데이터로 향후 자율주행 시장에서 '초격차'를 마련하겠다는 게 테슬라 전략 중 하나다.

현재 전 세계에서 움직이고 있는 테슬라 차량들은 모두 본사 서버와 양방향 통신이 가능하다. 덕분에 수십만명의 테슬라 차주들이 지금도 전지구를 누비는 동안 테슬라 본사는 이들의 주행 데이터를 차곡차곡 모으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기준으로 약 50억마일(약 80억㎞)의 오토파일럿 누적 주행 데이터를 수집한 걸로 알려졌다. 오토파일럿이란 테슬라의 자율주행 2단계 수준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를 일컫는 말이다.

한때 테슬라 차량의 강점이라고 꼽혔던 긴 주행가능 거리와 빠른 가속력은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따라잡고 있다. 유럽 WLTP 기준 770㎞를 주행할 수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세단 EQS나 최대 837㎞까지 가는 미국 '루시드 에어'가 대표적이다. 빠른 가속력 역시 포르쉐 타이칸 등이 테슬라와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현대차가 못하는 건 과감하게 인수합병해야…'테슬라 모델'을 무조건 따를 필요도 없어"

테슬라가 압도적인 비교우위에 있는 자율주행 관련 소프트웨어 영역을 따라잡는 건 현대차 혼자서는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모든 걸 내재화하지말고 현대차가 약한 부분은 과감하게 기업을 인수·합병, 투자를 해야한다는 주문이다.

이미 현대차는 단순 전기차뿐 아니라 자율주행·UAM(도심항공모빌리티)·로보틱스 등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한 전방위 투자를 진행중이다.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창립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모셔널' 합작법인 설립이 그 대표 사례다. 모셔널은 2019년 현대차가 세계적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업체인 앱티브와 합작해 만들었는데, 투자 금액만 2조3900억원에 달한다. 앱티브는 미국 자율주행 업계 순위 4~5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수년전부터 자율주행 기술 탑재 BMW 테스트 차량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운용해본 경험도 있는 업계 베테랑이다.

자율주행 투자에 '모셔널' 설립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다. 인텔이나 엔비디아와는 자율주행차 '두뇌' 역할을 하는 AI(인공지능) 기반 통합 제어기와 센서 개발을 위한 협력 개발도 맺었다.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고성능 레이더 개발 스타트업 '메타웨이브', 라이다(LiDAR) 전문 개발 스타트업 '옵시스' 등도 현대차가 직·간접적 투자를 진행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센터장은 "현대차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과감하게 선제 투자를 진행하고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건 완성차 업계에 흔한 일이 아니다"라며 "이런 접근법 때문에 업계에서 GM·폭스바겐·토요타와 더불어 미래차 시장에서 테슬라와 경쟁할 수 있는 업체로 현대차를 꼽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내후년부터 현대차의 자율주행 관련 성과물이 나올 것"이라며 "애플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스마트폰 경쟁사 모두가 도태될 것이라고 했지만 삼성이 따라잡았듯, 현대차도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가 테슬라와 경쟁하기 위해서 무조건 테슬라식 모델을 고집할 필요도 없다는 시각도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 등이 각 브랜드 특성에 맞는 전기차를 출시하고 시장을 공략하듯 현대차만의 '장점'을 살려야 한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테슬라엔 없는 차량의 기계적 완성도, 가성비를 갖고 있다"며 "'전기차', '미래차'라는 종착지는 같아도 가는 길은 브랜드마다 제각각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