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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코스닥 우위' 내년까지 계속된다"…그럼 코스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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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 최근 저점 대비 3.9%, 7.8% 상승

내년 상반기까지 이익 역 기저효과…개별 장세 지속

"대주주 양도세 이슈, 영향 작아…소외된 '바이오' 관심"

韓 경제, 반도체 쏠림서 탈피…'리레이팅' 일회성 아냐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코스피가 3000선 안팎 박스권에 갇힌 가운데, 코스닥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통화정책 정상화와 성장 둔화로 코스피 지수 방향이 불분명한 상태가 당분간 지속된단 전망이 나온다. 이에 개별 종목장세에서 유리한 코스닥의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코스피에 대한 기대를 져버려선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해 말에서 올해 초 코스피는 투자자들에 재평가(Re-rating)를 받은 것이고, 이는 국내 경제와 주식시장이 한 단계 성장했다는 점에 기반을 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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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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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신흥국 경제 좋지 않을 듯”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과 코스닥은 종가 기준 최근 최저점인 지난 6일 이후 상승률이 각각 3.9%, 7.8%다. 코스피 대비 코스닥의 상대강도는 이미 지난 5월 이후 상승 추세에 있다. 올여름께를 기점으로 코스피에 비해 코스닥이 더 양호한 수익을 내고 있단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세가 내년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스피가 약하다는 건 곧 국내 경기의 성장세가 긍정적인 상황이 아니며 외국인이 국내 증시를 선호하지 않는단 의미로 해석된다. 이같은 상황에선 초과수익을 내려는 수요가 더 증가해 그간의 주가 등락률 및 실적 등을 고려해 시가총액이 작은 개별 종목에 집중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신영증권과 IBES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의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 변동률(한 달 전 대비)은 지난 8월 24일 2.54% 증가에서 지난 19일 1.78% 하락으로 전환됐다. 코스피와 상관관계가 높은 국내 수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지난 5월 45.6%에서 7월 29.6%를 기록, 하락 추세에 있다.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도 상반기 이후 꺾였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증가율 예상치는 30% 증가(전년 동기 대비)로 1, 2분기 각각 119%, 83%를 보인 것에 비해 높지 않아, 결국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중소형주에 대한 수급적 쏠림 현상은 더 강해질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예상되는 (이익 증가율) 역 기저 효과는 향후에도 이러한 개별종목 장세 분위기를 더 증폭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IMF에 따르면 향후 선진국의 GDP 전망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귀할 것으로 보이는 데 반해 신흥국은 그렇지 못하다”라며 “내년 신흥국은 여전히 디플레이션 압력이 남아 있고 경제도 좋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했다.

코스피 상승 제한에 기업 이익 증가율보다 더 악영향을 끼치는 건 주요국의 통화정책 긴축 전환에 따른 관망 심리란 진단도 있다. 코스피 일별 거래대금은 지난 1월 11일 44조원을 기록한 뒤 이날까지 하락, 3월 초부터 9월 말까지 15조원 안팎을 기록한데 이어 이달 들어선 10조원대 안팎으로 수준이 더 낮아졌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의 이익 추정치 하향보다 주가 반등을 저해하고 있는 요소는 미국 통화정책 관련 관망 심리”라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를 키우는 등에 시장은 내년도 미국 기준금리의 조기 인상을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익 추정치 하향 우려와 연준 긴축 관련 관망 심리가 팽배한 상황에서 코스피는 V자형 빠른 회복보다 박스권 등락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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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의료·정밀기기 등은 제조에 포함. (출처=한국거래소)


“반도체 외 5대 신성장 품목, 높은 수출 증가율 유지”

연말 대주주 양도세 이슈는 시총 규모가 작은 코스닥에 더 부정적이지만, 이미 알려진 이슈이기 때문에 큰 폭의 조정은 없을 거란 진단이 나온다. 코스닥 업종 중에선 그간 소외 정도가 심했던 바이오의 강세가 점쳐진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그간 과정에서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일 직전 개인 매도는 불가피하지만, 그 수급 공백을 외국인과 연기금이 채우는 것이 반복적으로 확인됐고, 주가 흐름도 2016년부턴 낙폭이 그리 크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된다”며 “한국 수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지난 6월부터 둔화되고 있고, 상관관계가 높은 코스닥 강세는 이미 그때부터 진행되고 있는데, 이런 흐름은 2022년까지도 계속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간 소외돼 있던 바이오(장기)와 반도체, 자동차 구성품(단기)의 반등 가능성을 제기한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코스피가 끝났다’는 진단은 옳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코로나19 경기 침체 극복 국면에서 코스피의 상승은 투자자들에게 리레이팅을 받은 것인데, 이는 단순히 유동성 증가란 요인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산업 비중이 반도체 쏠림에서 벗어났고 배당률도 증가하는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된 영향이 있었단 관점이다. 이같은 체질 개선은 현재 진행 중임으로, 과거의 밸류에이션으로 회귀하진 않을 거란 분석이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연초 15배를 넘었다가 최근 10.4배까지 하락했다. 과거 10년 평균 수준이 딱 10배로 추산된다.

노동길 연구원은 “당분간 코스피의 박스권 탈출은 힘들겠지만, 과거 박스피의 원인인 반도체 외 수출의 장기 정체가 개선, 반도체 제외 5대 신성장 품목(OLED, SSD, 다중 칩패키지, 2차전지, 바이오헬스)은 코로나19 경기 침체 국면에서도 높은 수출 증가율을 유지했다”며 “반도체 업황에 따라 크게 엇갈리던 한국 수출이 경기와 무관해질 수 있단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 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도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강화됐다”며 “2010년 16조8000억원이었던 코스피 현금배당액과 자사주매입액은 작년 각각 30조7000억원, 4조3000억원을 기록했고 이는 전년 대비보다 증가한 것이다. 배당성향도 30%대 진입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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