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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사 무덤' 뚫고나온 이재명, 서울선 尹·洪에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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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0만 도민의 삶을 책임지는 자리에서 5000만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나라의 대표일꾼이 되고자 한다.”

25일 밤 자정을 기준으로 경기 지사직에서 물러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이날 오전 경기도청에서 마지막으로 연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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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도지사직 마지막 날인 25일 경기 수원 경기도청에 들어서며 도청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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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지난 1213일간의 도정에 대해 “도민 한 분 한 분이 각자 사는 시·군을 넘어 경기도민이라는 소속감을 갖게 된 것이 저로서는 무척 소중한 성과이자 큰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이름을 ‘수도권순환고속도로’로 바꾼 것을 거론하며 “경기도가 더 이상 서울의 변방이 아니라, 당당한 대한민국의 중심이라는 것을 선포한 작지만 상징적인 조치였다”고 자평했다.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중심”…첫 경기도 기반 후보



이날 발언처럼 이 후보는 자타공인 경기도 기반의 후보다. 2010년 성남시장 당선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2018년 경기지사 취임 뒤엔 리얼미터가 매달 실시하는 광역자치단체장 평가에서 지난해 6월부터 지난 1월까지 8개월 연속 1위를 차지하면서 여권 1위 주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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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경기지사로 재직 중이던 2019년 계곡 불법시설물을 직접 현장에서 점검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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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경기도가 지지율의 원천이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경기도 지지율이 가장 높다. 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실시한 ‘이재명·윤석열·심상정·안철수·김동연 가상 대결 조사’(22~23일)에선 ‘이재명 33.6%, 윤석열 30.0%’ 순이었는데, 경기·인천 지역만 떼놓고 보면 이재명 37.1%, 윤석열 24.2%였다.

국민의힘 후보로 홍준표 의원을 넣었을 때도 전국은 ‘이재명 33.2%, 홍준표 26.3%’였고, 경기·인천 지역은 ‘이재명 37.5%, 홍준표 26.8%’였다. 이 지사 측에선 “여론조사에서 경기·인천이 합쳐서 나와서 정확히 알 순 없지만, 경기지역 지지율은 40% 중후반대일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 때문에 여권 내부에선 “이 후보는 한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1380만 경기도를 기반으로 둔 대선 후보”(재선 의원)란 평가까지 나온다. 전임 경기지사 가운데엔 이인제 전 지사가 1997년엔 무소속으로, 2007년엔 민주당 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했지만, '경기도 후보'라기 보다는 ‘논산 출신인 충청권 후보’의 이미지에 더 가까웠다.



실행력으로 돌파한 ‘경기지사 무덤론’…서울에서도 통할까?



이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기 전까지 여의도에선 “경기지사직은 대선 잠룡의 무덤”이란 말이 많았다. 손학규·김문수·남경필 등 거물급 정치인이 대선 출마 전 단계로 경기지사직을 맡았지만, 번번이 당내 경선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전직 지사측 관계자는 “경기도는 서울보다 여론 주목도가 떨어진다. 결과물을 내더라도 도보다는 시·군의 성과가 되기 때문에, 도지사의 업적을 쌓는 게 과거엔 어려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지난 2018년 취임 직후부터 “전임 지사들은 정치인들이고 저는 실무적 행정가”라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다소 평가가 엇갈리긴 하지만 이 후보측에선 계곡 정비사업과 지역 화폐 정책과 도민 재난지원금 도입, 코로나 19 사태 초기 신천지 사태 대응 등을 실행력을 보여준 대표적 장면이자 성과로 꼽고 있다. 야권에선 “쇼맨십만 일류”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인지도와 지지율은 이런 계기 때마다 상승한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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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기도 이재명'에게 서울은 다소 부담스러운 지역이다. 경기 지역 지지율이 서울 지역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있다. TBS·KSOI 가상 대결 조사에서 서울지역은 ‘이재명 29.1%, 윤석열 35.2%’였다. 국민의힘 후보로 홍준표 의원을 넣었을 땐 ‘이재명 27.5%, 홍준표 24.9%’였지만, 여전히 경기 지역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다. 여권 내부에서조차 “아직 이 후보의 실행력이 남태령 고개를 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후보는 26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는 대로 민생 현장 행보를 통해 서울 등 경기도 이외의 지역으로도 이 후보의 실행력을 홍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지사직에서 물러나면 직접적인 홍보가 가능하다. 차근차근 그간의 도정 성과를 알리는 행보를 통해 서울 등 다른 지역 지지율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과 대장동 의혹 등으로 여당에서 이탈한 민심이 돌아오기까진 시간이 걸릴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이 후보가 패왕(霸王)적 지위에 있는 경기도와 달리, 서울에선 부동산 이슈를 비롯한 문재인 정부 정책 평가가 중요한 바로미터”라며 “현 정부 정책과의 관계 설정을 풀어야 지지율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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