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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육해공군 병사들도 머리 기르게 하는데 해병대는 “머리 기르면 해병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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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기초 잠수 훈련을 받고 있는 해병대 수색 교육생들./해병대 블로그 '날아라 마린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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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간부와 병사 간 두발 규정을 통일하도록 하는 지침을 조만간 육·해·공군, 해병대에 하달할 방침인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병사들도 간부처럼 포마드 등 제품을 발라 가르마를 타고 빗어 넘긴 헤어스타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해병대 병사들은 최근 내부 설문조사에서 “머리카락을 짧게 치는 것이 해병대답다”고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병대는 그간 앞머리 길이는 3㎝ 이내로 제한하고 귀 위쪽으로 5㎝까지 올려치던 ‘상륙돌격형’ 두발 규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해병대 관계자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병사들에게도 그간 간부들에게만 허용됐던 상륙형(앞머리 길이 5㎝ 이내·귀 위쪽 2㎝까지 올려치기) 선택권을 주는 정도로 규정을 완화할 것”이라며 “타군 간부형처럼 기르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실제 육군의 ‘간부 표준형’은 앞머리·윗머리 길이 세부 규정이 없어 민간인 수준으로도 기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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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 스타일이 다르네 - 김태성(왼쪽) 해병대사령관과 이종호 해군 작전사령관이 지난 14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해군·해병대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해병대 수장인 김 사령관의 두발은 일선 병사들의 ‘상륙돌격형’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짧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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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타군에서는 간부·병사 간 두발 규정 차등 규정이 ‘인권침해이자 차별’이라는 민원이 국가인권위원회, 민관군 합동위원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그러나 상륙작전을 주 임무로 하는 해병대는 3성 장군인 김태성 사령관부터 말단 병사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짧은 두발을 유지하고 있다.

해병대 관계자는 “상륙돌격형 두발은 타군과 차별화하는 해병대의 정체성을 나타낼뿐더러, 실제 상륙작전 등에서도 위생과 구조, 응급처치 면에서 전술적 실용성이 있다”며 “작전이나 임무 등 상황이 발생하면 언제든 상륙돌격형으로 머리카락을 깎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예비역 해병 사이에서도 “해병이 머리카락을 육군처럼 기른다면 그것은 해병이 아니다” 등 반응이 나오고 있다.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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