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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85분 먹통… KT “외부공격” “협력사 문제” 남탓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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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기간 통신망 사업자의 우왕좌왕 해명

어제 85분 마비돼 전국이 난리

KT, 처음엔 외부 공격 탓하더니

내부 설정 오류라며 협력사 탓

25일 KT의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전국적인 접속 마비 장애를 일으켰다가 약 1시간 30분 만에 복구됐다. 인터넷 검색은 물론 증권거래 시스템, 카드 결제 시스템, 기업 업무 시스템, 인터넷 전화 등 KT인터넷망을 사용하는 서비스가 일제히 먹통이 됐다. 네이버 등 KT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기업 사이트도 마비됐다. KT는 사고 발생 직후 외부의 디도스(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2시간 만에 내부 시스템 설정 오류가 원인이라고 정정했다.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경찰은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인터넷 장애는 오전 11시 20분쯤 시작됐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는 “인터넷 연결이 끊어졌다” “식당 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다” “주식 거래에 실패했다”는 글이 빗발쳤다. KT 홈페이지도 접속이 되지 않았고, 고객센터는 밀려드는 문의 전화로 마비됐다. 인터넷 장애는 12시 45분 정상화됐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오후 1시가 넘어서도 끊김이나 접속 오류 같은 장애가 이어졌다. KT는 이날 사고 원인이 인터넷 트래픽을 분배하고 데이터의 이동 경로를 설정하는 핵심 프로그램(라우팅·Routing)에 오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협력 업체가 라우팅 관련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면서 설정값을 잘못 입력했고, 그 결과 특정 기기로 트래픽이 쏠리면서 연쇄적으로 먹통 현상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국내 한 보안 업계 관계자는 “원활한 인터넷 서비스를 위해서는 트래픽을 어떻게 분산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인터넷 사업자는 이 부분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대처해야 하는데, KT가 이를 소홀히 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KT는 “인터넷 서비스 약관에 따르면 세 시간 이내 통신 장애는 보상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피해 규모와 상황을 파악한 다음 보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KT는 지난 2018년 서울 아현지사 화재 사고로 발생한 네트워크 먹통 사태 당시 고객 110만명에게 1~6개월 치 요금을 감면해주고, 소상공인 1만3500명에게 60억원 이상의 보상금을 지급한 바 있다.

[박건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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