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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지금 여기, 터키!] 당신이 몰랐던 숨겨진 낙원, '물에 잠긴 도시'와 '피스타치오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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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일상(위드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여행플러스는 9월 21~27일 터키 남동부 지역을 돌아봤다. 언론에 처음 공개되는 웅장한 신석기 유적지와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샨르우르파, 마르딘, 가지안테프 등 터키 명소를 4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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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기기 전 할페티의 모습. /사진= 터키문화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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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남동부 아나톨리아 지역의 첫 슬로우 시티인 ‘할페티(Halfeti)'. 3000년의 역사를 지닌 이곳에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연산 흑장미가 자란다. 하지만 유프라테스 강 유역의 댐 건설로 마을의 상당 부분이 물에 잠겼다. 동네 사람들만 찾는 낚시터로 전락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이곳은 뜻밖에도 ’SNS 핫플레이스‘로 거듭났다. 유람선을 타고 이곳을 둘러보는 보트투어가 인기라고 해 직접 찾아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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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페티 보트 투어 선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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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페티 보트투어 선착장은 샨르우르파 도심에서 120km정도 달리면 도착한다. 보트 투어를 즐기기 완벽한 화창한 날씨가 반겨줬다. 선착장에 도착해 터키 국기가 가득한 보트에 올랐다. 웅장하고 세련된 럭셔리 스타일 보트는 아니지만, 삐걱삐걱 소리가 나는 작은 나무 보트만의 매력이 있다. 다양한 종류의 보트 중 가장 기본적인 2층짜리 흰 보트에 올랐다. 에메랄드빛 호수를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스폿도 곳곳에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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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중 맞은편 보트 일행과 종종 마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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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을 타고 눈앞에 펼쳐진 이색적인 풍경을 감상하기도, 맞은편에 지나가는 보트 위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하며 유유자적 온몸이 편안한 투어를 즐겼다. 물에 잠긴 할페티의 유적이 나타나길 기다리며 바위산과 동굴 등을 구경했다.

어느덧 뾰족한 모스크 첨탑과 사람들이 활보했을 강기슭의 건물들이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과거의 웅장함과 화려함은 찾아볼 수 없지만, 고개를 불쑥 내민 듯한 유적들이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현지인의 아픔이 담긴 곳이라 마음이 아프면서도, 이곳이 그저 버려지지 않고 관광 명소로 각광받게 된 데 기여한 많은 이들의 노력이 뜻깊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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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페티 풍경. 선상 레스토랑은 필수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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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에서 내려 할페티 곳곳을 둘러봤다. 강변을 따라 위치한 플로팅 레스토랑에서는 지역의 특색이 담긴 케밥, 할페티에서 생산된 바나나와 자몽, 땅콩을 이용한 디저트 등을 맛볼 수 있다. 탁 트인 뷰를 감상하며 물 위에 둥둥 떠 전통 음식을 즐기는 황홀한 경험으로 할페티 일정을 마무리했다.

근교 여행- 가지안테프(Gaziant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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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안테프 도심. 피스타치오 동상이 있을 정도로 피스타치오를 많이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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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 투어를 마치고 샨르우르파를 떠나 근교 가지안테프로 이동했다. 가지안테프는 유네스코가 인정한 미식 분야 창조 도시(UNESCO Creative Cities Network)이자 터키의 대표 미식 도시다. 500여개 이상의 특허 요리를 가진 이곳은 메소포타미아와 지중해의 교차점에 있다. 과거 실크로드가 지나던 곳이라 여러 세대에 걸쳐 다양한 문명을 수용하면서 갖가지 향신료를 사용한 조리법이 발달했다. 세계 피스타치오 생산 국가 1위 터키 내에서도 가지안테프는 ‘피스타치오의 수도’로 불릴 정도로 많은 양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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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안테프 바자르. 이곳에서 터키아이스크림을 비롯한 피스타치오 디저트를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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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타치오 디저트를 맛보기 위해 바자르(전통시장)로 향했다. 간식뿐 아니라 전통 무늬가 새겨진 의류, 소품, 생활용품, 기념품 등이 가득했다. 피스타치오의 도시답게 피스타치오로 만든 전통 간식 바클라바와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을 맛봤다. 바클라바는 피스타치오 맛이 진하게 나는 페스츄리 같았는데, 달달하고 식감이 부드러워 자꾸만 손이 갔다. 터키까지 왔는데 터키 아이스크림은 먹어봐야 하지 않겠냐며 맛본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은 눈과 입이 모두 즐거웠다. 아낌없이 뿌려진 피스타치오와 저렴한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풍부한 양에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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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클라바와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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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의해야할 점은 일요일에 바자르를 방문하면 문이 닫혀 있는 곳들이 많다. 저녁 6시경에 방문해도 거의 모든 매장이 닫혀 있었다. 일요일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주로 가족과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터키 사람들의 문화가 반영된 듯하다. 바자르 일정은 평일 낮에 넣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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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그마 모자이크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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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안테프의 대표 명소, 제우그마 모자이크 박물관(Zeugma Mosaic Museum)도 들렀다. 제우그마는 유프라테스 강을 통과하는 중간 교역지로 전성기 시절 화려한 모자이크화가 유행했다. 당시 세워진 저택, 공화당 등의 건축물에는 바닥, 벽에 모두 모자이크 장식을 빼놓지 않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모자이크 박물관인 이곳은 다양한 주제와 풍부한 색상의 당대 최고 모자이크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 제우그마 유적과 유사하게 복원한 3,000m²(약 900평) 규모의 전시가 눈길을 끈다. 가장 유명한 작품은 ‘터키의 모나리자’로 불리는 접시소녀 모자이크화(The Gypsy girl mosaic)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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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모나리자’로 불리는 접시소녀 모자이크화(The Gypsy girl mosa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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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르우르파 도심에서 출발해 ‘물에 잠긴 도시’ 할페티, 그리고 근교 가지안테프까지. 터키 마지막 일정 또한 알차게 마무리했다. 세 곳 모두 관광 명소로 많이 알려진 편이 아니라 의사소통이나 편의시설 등이 다소 미흡했지만, 외국인 관광객을 반갑게 맞아주던 현지인들의 미소가 오래토록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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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안테프의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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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하늘길이 열리는 요즘, 다시 터키를 찾는 날이 오면 터키 남동부 숨겨진 지상낙원으로 향해보는 건 어떨지. 미식 국가 내에서도 미식 도시로 꼽히는 가지안테프, 그리고 역경을 딛고 관광 명소로 재탄생한 할페티를 비롯한 풍경 맛집 가득한 샨르우르파가 반갑게 맞아줄 터다.



[글·사진 / 할페티, 가지안테프(터키) =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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