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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SPO 현장]LG 선수들이 잠실 마운드로 모인 이유는? “이성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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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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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고봉준 기자] 치열했던 경기가 끝나고 팬들은 모두 관중석을 떠났다. 곧이어 현장 관계자들이 그라운드 이곳저곳을 정리하던 순간. 갑자기 선수들이 마운드로 모여들었다.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맞대결이 열린 25일 잠실구장. 경기가 4-4 무승부로 끝난 뒤 예상치 못한 풍경이 펼쳐졌다. LG 선수들이 마운드로 모여 몇 장의 기념사진을 남겼다. 비록 이날 게임에서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모두가 옅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중심을 지킨 이는 베테랑 포수 이성우(40)였다.

어색한 장면이었다. 사실 이날 롯데전이 LG의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이긴 했지만, 이미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지은 상황이라 잠실에서 추가로 게임을 치를 수 있었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기념사진을 남길 필요는 많지 않았다.

뒤이어 기자석으로 들어선 LG 관계자가 궁금증을 풀어줬다. 이 관계자는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이성우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정규시즌으로 치르는 마지막 홈경기가 될 수 있어서 동료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이성우는 굴곡진 야구 인생을 살았다. 2000년 신고선수(육성선수) 신분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뒤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가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 그리고 다시 SK를 거쳐 지난해 LG로 이적했다.

20년 넘게 프로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이성우는 LG에서 황혼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88경기를 뛰며 알토란 활약을 펼쳤고, 올 시즌에도 백업 포수로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처럼 마흔 나이로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는 이성우는 이제 현역 유니폼을 벗을 준비를 하고 있다. 물론 현역 연장의 가능성도 있지만, 은퇴를 대비해 LG 선수들이 뜻깊은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성우는 이날 경기에서 4-4로 맞선 9회말 무사 1루에서 대타로 나와 침착하게 투수 방면 희생번트를 댔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성우다운 플레이를 충실히 소화한 베테랑 포수는 언제가 될지 모를 이별을 차분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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