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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은퇴' 선언 김하늘 "마지막 그린, 모든 게 새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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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국내 대회서 마지막 경기

KLPGA 8년, JLPGA 7년 마무리

"방송·패션서 인생 2R, 최선 다할 것"

이데일리

김하늘. (사진=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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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코스의 풍경을 유심히 보게 됐고 갤러리의 모습도 눈에 담으려고 했다.”

24일 일본 효고현 미키시의 마스터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노부타그룹 마스터스GC 레이디스 마지막 날 4라운드. 김하늘(33)의 눈에 모든 것이 새롭게 다가왔다. 이날은 김하늘이 JLPGA 투어 활동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경기에 나서는 날이었다.

김하늘은 25일 오전 이데일리와 전화 인터뷰에서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막상 은퇴하는 날이 되니 모든 게 새로웠고 아침부터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며 “경기하며 코스를 걷는데 그제야 풍경이 눈에 들어왔고 나의 경기를 지켜보는 갤러리의 표정을 보게 됐다. 이제 다시는 느낄 수 없는 풍경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더 무거웠다. 그런 모습을 최대한 눈에 담으려고 했다”고 마지막 경기를 돌아봤다.

김하늘이 일본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라는 소식이 선수들에게도 퍼졌다. 한두 명씩 김하늘에게 함께 사진을 찍자고 다가왔다. 한국 선수뿐 아니라 일본 선수도 마찬가지였다.

김하늘은 “경기를 할 때는 일본의 나이 어린 선수들과 가깝게 지낼 일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이날 아침이 되니 멀게 느껴졌던 선수들이 찾아와 사진을 찍자고 했다. 경기 중엔 모두가 경쟁자였기에 경계심을 갖고 있었을 뿐 생각해보면 모두 동고동락하는 동료였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며 “다가와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는 동료, 대회에 나오지 못해 얼굴을 보지 못한 동료는 직접 전화를 걸어와 함께 하지 못한 미안함과 함께 축하를 해줬고 어떤 선수는 편지를 써서 주기도 했다. 모두에게 고마웠고, 이렇게 축하를 받으며 떠날 수 있다는 사실에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김하늘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 김종현 씨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다. 당시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맹활약한 박세리(44·은퇴)의 영향으로 국내에 골프붐이 일었다. 또래의 많은 친구들이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고, 김하늘처럼 박세리를 보고 골프를 시작한 ‘세리키즈’가 탄생했다.

6년 동안 주니어 무대에서 활동한 김하늘은 2006년 프로로 첫발을 내디뎠다. 이듬해 KLPGA 정규투어에 데뷔해서는 신인왕을 차지하며 두각을 보였다.

2008년 휘닉스파크 클래식에서 프로 첫 승을 올렸고 2011년과 2012년에는 2년 연속 KLPGA 투어 상금왕을 차지하며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KLPGA 투어 통산 8승을 올린 김하늘은 2015년 JLPGA 투어로 무대를 옮겼다. 그 뒤 7년 동안 뛰며 6승을 거뒀다.

하루 전에는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의 클럽하우스 앞 잔디밭에서 김하늘의 은퇴식이 열렸다. 경기를 마친 한국과 일본 선수들은 김하늘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그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동료의 축하를 받은 김하늘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제 만나기 어려운 동료에게 받는 축하여서 그런지 김하늘은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그는 “아침에 경기를 준비하며 연습하는 동안에도 많은 생각이 스쳤다”며 “선수 생활을 끝낸다고 해서 골프채를 완전히 내려놓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훈련하며 경기에 나가는 걸 더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핑 돌았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일본에서의 투어 활동을 끝낸 김하늘은 26일 귀국해 오는 11월 12일부터 강원도 춘전의 라비에벨 올드코스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텔레콤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마지막 공식 경기에 참가한 뒤 필드를 떠난다. 한국에서 8년, 일본에서 7년을 뛰며 한국여자골프를 대표하는 스타로 활동해온 김하늘이 선수로서 뛰는 마지막 무대다.

그는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떠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며 “15년 동안 큰 부상 없이 꾸준하게 활동했고,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선수로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15년 동안 꾸준한 성적을 거두며 많은 팬을 거느린 김하늘이 은퇴를 결심한 건 지금이 제2의 인생에 도전하기 위한 적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2년 전부터 은퇴 시기를 고민했다”며 “선수 생활을 끝낸 뒤 새로운 인생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한국으로 가면 새로운 일을 준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김하늘이 제2의 인생으로 가장 먼저 생각하고 있는 건 방송과 패션 분야다. 인기를 끌고 있는 골프 예능 출연은 물론 골프패션과 관련된 분야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김하늘은 “새로운 분야에서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며 “응원해주신 많은 분께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제2의 인생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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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이 23일 일본 효고현 미키시 마스터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은퇴식에 동료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노부타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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