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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KT 통신 대란…“점심 장사 다 망쳐” 배달앱·카드 결제 막히자 식당가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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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키오스크·QR 체크인도 ‘먹통’…현금 찾아오고 대기 길어져
비대면 시험 등 지장도…‘백업 회선’ 둔 기업들은 피해 적어
“인터넷 안 되면 밥도 못 사먹다니” 온라인 의존 그늘 드러나



경향신문

버스 도착 알림 멈추고 KT 인터넷망이 25일 장애를 일으키면서 광주 도심 버스 도착 알림 전광판에 정보가 뜨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발생한 KT 유·무선 인터넷망 접속장애로 KT망을 사용하는 기업·학교·음식점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반면 ‘백업 회선’을 두고 있는 기업들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 음식점, 배달 업무 큰 혼선

점심시간 전후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키오스크, QR 체크인, 카드결제 시스템 등이 먹통이 되면서 식당가를 중심으로 적잖은 혼란이 빚어졌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53)는 배달 앱 접속은 물론 배달 대행사로의 연결이 되지 않자 직접 오토바이를 끌고 나와 배달을 했다. A씨는 “장사하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하루 매출의 70%가 점심에서 나오는데 인터넷 때문에 오늘 하루 장사를 망치게 생겼다”고 말했다.

패스트푸드점에서는 주문을 받는 키오스크가 작동하지 않아 고객들이 한참 기다렸다. 서울 마포구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주문하려던 강수민씨(24)는 “인터넷 연결이 끊어지니까 검은색 화면에 0과 1만 빼곡히 떠 있었다”면서 “인터넷이 안 되면 밥도 못 사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무섭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태국음식점에서는 배달 주문과 매장 주문이 뒤섞였다. 평소보다 10분가량 음식이 늦게 나왔고, 매장 직원들은 연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서울 광화문 인근의 한 음식점은 카드결제 시스템이 막히자 매장 입구에 ‘KT 인터넷 오류로 인해 현금결제만 가능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안내문을 붙였다. 현금이 없는 고객은 자동인출기(ATM)를 다녀오기도 했다. 코로나19 QR 체크인이 작동하지 않아 전화로 인증하는 ‘안심콜’로 전환되면서 일부 매장은 입장할 때 줄을 길게 서야 했다.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된 대학가에서도 해프닝이 벌어졌다. 대학생 서민경씨(22)는 인터넷 화상회의 시스템 ‘줌’을 켠 상태로 보험해상법 과목 비대면 시험을 치르다 오전 11시30분쯤 갑자기 로그아웃돼 당황했다. 오전 11시45분까지 교수에게 e메일로 답안을 보내야 하는데 인터넷도 연결되지 않았다.

KT 망을 이용하는 일터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도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직장인 이모씨(30)는 “회사 메신저 접속부터 인터넷 사용까지 안 돼 업무가 마비됐다”며 “시간에 맞춰 단체 e메일도 보내야 했는데 40분가량 아예 일을 하지 못해 답답했다”고 말했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발주를 넣어야 하는데 넣지 못했다’는 등의 사연이 공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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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수납 대기 길어지고 KT 인터넷망이 25일 장애를 일으키면서 광주 조선대병원을 찾은 외래 환자들이 신용카드 수납을 하지 못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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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은 피해 적어

KT 인터넷망 접속장애에도 기업의 생산·판매 활동에 큰 타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대부분이 KT에서 기업 전용회선을 사용하거나 일반망을 쓰더라도 다른 통신사 인터넷망을 ‘백업 회선’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KT 망을 쓰고 있지만 회사 전용회선을 쓰고 있어 이번 서비스 장애로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전국 점포의 결제 시스템도 여러 통신사로 2중, 3중으로 백업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운영됐다”고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도 “은행은 다중회선 혹은 전용선을 구축해놓고 있어 은행 창구 업무에 지장은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KT 일반망만 사용하는 중소기업이나 그러한 건물에 입점한 대리점은 일시적으로 통신이 중단돼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그 역시 접속장애 시간이 40분 정도로 짧고, 점심시간을 앞두고 있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오경민·조미덥·강은·유선희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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