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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일시휴전? 네거티브 사라진 국민의힘 대선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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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왼쪽부터) 등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25일 오후 대전 KBS대전방송총국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 시작 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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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일시 휴전’에 들어갔다. 25일 대전에서 열린 충청권 합동 TV토론회에서 이제까지의 후보 간 날선 공방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농담과 웃음이 오히려 더 많이 나왔다. 다음달 5일 대선 후보 선출을 앞두고 그간 누적된 ‘네거티브’ 피로감을 우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 4명의 후보들은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보다 경선 통과시 본선에서 맞붙게 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공격에 주력했다. 언론개혁·노동개혁 등 정책토론이 간헐적으로 이뤄졌고, 세종 국회의사당 이전·대덕연구단지 확장 등 충청권 표심을 잡기 위한 지역 공약 발표가 이어졌다.

■네거티브 자제… 휴전 모드

‘손바닥 왕(王)자’ 논란과 ‘전두환 옹호’ 발언, ‘개 사과’ 사진 등을 둘러싸고 그간 토론회마다 윤 전 검찰총장을 향해 쏟아지던 공세가 이날 토론회에서는 자취를 감췄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과의 토론에서 청주공항 확장방안, 사회적 대타협과 언론개혁 관련 입장을 물었다. 홍 의원이 언론개혁과 관련해 “방송 공·민영체제를 개편해서 KBS1과 EBS, 아리랑TV를 통합해 공영방송은 한 곳만 운영하고, 방송통신위원회를 완전 독립된 미디어통신위원회로 개편하겠다”고 입장을 밝히자 윤 전 총장은 “홍 후보의 공약과 말씀에 상당 부분 공감하고 동의한다”고 했다. 홍 의원은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지난 22일 맞수토론에서 ‘개 사과’ 논란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을 몰아세웠던 유 전 의원도 이날 토론에서는 별다른 공격이 없었다. 국방과학기술 연구, 플래폼 노동 관련 등 정책 현안에 대한 원론적인 입장 교환만 이뤄졌다.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은 이날 여러 차례 농담과 덕담을 주고받으며 이색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유 전 의원이 홍 의원의 공매도 완전폐지 공약에 대해 “완전 폐지 안하겠다고 했다가 다시 돌아섰는데, 너무 급진적 공약 아니냐”고 지적하자 홍 의원은 “유 후보가 경제전문가이시니, 돌아가면 참모들과 다시 의논해보겠다”고 답했다. 이재명 후보의 “줘패주고 싶다”는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언이 토론 중 거론되자 유 전 의원은 홍 의원에게 “줘패주고 싶다는 홍 후보의 18번 아니냐”며 홍 의원의 ‘막말’ 이력을 거론했다. 홍 의원은 “저도 가끔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지만, 이재명은 증오심의 발로고 저는 좀 다르다”고 답했다. 유 전 의원이 “홍 후보는 정의감을 발로인 것이냐”고 묻자 홍 의원은 “그렇다”면서 웃었다.

■이재명 총공세

원 전 지사는 토론 내내 이재명 후보 상대시 경쟁력을 강조하며, 경쟁 후보들에게 이 후보를 토론에서 상대할 때 어떻게 공략하겠느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대장동은 말할 것도 없고, 이 후보가 내놓은 기본소득 등 경제정책이 얼마나 허무하고 말이 안되는 것인지 집중적으로 다룰 생각”이라고 답했다. 홍 의원은 “대장동 비리, 도덕성, 포퓰리즘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원 전 지사는 이 후보가 젊은 세대의 좌절감을 선동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공략방안도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이 후보가) 흙수저니 그런 얘기를 하는데, 부모가 어려워 어렵게 클 수는 있지만 20대 초반에 사법고시 합격하지 않았느냐. 상당한 재산을 모을 수 있고 유복하게 살 수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흙수저로서의 정신이 있었다면 대장동 같은 일은 절대 생길 수가 없다. (이 후보는) 이미 특권층에 편입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 측이 최근 유복했던 윤 전 총장의 어린 시절과 자신의 어린 시절을 비교한 것을 의식한 답변으로 풀이된다. 원 전 지사는 그러나 질문에 맞지 않는 답변이라며 “다음 토론 때 또 질문할 테니 충분히 생각을 해오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 후보가 과거 SNS에서 ‘초등학생 때 선생님으로부터 하도 많이 맞아서 나중에 나도 선생님이 되어 애들 실컷 때려 주는 것으로 복수 하겠다는 꿈을 꾼 적 있었다’고 적은 것을 거론하며 “이재명 후보를 키운건 사회에 대한 증오심”이라며 “(그런 정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대한민국에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거꾸로 원 전 지사에게 이 후보와 경제 토론 해서 이길 방안이 있느냐고 물었다. 원 전 지사는 “벌써 두번이나 이재명 후보와 기본소득으로 토론 붙었지만 밀리지 않았다”면서 “기본소득은 미래세대의 기회를 훔치고 파괴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충청 표심을 얻기 위한 공약을 경쟁적으로 제시했다. 대덕연구단지 확장, 지역 교통망 확충 등 지역 개발 정책이 이어졌다. 세종 국회의사당 이전에 대해서도 전폭적인 지원 약속이 이어졌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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