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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사 계급장 뗀 이재명, '계속 사이다'... "김어준이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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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했습니다, 합니다"로 고별 인사
"정책 바꾸면 중도층 지지 오히려 떨어져"
이낙연에 상임고문 제안? "예우한 것"

한국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5일 경기지사직을 사퇴한 뒤 손을 흔들며 경기도청을 떠나고 있다. 수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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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5일 경기지사직을 내려놨다. 약 130일 남은 내년 3월 대선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몸을 홀가분하게 한 것이다. 이 후보는 '실적'과 '실용'을 앞세운 정치 스타일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지사에서 물러나 대선에 나서고자 한다”며 “도민 1,380만 명의 삶을 책임지는 자리에서 국민 5,000만 명의 삶을 책임지는, 나라의 대표 일꾼이 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표준이 된 것처럼, 대한민국을 세계의 표준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2018년 7월 경기지사에 취임한 이 후보는 중앙정부에 휩쓸리지 않는 '자기만의 색깔'로 도정을 이끌었고, 3년 만에 '변방의 장수'에서 '민주당 차기 권력'으로 정치적 체급을 끌어 올렸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지사 찬스를 남용한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공직은 권세가 아니라 책임”이라며 조기 사퇴를 거부했다. 정부·여당과 충돌을 감수하고 전체 도민에게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보편복지 소신'을 강조하는 등 지사직의 정치적 잠재력을 최대치까지 활용했다.

그런 이 후보의 작별 인사는 지사로서 쌓은 실적 소개로 채워졌다. △100억 원 미만 공공건설 표준시장 단가제 도입 △도내 불법 계곡하천 정비 사업 △지역화폐 확대 △공공 산후조리원과 산후조리비 지원 등이다. 경기도에서 먼저 도입한 수술실 폐쇄회로(CC)TV 설치, 청소ㆍ경비 노동자를 위한 휴게실 설치 법제화 등을 거론하며 “대한민국의 표준이 됐다”고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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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5일 수원 경기도의회 입구에서 지지자들로부터 응원의 꽃다발을 선물 받고 있다. 수원=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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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했습니다. 이재명은 합니다.” 이 후보의 퇴임 인사 맺음말이다. 지사로 일군 실적을 대선에서 자신의 최대 ‘셀링 포인트’로 삼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스윙보터는 오히려 정책 바꾸면 지지 안 해" 기존 전략 고수할 듯


이 후보는 이어진 경기도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진인사대천명’을 좌우명으로 꼽았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사람의 몫이고, (결과에) 연연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대선 전략을 성급하게 손보지 않을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여론이 많은데, 정책 변화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중도 스윙보터들은 진영에 구애를 받지 않는 합리주의자”라며 “(중도층은) 자기 삶이 나아지면 지지하고 나빠질 것 같으면 지지를 안 하는데, 정책을 바꾸면 신뢰가 떨어져서 지지를 안 할 거라고 본다”고 했다. 중도층 구애를 이유로 표변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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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직원들로부터 꽃다발을 전달받고 있다. 수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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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지지발언에 "그분이 엄청 중요한 사람이냐"


핵심 지지층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서울시 예산으로 운영되는 TBS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김어준씨가 이 후보 지지 뜻을 밝힌 데 대해 “그분이 엄청 중요한 사람이냐.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 엄청 많다”고 선을 그었다.

‘진보진영 원팀’ 구성에는 자신감을 보였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인선과 관련해 “꼭 내 편인 사람을 쓰지 않아도, 내 편이 될 수밖에 없는 자리에 사람을 쓰면 내 편이 되더라”고 말했다. '과거'를 묻지 않고 선대위 문을 활짝 열겠다는 뜻이다.

이낙연 전 대표가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기로 한 것이 ‘소극적 협력'으로 비치는 데 대해선 “(상임고문직이 오히려) 더 예우해주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선대위 최고직인 상임선대위원장은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당연직으로 맡게 돼 있고, 급이 낮은 공동선대위원장을 이 전 대표에게 제안하는 것은 오히려 실례였다는 설명이었다.

이 후보는 2015년 측근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을 통해 황무성 전 도시개발공사 사장의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부러 내보냈다면 사장 자리에) 유동규를 뽑았겠지, 뭣 하러 다른 사람을 뽑았겠나”라고 물리쳤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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