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단독] '공소시효 만료' 범죄 과반이 사기·횡령... 못 잡는 이유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공소시효 만료 범죄자 62.7% 사기·횡령
"사기범죄 추적 전담팀 활동 강화해야"
한국일보

사업가 A씨(왼쪽 두번째)가 22일 오전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경찰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A씨는 채무 35억원을 갚지 않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 중 과반이 사기·횡령이었다. 금전적 피해에다 정식 재판조차 받지 못해 고통을 두 번 당하는 서민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공소시효가 완성된 범죄자 3,381명 가운데 2,121명(62.7%)가 사기·횡령범이었다. 사기의 공소시효는 10년이며, 횡령은 7년(업무상 횡령은 10년)이다. 사기·횡령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만료되면 피해자는 금전적 회복의 기회를 얻지 못한다.

사기·횡령 범죄 발생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사기 사건은 23만169건 발생했으나 지난해(2020년) 34만4,847건으로 3년 만에 50% 가까이 급증했다. 횡령 사건도 같은 기간 5만331건(2017년)에서 5만8,467건(2020년)으로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지명수배·통보자 9만5,829명 가운데 사기·횡령범도 6만999명(63.7%)에 달한다.

공소시효 만료에 따른 사기·횡령 사건 구제가 어려운 데에는 경찰도 나름의 고충이 있다. ①사기·횡령 피해자들이 공소시효를 얼마 남기지 않고 뒤늦게 고소·고발하거나 ②과거에 비해 의료 기록 등 범죄자의 행적을 추적할 수 있는 정보를 열람하기 어렵고 ③외국인 범죄자는 잠적하면 행방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경찰로부터 피의자를 송치 받은 후 사건 처리를 미루다 공소시효가 만료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입건된 검사도 있었다.

수사기관이 사기 사건을 마냥 손을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현재 152개 경찰서에서는 사기 추적 전담팀(인원 440명)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이 지난 8월 한 달간 검거한 사기 수배자는 272명이다.

박재호 의원은 "사기 범죄자들이 수백명에게 피해를 입히고도 몇 년만 있으면 면죄부를 받을수 있다는 생각에 사기 범죄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며 "사기 범죄는 서민들의 일상을 위협하는 민생 침해 범죄인만큼 사기 범죄 전담팀 활동을 강화해 추적 수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