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아프리카 수단서 쿠데타…총리 등 민간인 각료 구금(종합2보)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합동군, 쿠데타 지지 압박…총리, 저항 촉구한 뒤 모처로 끌려가

인터넷 끊고 공항도 폐쇄…미국 "수용불가" 비판

연합뉴스

2019년 쿠데타를 주도할 당시의 압델 파타 부르한 주권위원회 위원장.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카이로·서울=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김연숙 기자 =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고 압달라 함독 총리를 포함한 민간인 각료들을 체포했다고 로이터, AFP 통신 등 외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단 정보부는 페이스북 성명을 통해 함독 총리와 다수의 과도 정부 각료들, 수단 군부 및 야권이 참여하는 공동통치기구인 주권위원회의 민간인 구성원 등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정보부는 '합동군'(JOINT MILITARY FORCES)이 쿠데타를 실행했으며, 쿠데타 지지 성명을 발표하도록 함독 총리를 압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함독 총리는 가택연금 상태에서 대국민 성명을 통해 혁명을 평화적으로 지키기 위해 저항할 것을 촉구한 뒤 모처로 끌려갔다고 정보부는 전했다.

연합뉴스

쿠데타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진 압달라 함독 수단 총리. 2019년 8월 촬영.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군 당국은 인터넷을 끊고 수도 하르툼으로 향하는 다리를 차단했다.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 위성방송인 스카이 뉴스 아라비아는 하르툼 공항도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가 조만간 국영TV를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일부 시민은 하르툼 거리에서 타이어를 불태우며 반쿠데타 시위를 벌였다. 일부 참가자들은 "국민이 더 강하다. 후퇴는 없다"고 외쳤다.

연합뉴스

군부 쿠데타를 비판하며 시위에 나선 하르툼 시민들.
[AF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수단은 2019년 4월 군부 쿠데타로 30년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을 축출했다. 이후 군부와 야권이 연합해 '통치위원회'를 구성했으나 혼란이 이어져 왔다.

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수단 군부의 쿠데타 실행이 발표된 가운데 수도 하르툼 거리에 나온 시민들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군부와 야권이 합의로 구성한 과도정부는 완전한 민정 복귀를 위한 작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2024년 총선을 계획했었다.

그러나 알-바시르 정권 당시부터 이어져 온 경제난에 과도 정부에 참여한 각 정파 간의 분열로 정치, 경제, 사회적 불안정은 계속되고 있어, 3년간의 과도 통치 기간에 의회를 구성하기로 한 합의가 지켜지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5일에는 쿠데타 시도도 있었다.

지난 16∼17일에는 수천 명의 시민이 대통령궁 앞에 모여 군부 지도자인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에게 쿠데타를 실행해 무능한 정부를 끌어내리라고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총리실 당국자는 군당국이 불안을 유도하고 이 위기를 쿠데타의 기회로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주말에는 제프리 펠트먼 미국 동아프리카 특사가 군과 민간 지도자들을 만나 갈등 봉합을 시도하기도 했다.

국제사회는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펠트먼 특사는 "쿠데타 소식에 매우 놀랐다. 이번 사태는 헌법 선언과 수단 국민의 민주화 열망에 반하는 것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이어 "과도 정부를 강제로 바꾸려는 시도는 미국의 지원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트위터에 극도의 우려와 함께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썼다.

meolaki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