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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이건희 1주기…이재용 “겸허히 새로운 삼성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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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1주기인 25일 경기도 수원시 소재 선영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이 추도식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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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1주기 추도식이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간소하게 치러졌다. 삼성 임직원은 온라인 공간에 마련된 사내 추모관에서 고인을 기렸다.

인력개발원서 이건희 흉상 제막식

삼성전자에 따르면 추도식은 이날 오전 10시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고인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아들 이재용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20여 분간 조촐하게 진행됐다.

이후 이 부회장은 용인시 소재 삼성인력개발원 창조관에서 열린 이건희 회장 흉상 제막식에 참석했다. 흉상 제막식에도 이 부회장과 삼성 사장단 5명만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방역지침 준수와 이 부회장의 재판 등 삼성 안팎의 사정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 측은 생전에 ‘인재제일’을 역설한 이건희 회장을 추모하기 위해 그룹의 인재 양성소인 창조관에 흉상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21세기엔 S급 인재 한 명이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며 창의적 인재 양성을 강조했다.



이재용 “새로운 삼성” 의지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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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세트부문 사장단과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삼성리서치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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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고 이건희 회장이 우리를 떠난 지 벌써 1년이 됐다”며 “고인에게 삼성은 삶 그 자체였고, 한계에 굴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으로 가능성을 키워 오늘의 삼성을 일구셨다”고 부친을 추모했다.

이어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지난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난 후 첫 공식 메시지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시대를 앞서간 탁월한 경영인으로서 고인을 기리는 한편 ‘뉴 삼성’으로 힘 있는 출발을 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함)’란 표현으로 고인의 뜻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경쟁에서 이기고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은 기본이며 신사업을 발굴해 사업을 확장하는 것도 당연한 책무”라며 “제가 꿈꾸는 승어부는 더 큰 의미 담아야 한다”고 다짐했다.



사내 인트라넷엔 “위대한 전략가” 추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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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건희 회장이 2003년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메모리 연구동 전시관에서 당시 황창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으로부터 차세대 메모리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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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삼성전자와 주요 계열사 임직원은 사내 인트라넷에 개설된 온라인 추모관을 통해 고 이 회장에 대한 온라인 추모 행렬을 이어갔다.

추모관에는 ‘세상을 바꾼 거인, 고 이건희 회장을 그리며’라는 제목으로 12분 분량의 영상이 올라왔다. “반도체를 활용한 소프트업, 비메모리 분야의 완전한 새 업(業)이 무궁무진하게 남아 있다”(1993년 6월, 신경영 프랑크푸르트 강연), “디자인 같은 소프트한 창의력이 기업의 소중한 자산이자 21세기 경영의 최후의 승부처가 될 것”(96년 신년사) 같은 고인의 육성 발언도 공개됐다.

사내 인트라넷엔 “이룩해 놓으신 모든 것들을 저희가 더욱 크게 키워 가겠다” “위대한 전략가이자 리더인 회장님의 DNA를 지속 계승하겠다”는 추모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현안 산적…‘경영 보폭’ 넓힐지 주목



한편 그동안 ‘물밑 행보’를 보이던 이 부회장이 앞으로 경영 보폭을 넓힐지도 관심사다. 미국 제2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부지 결정, 그룹 지배구조 개편, 반도체·로봇·인공지능(AI) 등 신규 먹거리 투자 및 인수합병 등 이 부회장 앞에는 현안이 산적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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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투자·고용 방안 주요 내용 그래픽 이미지. [자료 삼성전자]



일자리 창출과 준법경영 체계 구축, 사회적 책임 확대 등은 새로운 숙제다. 삼성은 이 부회장 출소 직후인 지난 8월 향후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고용한다고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14일엔 김부겸 국무총리가 주도하는 ‘청년희망 ON 프로젝트’ 간담회에 참석해 3만 명의 청년 일자리를 추가로 약속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지금의 국민은 삼성이 초일류·글로벌 기업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준법·윤리경영을 통해 존경받는 기업이 되길 원한다”며 “이 부회장에겐 선대보다 높아진 사회적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진단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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