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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정영학 녹취록에 의존하는 검찰…핵심 4인방 대질에도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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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 규명도 지지부진…수사력 한계 지적도

이투데이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21일 오전 검찰에 재소환돼 조사 중 점심식사를 마친 뒤 오후에 다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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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특혜·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사건 주요 인물을 연일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다만 '대장동 4인방'이라고 불리는 핵심 피의자들의 대질조사에도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검찰 수사력의 한계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를 다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18일 미국에서 귀국한 남 변호사를 체포한 후 연일 소환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지난 주말에 이어 이날도 남 변호사를 불러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건네기로 한 700억 원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앞서 검찰은 21일 유 전 본부장을 구속기소하면서 대장동 사건의 커다란 줄기인 배임 혐의를 제외했다. 김 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약속한 700억 원의 대가성을 규명하는 것이 배임 혐의를 입증하는 길이지만 아직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2일 유 전 본부장을 재판에 넘긴 날 김 씨와 남 변호사, 정영학(천화동인 5호 소유주) 회계사의 대질 신문을 진행했다. 그러나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됐던 김 씨와 남 변호사에 대한 신병 확보가 늦어지면서 검찰이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에만 의존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법조계 관계자는 "녹취록에 대한 피의자들 진술은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해 구속영장 청구가 아직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며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한 번 기각된 만큼 검찰로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에서 여권 대선 주자인 이재명 후보라고 주장하는 '그분'의 실체를 규명하는 것도 검찰의 중대한 숙제다.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김 씨가 천화동인 1호 절반이 ‘그분’ 것이라고 하는 발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국감에서 '그분'은 이 후보가 아니라는 취지로 밝혔지만, '그분'이 누굴 가리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김 씨는 발언 자체를 부정하고 있고, 남 변호사는 ‘그분’이 유 전 본부장이라는 취지로 얘기하는 등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검찰은 핵심 인물들의 진술을 토대로 당시 공사 이익을 확정한 내용의 공모지침서가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후보에게 보고됐는지 살펴보고 있다. 그러나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투자팀장으로 실무를 담당하며 사업 설계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정민용 변호사가 "이 후보에게 보고한 적 없다"고 부인하면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정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의 최측근이기도 하다.

한편 검찰은 이날 화천대유에서 근무했던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 박모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박 씨를 상대로 화천대유 입사, 대장동 미분양 아파트 분양 경위 등을 파악했다.

박 씨는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해 최근까지 근무했으며 퇴직금 정산 절차를 밟고 있다. 퇴직금은 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박 씨는 지난 6월 화천대유가 분양한 아파트 1채를 분양받았다. 박 전 특검 측은 “주택공급 관련 법령에 따른 절차에 따라 회사로부터 법규에 따른 가격으로 정상 분양받았을 뿐이고 가격을 내리는 등의 특혜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투데이/정수천 기자 (int100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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