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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본업부터 똑바로"…구현모 AI 보편 서비스 발표날 'KT 통신 먹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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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통신대란]소상공인 "본업에 소홀한데 누가 KT 믿고 AI 서비스 쓰겠냐"

사태 파악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외부 '디도스' 언급한 KT

뉴스1

25일 오전 11시. 구현모 KT 대표는 신규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소상공인용 AI콘택트센터(AICC) 'AI통화비서'를 발표했다. 같은 시간, 전국의 KT 유·무선 인터넷망이 마비돼 KT 소상공인들과 KT 통신서비스 가입자들이 불만을 터트렸다. (KT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송화연 기자 = "KT는 AI비즈니스를 본격 추진하는데 충분한 통신과 플랫폼 데이터, AI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구현모 KT 대표)

25일 오전 11시. 구현모 KT 대표는 신규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소상공인용 AI콘택트센터(AICC) 'AI통화비서'를 발표했다. 같은 시간, 전국의 KT 유·무선 인터넷망이 마비돼 KT 소상공인들과 KT 통신서비스 가입자들이 불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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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11시30분쯤 KT 유·무선 인터넷망에서는 장애가 발생해 데이터 전송이 이뤄지지 않는 '먹통'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먹통' 사태는 약 30분간 지속된 뒤 일부 정상화돼 KT 아현 사태 때보다 시간은 짧았지만, 범위가 전국이었다.2021.10.2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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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기본인 통신관리도 안되는데 불안해서 누가 KT AI쓰겠냐"

이날 구현모 대표는 AI통화비서 서비스를 발표한 'AI 전략 간담회'에서 전국 골목식당, 동네 미용실 등 소상공인들에도 AI를 보편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구 대표는 "KT는 AI 비즈니스를 본격 추진하는 데 충분한 통신과 플랫폼 데이터, AI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특히 AI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우리말을 가장 잘 알아듣고 해석하는 AI능동복합대화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KT 측은 바쁜 소상공인을 대신해 일을 하거나 부재 중 걸려온 고객의 전화를 AI가 대신 받아주는 'AI통화비서'로 " 330만 소상공인을 비롯해 벤처·스타트업, 소규모 사무실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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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25일 통신불통 사태가 발생한 날 발표한 'AI 통화비서' (KT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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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처럼 'AI를 전국 방방곡곡에 보급하겠다'는 KT의 전략에 대해 이날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은 "통신부터 제대로 하라"고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 종로구 식당에서 일하는 이수원씨(51·여)는 "오늘 점심에 포스기랑 QR코드 인증을 위한 태블릿이 먹통이 돼 점심 손님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12시에 인터넷이 복구됐다고하던데 우리 식당은 그 이후로도 안돼 손님들을 돌려보냈다"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 서초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씨(38)도 "우리 식당도 오늘 점심 때 카드결제가 안돼 현금을 받거나 계좌이체를 받았고, KT 휴대폰을 쓰는 손님은 삼성페이나 모바일 뱅킹도 안돼 명함남기고 '외상'까지 받았다"며 "기본적인 통신 관리도 안되는 회사에서 AI 서비스를 내놓는다한들, 통신망으로 서비스할텐데 그걸 도대체 누가 쓰겠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같은 '실망'은 KT 주가에도 반영됐다. 이날 3만1700원으로 시작한 KT 주가는 장초반 소폭 상승했으나, 유무선 인터넷망 마비가 알려진 11시20분 이후 하락이 시작돼 KT 인터넷망이 복구가 알려지기 직전인 11시50분에는 3만1000원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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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대규모 디도스 공격으로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한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 QR체크인 기기가 작동되지 않고 있다. KT망을 이용하는 상점들에서도 포스기·QR인증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KT는 전국적으로 발생한 유·무선 인터넷 마비 상황의 원인이 디도스 공격이라고 밝혔다. 2021.10.2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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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디도스→라우터 오류"로 인터넷 마비 원인 변경해 혼란도

또 KT에서는 이번 통신 마비 사태의 원인에 대해 말을 바꿔 혼란이 가중되기도 했다.

당초 KT에서는 이번 유·무선 인터넷망 오류에 대해 '디도스(분산서비스 거부 공격·DDos) 탓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으나, 지금은 네트워크 경로설정(라우팅) 문제라고 말을 바꿨다.

앞서 KT는 낮 12시쯤 "오늘 오전 11시쯤 KT네트워크에 대규모 디도스 공격이 발생해 네트워크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KT는 위기관리위원회를 즉시 가동해 신속하게 조치 중으로, 빠른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과기정통부·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KT 사고 원인 확인에 나서고, 경찰도 내사에 착수한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후 KT는 오후 2시30분쯤 "초기에는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디도스로 추정했으나 면밀히 확인한 결과 라우팅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며 "정부와 함께 더욱 구체적인 사안을 조사하고, 파악되는 대로 추가설명을 드릴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라우터 작업은 일반적으로 야간에 하는데 평일 낮에 이같은 오류가 난 이유가 의문"이라며 "디도스 문제든, 라우터 문제든 연결이 안되면 DNS 서버 쪽에서는 트래픽이 늘어나기 때문에 KT에서 디도스로 추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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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11시쯤 전국 KT인터넷 장애가 발생해 유·무선망 모두 데이터 전송이 이뤄지지 않는 '먹통'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정오 무렵 점심 장사를 앞둔 대구의 한 음식점에서 종업원이 작동을 멈춘 포스기를 만져보고 있다. 2021.10.25/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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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인터넷 마비 '전국 피해'…망 복구 발표 이후로도 불통 지속

이날 KT 인터넷망 마비 사태는 오전 11시20분쯤부터 11시57분까지 이어졌다.

KT에서는 이날 오전 11시57분 정상화가 됐다고 발표했지만, 일부 망만 정상화됐을뿐 실제 피해는 이어졌다. 이날 오후까지도 제대로 복구되지 않은 지역·회선이 적지 않아 많은 수의 KT 가입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번 KT 인터넷 마비 사태는 지난 2018년 11월 발생한 KT 아현 사태를 떠올리게 했다.

KT 유선망을 이용하는 전국 소상공인들은 결제를 위한 포스(POS)망이 작동하지 않아 카드 결제를 못해, 현금만 받거나 계좌이체로 음식값·물건값을 받아야했다.

KT 유·무선망 개인 가입자들도 지난 아현 사태 때처럼 휴대폰 '삼성페이는 물론, 모바일 뱅킹 등 중요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어 불편을 겪었다. 또 장중 '먹통'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정상 이용하지 못해 큰 손해를 봤다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인터넷망 마비는 24시간 이상 지속된 KT 아현 사태보다 '먹통' 상태의 복구는 비교적 빠르게 이뤄졌지만, 전국에서 문제가 발생한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사람은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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