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호 딴 '일해공원' 막지 못했다"
전두환 국립묘지 안장 반대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경남 합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5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추모탑 앞에서 분향을 마친 뒤 무릎 참배를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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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합천 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5일 광주를 찾아 오월 영령 앞에 무릎 꿇고 참배했다.
생명의숲되찾기합천국민운동본부와 전두환적폐청산경남운동본부 소속 회원 20여명은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했다. 추모탑 앞에서 분향·묵념을 마친 단체 회원들은 무릎을 꿇은 채 오월 영령 앞에 고개를 숙였다. 김영준 생명의숲되찾기합천군민운동본부 대표는 "41년 전 5·18 민중항쟁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왔다"며 "영령들이 가슴에 품고 실천하고자 했던 민주적 대동세상, 평화와 평등이 넘치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노력들을 이어받지 못하고 부족했던 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사는 합천에는 전두환의 호를 딴 일해공원이 버젓이 생겼다"며 "이를 막지 못하고 바로잡지 못한 부족함과 미흡함을 이 자리에서 무릎 꿇고 반성하고자 한다"고 참배 의의를 말했다.
회원들은 묘지사무소 직원 안내에 따라 류동운 열사 묘역을 참배한 뒤 인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옛 망월묘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묘역 입구에 설치된 전 전 대통령의 1982년 전남 담양군 방문 기념비를 거듭 짓밟으며 적폐 청산 의지를 다졌다.
5·18묘지를 참배한 이들은 이날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에서 5·18관련단체들과 간담회를 갖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일해공원을 비롯해 모든 전두환 찬양 시설과 상징물을 철거해야 한다"며 "전두환의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국립묘지에 묻히지 않도록 관련법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서는 "국민의힘이 전두환 옹호와 찬양은 당 입장을 위배한다는 점을 소속 정치인에게 주지시키고 모든 공직선거 후보자 공천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해 6월 일해공원 명칭 변경을 위한 합천군민추진위원회를 결성한 단체는 이달 6일 전씨의 국립묘지 안장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제기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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