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카드 결제 안 돼 명함 받고 외상”… KT 인터넷 장애로 전국 곳곳 피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업무 중 중요 서류 보내려는데 통신장애 발생해 당황”

온라인 시험 치르던 중 프로그램 작동하지 않는 사고도

정오쯤 인터넷 서비스 정상화… 일부 지역에선 늦어져

KT, 디도스 공격 원인 지목… 설정 오류 장애 입장 정정

세계일보

오전 11시 20분쯤부터 전국 곳곳에서 KT의 유·무선 통신 장애를 겪고 있는 가운데 25일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한 식당에 KT 접속장애로 인한 현금결제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필 점심시간에 배달프로그램이 ‘먹통’이 됐어요. 미리 받은 배달 주문을 전화로 배달 요청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25일 오전 11시20분쯤부터 KT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에 약 40분간 장애가 발생하면서 전국 관공서와 사무실, 식당, 병원, 학교 등에서 업무에 차질을 빚으며 큰 불편을 겪었다.

울산 남구의 한 음식점 주인은 “배달 주문이 막 시작되는 시간대에 인터넷이 안돼 놓친 주문이 꽤 될 것 같다”며 “다행히 포스기는 작동해 주문을 수기로 작성하거나 카드 결제가 안되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고 말했다.

인천의 한 고깃집 직원은 “카드 결제가 안돼 개인 명함을 받고 외상을 해주기도 했다”며 “카드결제가 안 된다고 했더니 그냥 돌아간 손님도 있었다”고 했다.

광주에서는 오전 11시부터 한 시간 넘게 도심 버스 도착 알림 전광판 정보가 끊겼고, 조선대병원을 찾은 외래 환자들은 신용카드 수납을 하지 못해 대기 번호표를 뽑고 40분 이상 대기해야 했다. 병원 측은 진료 차트는 자체 전산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어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한동안 카드 수납이 불가능해 현금결제 또는 계좌이체를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

KT 인터넷망이 25일 11시 20분께부터 전국곳곳에서 장애를 겪고 있다. 사진은 이날 인터넷 연결이 끊어진 모바일과 PC화면.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 메신저나 네이버웍스 등 업무용 메신저를 이용하는 기업에서는 KT 가입자들의 회의 참여와 업무 연락이 원활하지 않았다. 직장인 이모(27)씨는 “카페에서 근무하면서 메일로 중요한 서류를 보내려는데 통신장애가 발생해 당황했다”고 했다.

온라인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당황했다. 학교나 교수·교사 등이 KT망을 쓸 경우는 휴강을 해야 했고, 그렇지 않더라도 수강생이 KT 가입자인 경우는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특히 한양대 ‘법과인권’ 과목은 이날 온라인 시험을 치르던 중 프로그램이 작동하지 않는 사고가 났다.

이 밖에도 카드와 증권 거래 등이 제대로 되지 않아 생활 불편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가입자는 일반 전화통화도 되지 않는 등 장애가 확산했다. KT고객센터도 연결이 되지 않아 고객 불편이 더해졌다.

이날 낮 12시쯤 대부분 인터넷 서비스가 정상을 찾았지만, 일부 지역에선 복구가 좀 더 늦어졌다. KT는 사태 초기에 디도스 공격을 원인으로 지목했다가 2시간여 만에 설정 오류에 따른 장애라고 입장을 정정했다.

세계일보

서울 동작구 KT노량진 고객센터에서 직원이 고객과 AI의 실시간 상담 대화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성남시 KT 분당 본사에 사이버테러 1개팀 5명을 급파해 네트워크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우선 네트워크 장애 원인과 피해 규모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범죄혐의 등도 다각도로 수사 중이다.

울산·인천·광주=이보람·강승훈·한현묵 기자 boram@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