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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비용 못 견디는 미국 기업들,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옐런 “내년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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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 3차 가격 인상 계획 발표
유니레버, 3분기 4.1%·네슬라 2.1% 각각 올려
옐런 “인플레, 내년 하반기 2%대 회복 기대...통제 가능”


이투데이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슈퍼마켓에서 사람들이 진열 상품을 둘러 보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대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혼란에 따른 비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계속 반영할 전망이다. 가뜩이나 치솟은 물가에 혀를 내두르고 있는 소비자들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능이라는 지적을 반박하며 내년 하반기 회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 소비재 대기업들이 줄줄이 제품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타이드 세제와 팸퍼스 기저귀를 만드는 프록터앤드갬블(P&G)은 3차 가격 인상 계획을 내놓고 향후 몇 달에 걸쳐 반영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 포장식품 제조업체인 네슬레는 최근 제품 가격을 2.1% 인상한 데 이어 내년까지 계속 올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니레버도 3분기 제품 가격을 평균 4.1% 올렸다.

기업들은 가격 인상의 주요 배경으로 비용 급증을 꼽는다. 글로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반면 공급 병목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원자재 가격, 운임료 등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사상 최악의 인력난까지 겹치면서 임금이 뛰었고 에너지 대란도 비용 증가를 부채질했다. 마크 슈나이더 네슬레 최고경영자(CEO)는 “상황이 개선되기는커녕 이전 전망보다 더 악화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잇단 가격 인상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한층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5.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이후 최대폭 상승으로 5개월 연속 상승률이 5%를 넘었다. 같은 달 미국 식료품점의 상품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평균 1.18% 상승했다. 이는 올해 초 평균 상승률의 거의 3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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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가격 인상으로 당장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지는 않고 있다. 멕시코 음식 프랜차이즈 치포틀레는 비용 증가에도 메뉴 가격을 올리고 수요는 견실해서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P&G도 9월 가격 인상을 언급하면서 고객들의 수요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네슬레는 고급 커피 수요 확대를 근거로 올해 전체 가이던스(실적 전망치)를 오히려 상향했다.

데이터셈블리의 벤 리치 CEO는 “최근 계속된 매우 충격적인 가격 인상에도 소비자들이 수요를 줄이지 않은 채 인상된 가격을 흡수했다”고 평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동안 가계 저축이 늘어난 데다가 고용 시장의 수급 불일치로 임금까지 오르면서 소비 여력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이에 기업들이 상품 가격을 인상하는 쪽으로 베팅하고 있지만, 가격에 전가된 비용을 소비자들이 언제까지 감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RBC캐피털마켓의 애널리스트 닉 모디는 “경기부양 지원금 효과가 사라지기 시작하면 사람들에게 높은 물가가 피부에 와닿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잇단 가격 인상에도 옐런 재무장관은 인플레이션 전망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CNN방송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에 출연한 옐런은 “인플레이션이 언제 정상으로 간주하는 2%대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는가”라는 질문에 “내년에 그렇게 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답했다. 이어 “전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이미 올해 봄과 초여름에 봤던 고점에서 상당히 떨어진 상태”라며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은 이미 일어난 일들 때문에(기저효과로) 내년에도 여전히 높을 것이다. 하지만 내년 중순에서 하반기까지는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투데이/김서영 기자 (0jung2@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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