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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장강훈의 액션피치]야구위기 탈출법, 볼판정 신뢰도 회복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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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프로야구가 더 다이내믹하고 재미있어 지도록 심판위원회도 노력을 하겠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스트라이크존 확대를 위해 심판 평가 제도를 변경한다. KBO는 25일 ‘내년부터 스트라이크존을 선수별 신장에 따라 개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야구규칙에 있는 스트라이크존은 ‘타자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의 중간 지점부터 무릎 아랫부분’까지로 규정 돼 있다. 가로는 홈플레이트를 스치기만 하면 스트라이크로 간주할 수 있도록 여유를 뒀다. 이 규정 자체가 변경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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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맷 윌리엄스 감독(왼쪽)이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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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허운 심판위원장은 “스트라이크존을 최대한 규정에 맞게 활용하자는 취지”라며 “투구추적시스템(PTS)을 기준으로 심판의 스트라이크존 적용 여부를 판단하다보니, 그동안 심판들이 위축됐던 게 사실이다. 스트라이크존 규정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 심판들이 (평가시스템에서)여유있게 판정을 하자는 취지다. 국제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리그 흥행을 위해서라도 필요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스트라이크존은 규정 자체가 타자의 신장에 따라 유동적이다. 신장 198㎝와 168㎝는 스트라이크존 상하 폭이 다를 수밖에 없다. PTS를 기준으로 각 심판의 스트라이크존 적용 여부를 평가하다보니 안전한 선택을 종용하는 결과를 야기했다. 피평가자 입장에서는 확실한 스트라이크존 보더라인을 스치는 공은 볼 판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진 여러 이유 중 심판이 느끼는 부담감 측면에서는 가장 높은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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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규칙에 명시된 스트라이크존 범위.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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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측도 ‘2016년부터 올시즌까지 스트라이크존 판정 변화를 데이터로 분석했더니 판정 평균 분포가 전반적으로 좁은 형태로 변했다’고 밝혔다. 경기 진행을 위한 스트라이크존 판정이 아닌 심판 개개인의 평가를 위한 볼 판정으로 변질됐다는 뉘앙스로 읽힌다.

이 전에도 심판위원회 내부에서 “스트라이크존을 넓히자는 얘기가 아니라 규정에 있는대로 판정하자”는 얘기가 나왔지만, 연봉 고과와 1군 잔류 여부 등에 영향을 끼치는 판정 평가제도 탓에 심리적으로 위축됐던 게 사실이다.

가뜩이나 야구 인기가 떨어진데다,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하는 행위가 잦아지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허 위원장은 “누가봐도 스트라이크인 공에 콜이 나오지 않는 것은 순간적으로 심판이 놓쳤기 때문”이라면서도 “볼 판정을 할 때 심판 스스로 위축되지 않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난 1년간 KBO, 심판들이 지속적으로 협의 해 개선 방안을 도출했다. 단시간에 눈에 띄게 바뀐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KBO리그가 위기라는 것에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만큼 팬들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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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형 감독이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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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대로 볼 판정을 하면 투수와 타자 모두 공격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투수가 홈플레이트 언저리에 공을 던지면 타자는 일단 배트를 내밀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제구가 약한 KBO리그 투수들의 기량을 고려하면,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공과 배트가 만나야 안타든 아웃이든 결과가 나오는 게 야구의 특성이고, 그 순간이 팬들의 눈길을 사로 잡는 ‘킬러 콘텐츠’다. 보더라인에 가까운 공은 정타가 될 확률이 높지 않다. 공격적이지만, 상식적인 야구를 기대할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허 위원장은 “하루아침에 개선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야구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찾고 있다. 선수단과 팬들도 심판들이 자신감을 갖고 소신있는 판정을 내릴 수 있도록 애정으로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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