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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27년 금융권 근무 후 퇴직, 노사발전재단 수업 통해 윷놀이 지도사에 대한 방향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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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점프×이정원의 창직 탐구] 조광휘 윷놀이 지도사

잊혀가는 전통 놀이문화를 새로운 놀이문화로

윷놀이와 전통문화 콘텐츠의 결합으로 새로운 놀이 문화 보급

긱 경제시대, 이제는 중장년 재능을 활용한 창직이 떠오르고 있다. 창직은 그동안 쌓아온 경력, 지식, 노하우를 바탕으로 변화하는 세상에 맞게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활동이다. 중장년이 오랫동안 켜켜이 쌓아온 재능은 국가의 기술 자산이자 콘텐츠의 보고와 다름없다. 하지만 인생이모작에 접어들면서, 이러한 고귀한 재능은 쓸모없이 사장되거나 잊혀져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생애 100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점차 자신의 기술과 노하우 재능을 살려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중장년이 늘어가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창직사례자를 통해 인생2막을 직접 설계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는 통찰의 기회를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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윷놀이 지도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전통 민속놀이인 윷놀이를 활용해 놀이 교육을 진행하는 직업이다. 잊혀가는 전통놀이 문화를 대중화해 새로운 놀이 문화로 승화시킨 창직 모델이다.

조광휘 윷놀이 지도사는 윷놀이를 활용해 인성 및 창의성 교육을 진행하고 윷판에 다양한 흥미 요소를 넣어 사람들에게 윷놀이를 보급한다. 평범한 윷놀이가 아닌, 모임과 지역 등의 성격에 따라 윷판을 기획해 스토리를 담고, 스토리텔링을 통해 역사, 문화와 관련한 인문학적 지식을 전달하기도 한다. 윷놀이 지도사 조광휘 씨를 통해 전통놀이의 윷놀이가 인문 소양을 쌓을 수 있는 놀이 교육으로 변화됐다.

조광휘 씨는 금융권에서 27년을 근무하고 희망퇴직을 했다. 퇴직 후 재취업을 희망했으나 자신의 경험과 지식으로는 재취업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땅한 자격증도 없었고, 무엇보다 인생 2막에 대한 철저한 대비 후 퇴직을 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실업급여라도 받으면서 재취업 역량을 키워나갈 생각으로 노사발전재단의 금융전문강사 양성과정을 들었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적성이 강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인생 2모작을 위해서는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있는 분야에서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선택한 게 오랫동안 취미로 즐기던 윷놀이를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보기로 결심했다.

마침 노사발전재단에서 자유주제로 강의 시연의 기회가 주어졌고, 강의를 준비하면서 윷놀이에 관한 모든 서적과 논문, 리포트를 탐독하며 전문지식과 체계를 만들어갔다. 강연 이후에 여러 곳에서 강의 요청이 이어졌다.

처음 접해본 윷놀이 교육에 사람들의 반응이 대단했다. 윷놀이는 하나의 놀이를 넘어 창의성이나 인성교육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이를 통해 윷놀이의 높은 교육적 효과를 실감했고, 독자 콘텐츠로서의 자신감과 함께 대중성 있는 놀이문화로 보급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조광휘 씨는 윷놀이 지도사를 본격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명함을 만들고 창직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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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리 담은 윷판 제작해 17개 윷놀이 세트로 출시

조 씨는 윷놀이 지도사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해 윷놀이연구소를 열었다. 노사발전재단에서 함께 금융전문강사 과정을 들었던 동기들이 연구원으로 들어와 같이 의견을 나눴다. 스토리를 담은 윷판을 제작해서 17개의 윷놀이 세트를 출시하기도 했다.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윷놀이 지도사에 대한 관심이 많아 강의와 행사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주춤해지기는 했으나 서울시, 경기도, 대전에서 주최하는 윷놀이 한마당의 총괄심판장을 맡기도 했다. 대형 윷놀이 행사를 준비하다 보니 예선전부터 치러지는 윷놀이를 위해 전문 윷놀이 심판이 필요하게 됐고, 윷놀이 심판 양성과정을 운영해 30여 명의 전문 심판도 배출했다. 조광휘 씨는 뜻을 같이하는 더 많은 사람과 함께 하기 위해 윷놀이연구소를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조광휘 씨가 처음 윷놀이 지도사를 창작했을 때에는 홍보와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었다. 윷놀이라면 대한민국 사람 중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지만, 실제 윷놀이 지도사라는 직업을 홍보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지자체 박람회도 꾸준히 참여하여 윷놀이 지도사를 알렸다. 창직 우수 사례자로 선정되어 발표 기회가 주어졌고, 카페를 개설하여 관심 있는 사람들을 모았다. 처음에는 강의만으로는 수익이 많지 않아 오프라인으로 윷판을 판매해 수익을 얻었다. 지금은 강의의 폭이 넓어져 기업의 신입사원과 퇴직예정자 대상, 청소년, 치매 환자로 까지 확대되었고, 스토리 윷판 판로를 개척하여 부가수익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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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윷놀이 지도사’는 취미가 창직으로 이어진 대표적인 사례

윷놀이는 남녀노소, 가족, 지인들과 함께 누구나 함께 모여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전통놀이다. 윷놀이 강의를 진행하는데 있어서도 전문지식이나 노하우를 전달하는 게 아니어서 분위기를 잘 띄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직업이다.

또한, 윷놀이가 게임중독 등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전통놀이를 확장한 공동체 소통 툴(도구)의 하나로 부각되면서, 유치원생 및 저학년 학생 중심으로 윷놀이의 교육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윷놀이 지도사는 청소년의 창의력 향상 교육과 인성교육뿐만 아니라 중장년의 인생 이모작 교육과정에서도 지속적인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윷놀이 지도사’는 취미가 창직으로 이어진 전형적인 사례다. 이는 자신의 적성을 정확히 파악했기에 이뤄진 창직이라고 할 수 있다. 퇴직 직후까지 자신의 적성이나 소질에 대해 알지 못했지만, 기관에서 이루어진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자신에 대해 명확히 파악하였다. 자기 자신의 이해를 바탕으로 취미였던 윷놀이를 활용할 수 있었고, 또한 새로운 직업을 만들게 된 것이다. 이처럼 창직의 시작은 자기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서 출발한다.

정혜선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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