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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 단계적 폐지…노조 협의 등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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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금융 분리 매각하는 방식으로

복수의 금융사와 협의 벌였지만 불발

금융당국, 단계적 폐지 과정에서의

소비자 권익 보호, 거래질서 유지 등

계획 충실히 마련해 이행하라고 통보

단계적 폐지 반대해온 씨티은행 노조

26일 기자회견 예정

세계일보

서울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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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이 카드, 여·수신, WM(자산관리) 등 소비자금융 사업을 단계적으로 폐지(청산)하기로 했다. 그간 소비자금융을 분리 매각하는 방식으로 복수의 금융사와 협의를 벌였지만 매각이 불발됐다.

이로써 씨티그룹은 지난 2004년 한미은행을 인수하면서 한국씨티은행을 출범시킨지 17년만에 한국 시장에서 소매금융 사업을 접게 된다.

뉴스1에 따르면 최종 철수까지 금융당국의 인가 절차를 비롯해 노동조합과의 협의 등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금융당국은 단계적 폐지 과정에서의 소비자 권익 보호, 거래질서 유지 등을 위한 계획을 충실히 마련해 이행하고 그 계획을 금융감독원장에게 제출하라는 조치명령을 사전통보했다.

단계적 폐지를 반대해온 씨티은행 노조는 26일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사업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씨티은행 경영진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소비자금융 부문 매각 작업이 불발됐다는 사실을 보고하고 단계적 폐지를 결정했다. 지난 4월15일 씨티그룹 본사가 한국을 포함한 13개 국가의 소비자금융 사업에서 출구 전략을 추진하기로 발표한 후 6개월여 동안 논의한 끝에 나온 결론이다.

씨티은행은 ”고용승계를 전제로 하는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의 전체 매각을 우선순위에 두고 다양한 방안과 모든 제안에 대해 충분한 검토를 해왔으나 여러 현실적인 제약을 고려해 전체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에 대해 단계적 폐지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부문 철수 방안으로 통매각, 부분매각, 단계적 폐지 등을 모두 고려해왔다. 씨티은행은 인수 매력도가 높다고 평가받는 WM·카드 부문 분리 매각을 인수 의향사와 협상했으나, 논의 과정에서 고용 승계 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단계적 폐지가 결정된 씨티은행 소매금융 부문은 WM, 카드, 여·수신 등이다. 지난 6월말 기준 한국씨티은행 직원은 3300여명이며 이중 소매금융 부문에서 일하는 직원은 2400여명이다.

씨티은행은 노조와 협의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잔류를 희망하는 소비자금융 소속 직원들에게는 행내 재배치 등을 통한 고용안정도 최대한 보장할 계획이다. 노사는 지난 22일 최대 7억원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하는 희망퇴직 조건에 합의했다.

또한 금융감독당국과도 긴밀히 협의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혹시 모를 피해방지를 위한 소비자 보호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씨티은행은 고객과의 기존 계약에 대해서는 계약 만기나 해지 시점까지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모든 소비자금융 상품과 서비스의 신규 가입은 중단할 예정이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의 단계적 폐지를 진행하면서 관련 법규와 감독당국의 조치를 철저히 준수할 것”이라며 “자발적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포함한 직원 보호, 소비자 보호 방안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행장은 또 “글로벌 금융파트너로서 씨티는 반세기 이상 한국 경제와 금융 발전에 기여하고 경제 위기에도 함께 해왔다”며 “씨티에게 한국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여전히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금융 사업 부문에 대한 보다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 금융 시장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씨티은행이 소매금융 부문의 단계적 철수를 결정했지만 금융당국의 인가 절차 등을 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우선 소비자 보호 등을 위한 조치명령을 사전통지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르면 금융위는 금융소비자의 권익 보호와 건전한 거래질서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금융상품 판매업자에게 시정중지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

금융위가 사전통지한 조치명령에는 ‘씨티은행은 소매금융 부문 단계적 폐지 과정에서의 소비자 권익 보호와 거래질서 유지 등을 위한 계획을 충실히 마련해 이행할 것과 단계적 폐지 절차 개시 전에 해당 계획을 금감원장에게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이 계획에는 기본원칙, 상품·서비스별 이용자 보호 방안, 영업채널 운영 계획, 개인정보 유출과 금융사고 방지 계획, 내부조직·인력·내부통제 등의 상세한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고 했다.

금융위는 오는 27일 정례회의에서 조치명령(안)의 발동 여부와 구체적인 내용 등을 확정해 의결할 계획이다. 또 소비자금융 부문의 단계적 폐지가 은행법 제55조제1항의 폐업 인가 대상인지에 대해 법률 전문가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검토 중이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매각에 대한 여야 의원의 우려에 “은행법상 인가 대상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금융 소비자 보호와 금융질서 유지 등의 측면에서 현행법상 명확하게 자세하게 들여다볼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었다.

씨티은행 노조는 단계적 철수 방침에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에 소비자금융 청산 인가를 내주지 말라고 요구해왔던 노조는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 부문 철수를 결정함에 따라 국내에서 소매금융 영업을 하는 외국계 은행은 SC제일은행만 남게 된다. 씨티은행에 앞서 HSBC는 지난 2012년 산업은행에 소매금융을 매각하려다 직원 고용 문제 등으로 이견을 좁히지 못해, 2013년 결국 청산 절차를 밟았다. 당시 HSBC의 경우 본점 역할을 하는 서울지점을 제외한 모든 지점을 폐쇄하고 소매금융 부문 전체 직원의 90% 이상을 명예퇴직으로 정리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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