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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카카오페이 청약 90만원 넣으면 1주 준다고 했는데…받을 수 있을까요?"[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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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청약이 시작된 25일 오전 10시 한국투자증권 여의도 영업점. [사진 =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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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는 90만원만 넣어도 공모주를 다 똑같이 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90만원만 딱 넣었어요. 여기 영업점은 한산해도 온라인으로 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을텐데 1주만 돼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IPO(기업공개) 대어 카카오페이의 일반 공모 청약이 시작된 25일 오전 10시 삼성증권 여의도 영업점에서 만난 60대 A씨의 말이다. 이날 오전 삼성증권 여의도 영업점은 대기 인원이 한 명도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최근에는 온라인과 모바일, 자동응답시스템(ARS) 등으로 간편하게 공모주 청약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삼성증권 여의도 영업점에 카카오페이 일반 공모주 청약을 위해 직접 방문한 A씨 역시 관계자에게 받은 모바일 청약 안내문을 보며 청약을 넣었다. A씨는 안내문을 보고 5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20주를 넣었다.

이날 오전 찾은 한국투자증권 여의도 영업점도 대기인원이 따로 없었다. 이곳 입구 바로 옆에는 청약을 할 수 있도록 놓인 전화 몇 대와 카카오페이 청약 방법 안내문이 붙어져 있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공모주 청약이 통 없다가 카카오페이 청약이 오랜만에 있는 건데, 오늘 오전 고령층 투자자 한 두분이 다녀가신 것 빼고는 아직 방문을 많이 해주시진 않았다"며 "요즘에 젊은 분들은 대부분 모바일이나 온라인으로 하시기 때문에 영업점엔 오지 않으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상 청약 마지막 날에 투자자분들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영업점은 한산했지만 온라인과 ARS를 통한 청약 경쟁률은 빠르게 치솟고 있다. 실제 이날 삼성증권 고객 상담 전화는 오전부터 불통이었다. 이날 오전 삼성증권 고객 상담 직원 연결은 약 1시간 이상이 소요될 정도였다.

청약 주관사 삼성증권 등에 따르면 오후 12시 기준 최고 경쟁률은 인수단으로 합류한 한국투자증권이 8.08대 1을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간 삼성증권의 경쟁률은 3.26대 1이다. 공동주관사로 참여한 대신증권이 1.25대 1, 한국투자증권과 마찬가지로 인수단으로 참여한 신한금융투자 6.32대 1 등을 기록 중이다.

◆ 카카오페이, 공모주 사상 첫 '100% 균등 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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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공모가 확정일인 지난 22일 오후 서울의 한 증권사 영업부에 관련 내용이 적힌 배너가 놓여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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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일정을 두 차례 미뤘던 카카오페이는 이날부터 26일까지 양일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 신청을 받은 뒤 내달 3일 상장한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서 1714.4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도 흥행을 이어갈지 이목이 쏠린다.

카카오페이 일반 공모주 청약의 특징은 공모주 사상 처음으로 '100% 균등 배분'을 한다는 점이다. 이전까지 IPO는 모두 증거금 규모가 클수록 더 많은 공모주를 받을 수 있는 비례방식이었다. 균등 배분은 금융당국이 일반 청약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시행했다.

카카오페이는 균등분배 최소 단위인 20주(증거금 90만원)만 청약하면 모두 같은 수의 주식을 배분받을 수 있다. 즉 증거금으로 90만원을 넣어도 1억을 넣어도 똑같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 일반 공모주 청약 물량은 총 공모주식의 25%인 425만주다. 삼성증권(청약 물량 230만주), 대신증권(106만주), 한국투자증권(70만주), 신한금융투자(17만주)를 통해 청약할 수 있다. 4개 증권사 모두 일반 공모주 신청 첫날인 25일에 오후 10시까지 청약 신청을 받는다. 청약 마감일인 다음날은 오후 4시에 청약이 마감된다.

공모가 9만원을 기준으로 카카오페이의 시가총액은 약 11조7000억원이다.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 기록·공모가 대비 수익률 160%)에 성공하면 시가총액은 30조원을 넘어서게 될 전망이다.

◆ 증권사 "카카오페이, 카카오플랫폼과 시너지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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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일반 공모주 청약이 시작된 25일 오전 10시 한국투자증권 여의도 영업점. [사진 =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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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카카오페이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규제 이슈가 있지만 카카오페이는 금융상품 관련 라이선스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혀 규제로 인한 금융서비스 중단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에 대한 높은 이용자 충성도, 카카오톡 플랫폼에 근거한 네트워크 효과 및 빅데이터 경쟁력, 공모자금을 통해 증권 리테일·디지털 손해보험사 자본 확충·이커머스 파트너쉽·유망 핀테크 M&A 등으로 국내 대표 핀테크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며 "금융소비자 보호법 등과 같이 핀테크 시장 성장에 따른 사회적 책임과 소비자 보호 이슈 제기되나 카카오페이는 증권·보험 라이선스를 직접 취득하는 전략 선택하고 있어 중장기 규제리스크에서 가장 자유로울수 있다"고 밝혔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의 성장 배경에도 카카오플랫폼 시너지가 존재한다"며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활용 마케팅, 카카오톡 친구에 송금, 카카오커머스의 데이터 확보, 카카오뱅크와의 신용평가모형 개발 및 고도화를 위한 데이터 협력 등 다양한 카카오 계열회사와 시너지를 발생시켰다"고 했다. 그러면서 "카카오 계열사와의 전략적 협업은 카카오 계열사의 산업 내 위상이 높은 만큼 카카오페이 이용자 확보에 필요한 비용절감이 가능하고, 데이터 공유를 통해 소비자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신규금융상품 개발에도 용이하다"고 말했다.

현재 카카오페이의 누적 가입자는 3650만명,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200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2843억원으로 전년보다 101.6%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79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 상반기 26억원의 영업이익을 세우며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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