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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폴란드 총리 "EU가 머리에 총부리 대고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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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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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이틀째를 맞아 회의장에 도착하고 있다.로이턴뉴스1


[파이낸셜뉴스] 최근 내정간섭 논란으로 유럽연합(EU)과 충돌하고 있는 폴란드 정부가 EU의 자금 제재를 정면으로 공격하며 “머리에 총을 대고 위협한다”고 비난했다. 폴란드는 당장 EU 탈퇴를 준비하는 것은 아니지만 폴란드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최근 EU가 지원금을 볼모로 폴란드를 압박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다행히도 지금 문제는 정치적 과정으로 이뤄지고 있고 정치인이 멈출 수 있다”며 “우리는 누군가 머리에 총을 들이댄 상황에서 대화할 수 없기 때문에 정치적 해법이 가장 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원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기후변화 혁신안 등 EU의 핵심 정책에 어깃장을 놓을 것인지 묻는 질문에 “EU 집행위원회가 세계 3차 대전을 일으킨다면 어떻게 하겠냐?” 고 되물었다. 모라비에츠키는 “만약 EU가 3차 대전을 시작하면 우리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무기를 동원해 우리의 권리를 방어할 뿐이다”고 강조했다.

폴란드와 EU의 갈등은 2015년 모라비에츠키 집권 이후 격렬해졌다. 모라비에츠키와 우파 여당 법과정의당(PiS)은 2018년 행정부에 유리한 방향으로 사법부와 언론 개혁을 진행했다. 현지 정부는 대법관의 정년을 하향해 약 3분의 1에 달하는 대법관을 해임할 계획을 내놨다. 동시에 판사 임명권을 사실상 의회에 주고 법무부의 유임 승인을 받지 않은 법관이 모두 사임하도록 했다.

EU 국가들은 폴란드가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여 민주주의를 훼손했고 EU 회원국 자격을 만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EU는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폴란드에 대한 법치 여부를 조사했고 지난 9월 발표에서 폴란드의 정책이 바뀌지 않는다면 EU 차원에서 매일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 동시에 폴란드에 지급할 예정이었던 코로나19 회복 자금 360억유로(약 49조원) 승인을 미뤘다.

이에 폴란드 정부는 EU가 주권을 침해한다고 반발했다. 폴란드 헌법 재판소는 지난 7일 판결을 통해 자국 영토에서 폴란드 헌법이 EU 규약보다 우선한다고 밝혔다. 반면 EU 정상들은 21일 회의에서 EU 영역 안에서 EU 규약이 개별 법률보다 더 중요하다고 폴란드를 압박했다.

모라비에츠키는 FT와 인터뷰에서 “만약 누군가가 우리를 완전히 불공평한 방식으로 공격한다면 우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방어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EU 지도부가 우리를 차별적이고 강권하는 방식으로 대한다고 생각하며 상황이 심각해진다면 우리의 전략에 따라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모라비에츠키는 다만 EU 최고 사법기관인 유럽사법재판소(ECJ)가 지난해 초 지적한 대법원 판사 징계위원회는 연말까지 해산하겠다고 약속했다.

모라비에츠키는 EU 탈퇴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폴란드 국만 88%가 EU에 머물고 싶어 하며 그중 절반이 여당 지지자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폴란드가 EU에 완전히 머물 것이라고 확신하며 탈퇴 위기는 없다. 우리는 EU의 일부로서 폴란드의 권리를 맹렬하게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모라비에츠키는 동시에 "우리는 지원금을 조만간 반드시 받을 것"이라며 "절대 항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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