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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건희 1주기 차분한 추도식…인력개발원에 흉상 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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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1주기 추도식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가족 선영에서 치러졌다. 추도식은 대규모 행사 대신 간소하고 차분하게 지내자는 고 이 회장 유족의 뜻에 따라 가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차분하게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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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1주기인 25일 경기도 수원시 소재 선영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이 추도식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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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추도식에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재용 부회장, 흉상 제막식 참석해 별도 추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추도식 후 용인시에 위치한 인력개발원 창조관을 방문, 고인의 흉상 제막식에 참석해 별도의 추모 시간을 가졌다. 제막식에는 이 부회장 이외에 삼성 사장단 5명만 참석했다. 삼성전자 측은 “삼성은 생전에 ‘인재제일’ 철학을 바탕으로 ‘창의적 핵심인재’를 양성하는 데 힘을 써 온 고 이 회장을 추모하기 위해 창조관에 흉상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고 이 회장과 관련된 여러 의미 있는 장소 중 인력개발원을 낙점한 데는 고 이 회장이 강조한 인재 경영의 가치를 기리고 계승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간 중시’와 ‘기술 중시’를 토대로 질 위주의 경영을 실천하는 ‘신경영’이 고인의 경영 철학”이라고 말했다.



이건희 “한 명의 천재가 10만 명 먹여 살려”



고 이 회장은 2003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명의 천재가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고 밝힐 정도로 창의적 핵심 인재 양성에 공을 들였다. 여성 인재 등용에도 남다른 철학을 가졌다. 1997년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 “다른 나라는 남녀가 합쳐 뛰고 있는데 우리는 남자 홀로 분투하고 있다. 마치 바퀴 하나는 바람이 빠진 채로 자전거 경주를 하는 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고 이 회장의 철학은 능력 위주 인사 정착, 글로벌 인재 양성, 여성 중시 인사 등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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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건희 회장이 2003년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메모리 연구동 전시관에서 당시 황창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으로부터 차세대 메모리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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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기술 중시의 일환으로 연구개발(R&D)에도 힘썼다. 그는“연구개발(R&D)은 보험이다. 이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농부가 배가 고프다고 논밭에 뿌릴 종자로 밥을 지어 먹는 행위와 같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막강한 R&D 규모를 자랑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최근 10년(2011~2020년)간 R&D에 쓴 돈은 158조원에 달한다. 올 상반기에만 10조원을 R&D에 투자했다. R&D 조직 역시 국내 21개 연구소와 해외 11개 연구소로 구성돼있다.

이 부회장은 인력개발원에 고 이 회장의 흉상을 세움으로써 이 회장의 뜻을 기리고 철학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 역시 “변하는 환경 속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은 장기적ㆍ근원적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기술 경쟁력’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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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R&D 비용 및 매출액 대비 비중.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 부회장은 출소 직후인 8월 24일‘새로운 미래를 여는 기업’을 선언하고 반도체ㆍ바이오ㆍ차세대 통신ㆍ신성장 IT R&D 분야에 향후 3년간 국내 180조원을 포함, 총 240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또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시스템 반도체 투자도 171조로 확대하는 한편, 차세대 통신ㆍ인공지능(AI)ㆍ로봇ㆍ슈퍼컴 등 미래 신기술에 대한 R&D를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첨단 산업 위주로 채용을 확대해 통상적인 채용 계획보다 1만 명이 넘는 4만 명을 직접 고용함으로써 미래 세대를 위한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약속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고 이 회장은 세상이 지식 기반 사회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핵심 자원이 인재에 있다고 본 것”이라며 “이 부회장 역시 반도체뿐 아니라 바이오ㆍ인공지능ㆍ로봇 등 미래 신기술 확보의 핵심을 인재라는 보고 관련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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