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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이재명 돕자"는 김어준에 이낙연 측근 정운현 "옳지 않아"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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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선 끝난 지 2주 만에 명낙 회동했지만
이낙연 지지층에선 '이재명 비토' 여론 여전
'이재명 지지' 김어준 향해 이낙연 최측근 반발
"방송 그만두고 이재명 캠프나 가라" 쏘아붙여
한국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종로구 한 찻집 앞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맞이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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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민주당 대선 경선이 끝난 지 딱 2주 만인 24일 만나 포옹하고 악수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표는 선대위 상임고문 역할을 수락하는 등 정권재창출을 위한 원팀을 다짐했지만,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이 전 대표 측근과 지지자들은 아직 '이재명 경기지사를 민주당 대선후보'로 인정할 마음이 없어 보여서다.

이 전 대표 지지층에서 '이재명 비토' 여론은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 전 대표 캠프에서 공보단장으로 활동하며 최측근으로 분류돼온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두 사람의 만남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명낙대전의 앙금이 여전하다는 걸 보여준다. 정 전 실장은 이 전 대표의 경선 승복 이후에도 이 후보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온 인물이다.

명낙 원팀 회동에도, 이낙연 지지층 '이재명 비토' 공개 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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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종로구 한 찻집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 회동을 마치고 배웅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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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실장은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을 한 친여권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씨를 걸고 넘어졌다. 김씨는 전날 유튜브 '딴지 방송국' 채널에 올라온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이재명은 돈, 줄, 백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여기까지 왔다"며 "지금부터는 당신들이 좀 도와줘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이 전 대표 지지층을 겨냥한 메시지란 분석이 나왔다.

그러자 정 전 실장은 김씨를 향해 "정 돕고 싶으면 방송을 그만두고 이재명 캠프로 가라"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정 전 실장은 김씨가 언론인이라는 점에서 특정 후보의 지지를 독려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논리를 폈다.

정 전 실장은 "헌법은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어 누구든 자유로이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고 특정 정치인을 지지할 수도 있다"면서 "단, 여기서 언론인은 예외다"라는 말로 김씨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지지' 김어준 향해, 이낙연 최측근 "방송 그만두고 캠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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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대선 후보,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한 찻집에서 만나 포옹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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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유력한 방송인으로 불리는 김어준씨가 이재명 후보를 공개 지지, 호소한 것은 옳지 않다"며 "정 그리 하고 싶으면 방송을 그만두고 이재명 캠프로 가면 된다"고 몰아 세웠다. 이어 "이미 친이재명 방송을 해왔고, 향후에도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면 이번 기회에 마이크를 놔야 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경선 기간 김씨의 방송이 이재명 후보에 편향됐다는 주장까지 편 것이다.

정 전 실장의 이 같은 반응은 일부 이 전 대표 지지층의 정서를 대변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두 사람의 회동 장소에도 일부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사사오입 철회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경선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재명 지사를 향해 욕설을 내뱉는 지지자도 있었다.

트위터에는 이 전 대표가 수락한 상임고문의 역할은 "대표를 지낸 인물의 당연직"이라고 원팀의 의미를 깎아 내리거나, "내 표는 내가 알아서하겠다"며 이재명 후보를 보이콧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글들이 이 전 대표 지지층에서 퍼지고 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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