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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6년 8개월… 코로나 때문에 역대 최장수 駐北 중국대사된 리진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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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리진쥔 주북한 중국 대사가 23일 북한 장진호 전투 당시 전사한 중국군 묘역을 방문했다./중국 CCTV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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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진쥔(李進軍·65) 주북한 중국 대사가 23일 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함경남도 장진군 장진읍을 찾아 1950년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중국군 묘역에 헌화했다고 중국 관영 CCTV방송이 24일 보도했다. 방송 화면을 보면 약 20여 명의 북한 주재 중국 외교관들도 동행했다. 주북한 중국 대사관은 매년 중국군 6·25 참전 기념일(10월 25일) 앞두고 행사를 여는데, 올해는 중국에서 장진호 전투를 다룬 영화 ‘장진호’가 인기를 끌자 함경남도를 찾은 것이다.

이날 행사는 리 대사가 북한에 온 후 7번째 치르는 6·25 참전 기념일 활동이다. 2015년 3월 부임한 리 대사는 6년 8개월째 북한에서 근무하고 있다. 1970년대 북한에서 근무했던 리윈취안 대사(6년 4개월)를 제치고 역대 최장 근무인 셈이다. 리 대사가 원해서가 아니다. 정년을 넘긴 나이에 후임까지 정해져있지만 중국에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북한이 코로나를 우려해 외부 인원의 입국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리 대사의 후임으로 알려진 왕야쥔(王亚军·52) 전 대외연락부 부부장(차관)은 올 1월 대외연락부 부부장에서 물러났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3월 부임했어야 했지만 아직까지 베이징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 대사는 후임이 오지 못해 자리를 비우지 못하는 것이다.

육로 무역 중단, 국외 인원의 입국 금지라는 북한의 초고강도 방역 조치 때문에 평양에 있던 각국 외교공관은 운영을 중단하고 인원을 철수시키고 있다. 지난 9일에 주북한 루마니아 대사관이 운영을 중단했다. 루마니아 외교부는 “업무 수행을 위해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순환 근무해야 되지만 코로나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서 공관을 운영하는 국가는 중국, 쿠바, 러시아 등 총 9개국이다.

북한이 국경을 닫으면서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들도 북한에 못 들어가고 있다. 지재룡(79) 전 주중 북한대사는 지난 2월 후임인 리룡남(65) 대사가 베이징에 도착해 업무를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베이징 북한 대사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주중 북한 대사로 부임한 지재룡 전 대사가 베이징에서 팔순을 보낼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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