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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野경선 D-11, 여론조사 문항 놓고 尹·洪 샅바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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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측 “이재명과 양자대결로 조사”

홍준표 “4지선다로 한명 골라야… 기상천외 조사 고집땐 중대결심”

일부 “한판으로 결정, 깜깜이 선거”

조선일보

국민의힘 윤석열 (오른쪽),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2021년 10월 15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은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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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국민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 후보들 간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다음 달 3~4일 실시하는 여론조사를 열흘 앞둔 24일, 홍준표 의원이 “끝까지 기상천외한 여론조사를 고집한다면 중대 결심을 할 수도 있다”고 하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중대 결심을 하든 말든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고 맞받았다. 캠프가 아닌 후보 본인들이 여론조사 문항으로 충돌한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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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 당원 투표 50%를 합산해 11월 5일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국민 여론조사는 11월 3~4일, 당원 투표(모바일·ARS)는 1∼4일 진행한다. 후보들은 당 선관위 결정에 따라 본경선에 50%가 반영되는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한 ‘본선 경쟁력’을 묻는 데는 합의했다. 당원 투표는 후보 4명 중 한 명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일반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서는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이다. 윤 전 총장 측은 ‘양자 가상 대결’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예컨대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 후보가 대결한다면, 어느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고 물은 뒤 원희룡·유승민·윤석열·홍준표(가나다순) 후보 이름을 각각 넣어 4차례 질문하는 식이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 측도 이러한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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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이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김태호 의원을 포옹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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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홍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서 “1대1로 4자(者)를 조사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라며 “네 사람 중 누가 경쟁력이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홍 의원이 주장하는 ‘4지선다형’은 ‘이재명 후보와 맞설 국민의힘 후보로 어느 후보가 가장 경쟁력 있나’라고 한 질문을 하면서 네 후보 가운데 고르도록 하자는 것이다. 유 전 의원 측 역시 “양자 가상 대결로 할 경우 변별력이 떨어지면서 당원 투표로만 후보자가 선출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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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23일 ‘경선 결선 투표에 임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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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관계자는 “사실상 여론조사 문구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수도 있다”고 했다. 홍 의원은 ‘중대한 결심’과 관련해 일단 경선 불복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번 주 중 선관위 결정에 따라 당 내홍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날 오후 열린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 회의에선 각 진영 대리인들이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경선은 또 민주당처럼 ‘중간 발표’ 없이 5일 한 번에 대선 후보가 결정되기 때문에 “깜깜이 선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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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jp희망캠프에서 '경선 결선 투표에 임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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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윤 전 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국민의힘 김태호·박진 의원과 심재철·유정복 전 의원 등을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인선을 발표했다. 홍 의원은 “광역단체장 공천을 미끼로 중진들을 캠프에 영입한다”고 했고, 이에 윤 전 총장은 “답변할 가치가 없는 얘기”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논란이 된 ‘개 사과’ 인스타그램 글과 관련해 아내 김건희씨가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원래 선거라는 건 시쳇말로 패밀리 비즈니스라고 하지 않나”라며 “어떤 분은 가족이 후원회장도 맡는데”라고 했다. 홍 의원의 대선 예비 후보 후원회를 아내 이순삼씨가 맡은 점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자 홍 의원은 윤 전 총장 아내 김씨를 겨냥해 “소환 대기 중이어서 공식 석상에 못 나오는 부인보다는 유명 인사가 아닌 부인을 후원회장으로 두는 것은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상대방의 전과, 비리, 막말, 망언을 두고 이전투구하는 모습은 피장파장이고 도긴개긴”이라며 “본선에 가면 무난하게 질 후보들이다. 이재명을 확실하고 안전하게 이길 후보는 유승민뿐”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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