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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한국선수 LPGA 200승…33년만에 고진영이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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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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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23·솔레어·사진)이 24일 부산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파72)에서 진행된 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연장 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여자 프로골퍼가 LPGA 통산 200승을 달성한 것은 1988년 고(故) 구옥희 프로가 최초 우승한 이후 33년 만이다.

역사 쓴 고진영…세계1위 복귀·시즌 4승 겹경사

BMW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韓 LPGA 통산 200승

3연속 버디 두 차례…8타 줄여
1차 연장서 버디, 임희정 제압

LPGA투어 개인 통산 11승째
우승상금도 3억5000만원 받아
올해의 선수·CME포인트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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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200승,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 복귀, 시즌 4승, LPGA 다승 1위….' 고진영(23·솔레어)이 부산에서 열린 한국 유일의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생애 최고의 하루를 만들었다.

24일 부산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일 4라운드. 단독 선두 임희정(21)에게 4타 뒤진 공동 2위에서 출발한 고진영은 무려 버디만 8개를 잡아내며 합계 22언더파 266타로 공동 선두로 대회를 마쳤다. 이제 우승을 건 운명의 단판 승부. 18번홀에서 펼쳐진 연장전은 의외로 쉽게 끝났다. 임희정의 두 번째 샷이 홀 5m 지점에 떨어진 반면, 고진영은 완벽한 유틸리티샷을 선보이며 공을 홀 60㎝에 딱 붙였다. 임희정이 버디에 실패하며 그대로 승부는 막을 내렸다.

LPGA 투어 한국 선수 통산 200승의 주인공이 된 고진영은 우승상금 30만달러(약 3억5000만원)를 손에 쥐었다. 그보다 더 기쁜 일이 있다. 올 시즌 전반기에 부진하면서 넬리 코르다(미국)에게 빼앗긴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무려 4개월 만이다. 또 올 시즌 4승을 기록하며 코르다(3승)를 앞질렀다.

더욱 기쁜 일은 한국 골프팬 앞에서 한국 골프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는 것이다. 바로 LPGA 투어 한국 선수 통산 200승. 고진영은 올 시즌 후반기 우승 행진을 펼치며 통산 197승부터 200승까지 모두 본인 손으로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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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이 아니다. 시즌 후반기 매섭게 4승을 올린 고진영은 각종 타이틀 경쟁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레이스 투 CME 글로브 포인트에서 코르다(2920.6점)를 제치고 1위(3400.150점)에 올랐고,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도 176점을 쌓으며 161점에 머무른 코르다를 앞지르는 데 성공했다. 물론 '톱10' 피니시는 4승 포함 11차례나 톱10에 오르며 '톱10 횟수' 부문에서도 공동 2위(9번) 대니얼 강, 리디아 고(뉴질랜드)와의 격차를 벌렸다. 이제 남은 것은 '상금'. 고진영은 이번 대회까지 195만6415달러를 벌어 1위 코르다(197만4657달러)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제 남은 LPGA 투어 대회는 단 2개. 다음달 11일(한국시간)부터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과 바로 이어지는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이다.

고진영은 "임희정이 워낙 탄탄한 경기를 펼쳐 따라가기만 하면 2등은 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쳤다. 200승 영광을 안은 것은 운이 좋았고, 신기한 우승인 것 같다"고 말한 뒤 "남은 미국 대회 2개를 잘 치르고 오겠다. 한국 선수 LPGA 투어 200승째 우승 선수가 된 것은 매우 특별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고진영의 우승은 그동안 흘린 땀의 결과다. 고진영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나흘간 단 하루도 경기가 만족스럽지 않았고 너무 부족하다고 느꼈다"고 돌아본 뒤 "이후 다시 주니어 선수처럼 연습했다. 아침 8시부터 저녁 6~7시까지는 연습장에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가끔은 주니어 시절의 각오로 연습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진영의 우승으로 한국은 무려 33년 만에 LPGA 투어 통산 200승 고지를 밟았다. 1988년 고(故) 구옥희가 LPGA 투어 스탠더드 레지스터 대회에서 한국인 최초 우승 기록을 세웠다. 이후 1998년 박세리가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을 포함해 4승을 거두며 본격적인 승수 쌓기에 돌입했다. 1999년 '땅콩' 김미현이 10번째 우승자가 됐고, 2001년 박세리가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한국 통산 20승' 고지를 밟았다. '통산 100승' 주인공은 유소연이다. 1950년 출범한 LPGA 투어에서 미국 선수들은 총 1527승을 합작해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은 200승으로 스웨덴(118승) 호주(89승) 등을 제치고 이 부문 역대 2위에 올라 있다.

임희정은 이날 4타 차 선두로 출발해 LPGA 투어 직행을 노렸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LPGA 투어 멤버인 김아림(26)과 리디아 고, 이다연이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해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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