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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속 中·러 해군 함정 10척, 일본 열도 주변서 무력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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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함정, 사상 처음 오스미해협 동시 통과
양국 연합훈련 후 사실상 일본 한 바퀴 돈 셈
외신 "미국에 맞서려는 분명한 움직임" 분석
한국일보

러시아와 중국 군함이 23일 태평양을 함께 항해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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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의 군함이 사실상 일본 열도를 한 바퀴 도는 ‘무력 시위’를 벌였다. 최근 대만 이슈와 고율 관세 문제 등으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러시아가 군사적으로 밀착하는 동시에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일본을 압박하고 나선 모습이다.

24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는 전날 “각각 5척의 중국 및 러시아 군함이 가고시마현 오스미해협을 통과해 동중국해로 진출했다”고 발표했다. 양국의 함정이 동시에 오스미해협에 진입한 사실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함정들은 이달 14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중국과 러시아의 ‘해상연합-2021’ 훈련에 참여한 뒤 일본 열도를 거의 한 바퀴 돌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표트르 대제만 해역에서 훈련을 마친 양국 군함은 같은 달 18일 일본 홋카이도와 혼슈 사이의 쓰가루해협을 거쳐 태평양으로 나아갔다. 이후 지바현 동쪽 이누보자키 앞바다 130㎞ 지점까지 접근하며 일본 열도 우측을 따라 남쪽으로 항해했고, 최종적으로는 22일 오스미해협을 통과해 동중국해로 빠져나갔다.
한국일보

그래픽=신동준 기자


아울러 23일에는 중국의 헬기 이착륙 훈련마저 확인돼 중일 간 긴장이 조성되기도 했다. 중국군은 이날 오전 나가사키현 단조군 인근에서 미사일 구축함 함재 헬기의 이착륙 훈련을 했는데, 이를 인지한 일본도 ‘항공자위대 전투기 긴급 발진’으로 대응했다. 앞선 21일에도 중국과 러시아는 시즈오카현 동남부 이즈 제도 인근에서 같은 훈련을 시행했다.

중국과 러시아 함정이 지나간 오스미·쓰가루 해협은 국제해협이다. 통과 자체가 국제법상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다만 일본 정부와 언론은 ‘반미 기치 아래 뭉친 양국이 일본을 압박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도 이번 움직임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판단, 정확한 의도를 분석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해당 군함들이 센카쿠열도나 대만 쪽으로 항로를 잡으면 긴장이 고조되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이를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분간 중국과 러시아의 ‘밀월’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의 해소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탓이다. 전날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과 러시아의 행동을 “미국에 맞서려는 분명한 움직임”으로 규정하면서 “양국의 군사훈련이 향후 합동 항공·해양순찰 수준으로 격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군사전문가 송중핑도 “중·러 모두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의 안보협의체) 등 대외 압력에 직면했다”며 “두 나라에는 상호전략적 협력 강화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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