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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부유’ 내건 중국 “주택보유자 부동산세 도입”... 고공행진하는 집값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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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인대, '부동산세 개혁업무 결정' 의결
세부 방안, 시범 지역 선정은 국무원에 위임
경기급랭, 헝다사태 등에 '성공'은 장담 못해
한국일보

중국 정부가 주택 보유자를 상대로 '부동산세'를 부과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공식 결정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중국 경기 급랭, 부동산기업 '헝다그룹'의 파산 위기 등으로 인해 이 제도가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진은 중국 상하이에 있는 헝다센터 빌딩 전경. 상하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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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주택 보유자들에게 부과하는 세금인 ‘부동산세’의 도입을 공식화했다. 표면상 목표는 ‘주택의 합리적 소비 및 부동산시장 발전’이지만, 최근 전면에 내건 시진핑 국가주석의 ‘공동부유’ 국정 기조에서 비롯된 조치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주택 가격이 ‘불평등의 상징’으로 부각되고 있어, 당장 집값부터 잡는 게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다는 의미다. 다만 악화하는 경제 상황, 중국 부동산업계 1위 기업인 ‘헝다그룹’ 파산 위기 등으로 시장 불안이 고조되는 탓에 부동산세 도입 과정이 순탄할지는 미지수다.

23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일부 지역 부동산세 개혁업무에 관한 결정’을 의결했다. 이어 △세부 규정 마련 △시행권 등은 정부 조직인 국무원에 위임하면서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시범 지역을 선정하라”고 요구했다. 구체적 규정은 국무원 공포 시점부터 5년간 유효하고, 그 이후 적용 기간 및 적용 도시를 바꿀 땐 다시 전인대 승인을 얻도록 했다. 앞서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부동산세 우선 도입 지역을 상하이, 충칭 등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번 결정은 일단 ‘시범 도입’ 차원이긴 해도, 사실상 중국에선 없는 셈이나 마찬가지였던 ‘주택 보유세’의 부과를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지금까지는 주택 거래세만 일부 있었을 뿐, 한국의 재산세 또는 종합부동산세에 해당하는 세금은 과세되지 않았다. 고가주택 소유자 및 다주택 보유자들에게만 유리했던 셈이다. 2011년 ‘방산세’라는 이름으로 일부 도시에서 시범 도입된 적도 있었으나, 예외 규정이 워낙 많아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했다.

10여 년 전부터 필요성이 제기됐던 해묵은 과제를 이제서야 추진하고 나선 건 무엇보다 시 주석의 ‘공동부유’ 국정 철학 때문이다. 공산당은 올해 7월 창당 100주년 때 “절대 빈곤을 타파하고, 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샤오캉(小康) 사회에 접어들었다”고 선전했다. 하지만 심각한 빈부 격차, 특히 주민 소득 대비 월등히 높은 집값 부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컸다. 실제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의 주택 가격은 서울, 도쿄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비싼 수준이다. 종신집권을 노리는 시 주석으로선 우선 집값 억제를 통해서 ‘공동부유’에 대한 정부 의지, 실현 가능성을 설파해야 한다고 판단했을 법하다.

문제는 중국의 현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경기 급랭, 헝다 사태에 따른 불안감 확산은 물론 당내에서조차 부동산세 도입에 대한 저항이 만만치 않다. 현재로선 이 제도의 성공적 도입 및 정착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WSJ도 19일 보도에서 “시 주석이 부동산 거품을 잡기 위해 내놓은 ‘주택 보유세’의 전국적 도입이 강한 역풍 탓에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범 도입 지역도 당초 계획의 30개 도시에서 10여 곳으로 줄어들었다”고 짚은 바 있다. 향후 국무원이 내놓게 될 구체적 청사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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