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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코스피 또 충격받나…美 연준 "물가안정 수단 동원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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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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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대응 기조를 공세적으로 바꿀 것임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국제결제은행(BIS) 주최 세미나에서 "전체적인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며 "공급 부족과 높은 인플레이션은 과거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갈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간 인플레이션이 일시적(transitory)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기조를 강조해왔던 것과 결이 달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고 더 높아질 위험이 보이면 물가를 안정시키고 완전고용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파월 의장의 최근 발언 중 가장 강도 높은 발언이다.금리 인상을 가능한 한 조기에 단행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내년 7월까지 테이퍼링(유동성 공급 축소)을 끝내겠다고 밝힌 만큼 내년 9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더 유력해지고 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함께 중요하게 여겨온 '최대 고용' 달성 시점은 내년에 충족할 것이라고 파월 의장은 전망했다.

파월 의장은 공급망 병목현상이 예상보다 오래갈 것으로 전망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공급 측면의 부족 사태가 악화돼왔다. 공급망 병목이 더 길어질 위험성이 분명해졌고 이는 더 높은 물가 상승률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비자들을 향해서는 "식료품, 휘발유와 같은 것들의 물가 상승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은 주택 임대료, 임금 등 한 번 오르면 쉽게 내리지 않은 항목들까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임금에 대한 압력도 오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 5월부터 5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5%를 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4~7월은 지난해 같은 기간 코로나19 사태 직후 물가가 크게 하락한 기저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8월 이후에도 물가 상승세는 공급망 병목현상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생산자물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더 높은 수준을 기록 중으로 소비자물가 상승 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8.6% 올랐다. 이는 2010년 11월 자료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 폭이다.

민간에서는 초인플레이션(하이퍼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소셜미디어 트위터와 금융 플랫폼 스퀘어를 창업한 잭 도시 최고경영자(CEO)는 22일 트위터에 "초인플레이션이 모든 것을 바꿀 것이다. 그것은 이미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인플레이션은 곧 미국에서 발생할 것이고 전 세계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퀘어는 가상화폐를 결제 시스템에 적용하는 등 새로운 금융 분야에서 앞서고 있는 금융 플랫폼이다.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목적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발언이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빌 그로스에 이어 '신(新)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대표는 CNBC 인터뷰에서 "적어도 내년까지는 물가 상승률이 4%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례 없는 인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나자 인플레이션이 극심했던 나라들에 빗대 '짐바메리카(짐바브웨+아메리카)' '베네수메리카(베네수엘라+아메리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예상보다 수준이 높으며 장기화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을 하락시키는 주된 요인으로까지 작용하고 있다.

23일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한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첫 3개월인 1월 20일부터 4월 19일까지는 평균 56.0%에 달했으나 최근 3개월인 7월 20일부터 10월 19일까지는 44.7%로 낮아졌다.

아프가니스탄 철군도 영향을 미쳤지만 최근 지지율 하락세는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경제위기 대응 부족이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 2월 만료를 앞둔 파월 의장의 임기 연장 여부는 조만간 결정될 예정이다. 인플레이션이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난제로 부상한 상황에서 파월 의장이 공격적 대응 기조로 모드를 전환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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