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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백악관은 금박 새장”…바이든, 취임 후 276일 중 108일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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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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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276일 중 108일을 백악관을 떠나 자택이나 별장에서 시간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초기 백악관을 비운 횟수보다 더 빈번한 것이다.

미국 CNN은 23일(현지시각) ‘현재까지 바이든 임기 초기의 휴가(getaway) 일수는 트럼프를 앞섰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의 일정을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상당 시간 백악관을 비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금요일인 지난 22일에도 백악관을 벗어나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자택으로 향했다. CNN에 따르면 이번 방문을 포함해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35차례 개인적 여행을 떠났으며, 276일 가운데 108일을 델라웨어 자택이나 메릴랜드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를 찾았다. 종일과 부분적으로 시간을 보낸 날까지 합계한 수치다. 108일 중 69일은 윌밍턴 자택(23회 방문), 32일은 캠프 데이비드(10회 방문), 7일은 레호보스 해변 별장(2회 방문)이었다.

일반적으로 백악관에서 윌밍턴 자택까지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금요일 근무를 마친 뒤 백악관을 떠나 월요일 업무 시작 전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날이 많다고 했다.

CNN은 전임 대통령들이 백악관을 비운 일수가 바이든 대통령보다 훨씬 적었으며, 최근 대통령들 중 바이든이 가장 많은 시간을 떠나 있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 기간 플로리다주 리조트 마러라고나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개인 소유 골프클럽에서 61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9일을 보냈다. 버락 오바마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각각 40일, 84일 백악관을 비웠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대변인은 CNN에 “미국 대통령들은 해외 방문 중이든, 백악관에서 100마일 떨어진 윌밍턴에 있든, 그들의 위치와 관계없이 끊임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이 어디에 있든지 대통령은 전염병을 종식시키고 우리 경제가 중산층에게도 전달될 수 있도록 하고, 국가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매일 일하고 있다”고 했다.

CNN은 코로나 확산으로 재택근무가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대통령의 업무 공간 또한 확장됐으며, 보안 통신장비와 시설을 갖추면 어디에서든 원격근무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4주가 지났을 당시 CNN 타운홀에서 “나는 출마할 때 백악관에서 사는 대통령이 아닌 국가의 미래를 위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며 “다른 대통령들에게서도 들었겠지만, 백악관에서 사는 것은 ‘금박 새장’에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8월 브리핑에서 “(백악관을 떠나 자택으로 향하는 것은) 그곳이 그의 집이기 때문이다. 당신들도 집에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나.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그도 사람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CNN은 대통령이 이동할 때마다 세금이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전 경호국 요원이자 CNN 법 집행 분석가인 조나단 와크로우는 “델라웨어에서 하룻밤을 보내든, 워싱턴 내 지역을 방문하든, 대통령이 백악관 건물을 떠날 때마다 상당한 비용이 발생한다”고 했다. 비용에는 대통령의 목적지에 파견된 경호국 요원과 공무원, 기술전문가 등의 숙소를 비롯해 소방서, 응급의료서비스, 전용 헬리콥터, 항공기 보안 등이 포함된다.

와크로우는 “대통령과 함께 움직이는 거대한 버블이 있다. 위기의 순간에도 대응을 위한 어떤 방해도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워싱턴에 있는 것과 같은 수준이어야 한다”고 했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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