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전문] 김동연, '새로운물결' 창당…송영길·이준석 앞에서 "정치판 바꾸겠다"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별칭으로 '오징어당'…"오징어게임이 사회 자화상"
세 가지 다른 점 제시…"현상 아닌 근본 원인 찾겠다"
여야 대표는 물론 김종인도 참석…"정치 바꿔야 한다"
3지대 선택했지만…안철수 등과 연대 가능성도 나와


이투데이

대선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1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서울숲 포휴에서 진행된 유튜브 채널 선후포럼 생방송에 참석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권 도전을 위해 거대 양당이 아닌 3지대를 선택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새로운물결'이라는 신당을 창당했다. 김 전 부총리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앞에서 야심 차게 기득권 정치를 타파하고 정치판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낮은 인지도와 지지율 탓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연대 가능성도 나오는 상황이다.

김 전 부총리는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누리꿈 스퀘어에서 '새로운물결'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송 대표, 이 대표 등 여야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축하를 건넸다.

김 전 부총리는 환영사를 통해 "대한민국이 이대로 가면 안 되겠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새로운물결을 창당한다"며 "정권교체를 뛰어넘는 정치교체를 위해 새로운물결을 창당한다"고 강조했다.

거대 양당의 대표 앞에 선 김 전 부총리는 "지금 정치판의 강고한 양당 구조로는 대한민국이 20년 넘게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라를 반쪽으로 나누고 사생 결단하는 지금의 선거판에서 누가 당선되든지, 누가 집권하든지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 전 부총리는 창당 과정에서 다른 이름으로 고려됐던 '오징어당'을 언급하면서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이 현대 사회의 자화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새로운물결의 별칭을 오징어당이라고 하셔도 좋겠다"며 "정치판은 가장 전형적인 ‘오징어게임’의 장"이라고 비꼬았다.

기존 정당과 차별을 위해선 세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눈에 보이는 현상으로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 원인을 찾겠다"며 "문제의 가지가 아니라 뿌리를 찾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겠다"며 "특히 청년에게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를 줄 수 있는 해법과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청년투자국가 △기회의 양극화 해소 △정치구조를 깨는 정치개혁 등을 약속했다. 그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완전히 새롭게 하겠다"며 "누구나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고자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전 부총리는 "세상의 변화는 큰 것보다 작은 것에서, 중심보다는 변방에서부터 시작된다"며 "지금은 작은 시냇물이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뜻과 행동이 모여지면 결국 거침없는 강물을 이룰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우리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 기회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를 만들자"고 얘기했다.

김 전 부총리의 신당 창당에도 당분간 큰 반향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 전 부총리가 인지도도 낮고 지지율도 나오지 않아 관심을 끌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 전 부총리는 대권 도전과 신당 창당 소식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1%대를 유지하거나 아예 조사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연대 가능성도 나온다. 국민의당 관계자에 따르면 안 대표는 늦어도 국민의힘 후보가 확정되는 11월 5일 전에는 대선 출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아래는 김 전 부총리의 새로운물결 창당 환영사 전문.

새로운물결 발기인 대표 김동연 환영사

저는 34년 공직을 그만두고 2년 반 넘게 전국을 돌아다녔습니다.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농민, 어민, 소상공인, 자영업자, 청년, 취준생, 대학생 등입니다. 삶의 절박한 현장을 보면서 공직생활에서 미처 깨닫지 못한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여수 작은 어촌 마을에서 만난 분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전에는 나라가 국민을 걱정했는데 이제는 국민이 나라를 걱정합니다.”

창당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이틀 만에 수백 명의 자원봉사자가 쇄도했습니다. 일주일도 안 되어 수천 명이 자발적으로 발기인으로 참여해주셨습니다. 오늘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분야의 발기인들께서 이 자리에 참석하셨습니다. 또 많은 분들이 줌과 유튜브를 통해 함께 해주고 계십니다. 한 분도 동원하거나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이 분들께 작은 이벤트를 제안했습니다. 각자가 꿈꾸는 나라는 어떤 것인지 짧게 글을 써서 SNS에 올려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자, 한번 보십시오! 이런 내용들입니다.

어떤 분은 ‘평범한 사람이 땀 흘린만큼 잘 사는 나라’라고 쓰셨습니다. 또 어떤 분은 ‘나라와 사회가 우리 아이들을 같이 키워 주는 나라’라고 썼습니다. 많은 정치인들이 현란한 말로 나라를 위해 뭘 하겠다고 하지만, 이 말들보다 더 진정성 있는 말이 어디 있겠습니까?

저희는 오늘 이런 분들과 함께 <새로운 물결>을 창당합니다.
이런 분들, 우리 국민이 꿈꾸는 나라를 만들려고
<새로운 물결>을 창당합니다.
대한민국이 이대로 가면 안 되겠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새로운 물결>을 창당합니다.
정권교체를 뛰어넘는 정치교체를 위해 <새로운 물결>을 창당합니다.

지금 정치판의 강고한 양당 구조로는 대한민국이 20년 넘게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을 바꿀 수 없습니다. 나라를 반쪽으로 나누고 사생결단하는 지금의 선거판에서 누가 당선되든지, 누가 집권하든지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습니다.

창당하는 과정에서 당명(黨名)을 두고 끝까지 고민했습니다.
결국 <새로운 물결>로 정했습니다만, 끝까지 경합했던 당명 제안이 있었습니다. 바로 <오징어당>이었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농담으로 하는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그게 아니었습니다. 같이 일하는 분들이 아주 진지하게 당명으로 제시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오징어게임’이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요? 승자와 패자가 분명하게 갈리는 사회, 승자독식구조, 그 속에서 죽어나가는 등장인물들. 바로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 아닐까요?

정치판은 가장 전형적인 ‘오징어게임’의 장입니다. 가장 강한 승자독식구조와 기득권 카르텔을 갖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시장 중에서 가장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 바로 정치시장입니다. 이 정치의 벽을 허물기 위해, 이 정치의 판을 바꾸기 위해 저희는 오늘 <새로운 물결>을 창당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새로운 물결>의 별칭을 <오징어당>이라고 하셔도 좋겠습니다.

저희는 기존 정당과 다르게 하겠습니다.
세 가지 면에서 다를 것입니다.

<새로운 물결>은 우선 문제를 보는 시각을 달리 합니다. 눈에 보이는 현상으로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원인을 찾겠습니다. 문제의 가지가 아니라 뿌리를 찾겠습니다. 양극화, 저출생, 저성장 등 현상으로 나타난 우리사회의 문제의 근본원인은 우리 사회의 ‘승자독식구조’입니다. 승자는 기회를 독과점하고 격차와 경제적 불평등을 고착화시킵니다. 그 속에서 만들어진 기득권은 자기들만의 리그를 만들고 견고한 카르텔을 형성합니다. 그러면서 공정과 혁신, 신뢰의 가치를 해칩니다.

<새로운 물결>은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겠습니다. 기득권을 타파하고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을 제시하겠습니다. 과거 경제발전 세력은 이제 수구 기득권이 되어 변화를 두려워합니다. 민주화 세력은 이제 기득권에 안주하는 집단이 되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변화가 너무나도 절실합니다.

국민, 특히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를 줄 수 있는 해법과 대안을 제시하겠습니다.

첫째 ‘청년투자국가’를 만들겠습니다. 청년세대가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은 복지가 아니라 투자입니다.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청년들에게 도전할 기회를 제공하여 스타트업 천국을 만들겠습니다. 규제개혁을 통해 <일자리정부>가 아닌 <일거리정부>를 만들어 정부는 일거리를, 기업은 일자리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남북분단에 이은 두 번째 분단인 ‘기회의 양극화’를 해소하겠습니다. 소득, 부동산, 교육, 지역 간 격차로 나라가 둘로 쪼개지고 있습니다. 망국적인 부동산 문제를 해결해 주거권을 보장하겠습니다. 교육격차를 해소해 세습사회를 막겠습니다. 수도권 일극체제를 전국 다극체제로 바꾸는 강력한 지역균형발전 전략을 추진하겠습니다.

셋째 승자독식 정치구조를 깨는 ‘정치개혁’입니다. 정치를 바꿔야 합니다. 지금의 시스템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문제를 반복할 것입니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로 바꾸는 개헌을 해야 합니다. 기득권 양당 중 하나만 선택되는 정치 지형을 깨뜨리기 위해 선거법도 바꿔야 합니다.

<새로운 물결>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완전히 새롭게 하겠습니다. 한 명의 지도자, 특정한 정치그룹이 사회를 선도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개혁의 진짜 동력은 시민들의 이해와 정치적 지지입니다. 국민 참여와 집단지성을 통해 해법을 찾겠습니다. <새로운 물결>이 누구나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고자 하는 이유입니다. 자기 자리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모든 풀뿌리 시민들의 참여와 토론을 이끌어내겠습니다. ‘아래로부터의 반란’을 만들겠습니다.

거대 양당의 경선과정은 닥치고 ‘정권유지’와 ‘정권탈환’을 위해 상대를 흠집 내는 네거티브로 지지층을 흥분시키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희망과 미래를 위한 대안 논쟁은 완벽하게 실종됐습니다. 정치와 후보를 혐오하게 하고 있는 비호감 월드컵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이제 제 2의 촛불혁명이 필요합니다. ‘특권·기득권·정치교체’를 위해 촛불을 다시 들어야 할 때입니다. 이번 대선이 바로 그 장이 되어야 합니다.

<새로운 물결>의 시작은 작고 미약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변화는 큰 것보다는 작은 것에서부터, 중심보다는 변방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지금은 작은 시냇물이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뜻과 행동이 모여지면 결국 거침없는 강물을 이룰 것입니다.

작은 불씨가 벌판을 태웁니다. 오늘 출발하는 <새로운 물결>이 장엄한 폭포가 되어서 기득권공화국을 깨뜨리는데 앞장서겠습니다. 우리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 기회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를 만듭시다.

감사합니다.

2021년 10월 24일

발기인 대표 김 동 연


[이투데이/박준상 기자 (jooooon@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