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윤석열-홍준표 ‘친박계 모시기’ 과열…단체장 공천 미끼 비판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윤 캠프, 김태호·심재철·유정복 등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

홍 캠프는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공천 미끼가 새 정치냐”


한겨레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선대위원장 및 공정과혁신위원회 위원장 영입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상진 공존과혁신위원회 위원장, 박진ㆍ김태호 공동선대위원장, 윤 후보, 심재철ㆍ유정복 공동선대위원장. 국회사진기자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달 5일로 다가온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을 앞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선두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세 불리기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전·현직 중진 의원 중진들을 영입하자 홍 의원은 “광역단체장 공천을 미끼로 한 줄 세우기 구태정치”라며 견제구를 날렸다. 경선 국면에서 친박 정치인까지 득세하면서 당내에서는 ‘새누리당 회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은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태호(3선)·박진(4선) 의원과 심재철(5선) 전 의원, 유정복(3선) 전 인천시장을 캠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신상진(4선) 전 의원은 캠프 내 공정과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영입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 전 총장은 유 전 시장을 거론하며 “친박 좌장영입이라는 상징적 의미 갖는 이번 인선으로 화합형 캠프로 위상을 높였다”고 자평했다. 유 전 시장은 2007년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 비서실장, 2014년 박근혜 정부 초대 안전행정부 장관이었다.

당원투표 비중이 50%로 늘어나는 본경선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열성 당심을 공략하기 위한 ‘친박계 모시기’가 치열해진 모양새다. 윤석열 캠프는 유 전 시장 외에도 지난 17일 옛 친박계 핵심인 윤상현 의원을 총괄특보단장으로 영입했다. 홍준표 캠프는 이에 맞서 친박계 핵심이었던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를 영입해 ‘반윤석열’ 목소리를 높였다. 홍문종 대표는 지난 22일 홍 의원 지지 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우파 인사들을 감옥에 보내고 박 전 대통령에게 45년을 구형했는데 탄핵에 대해 한 번도 국민 앞에 사죄하지 않았다. 탄핵 검사 출신 윤석열 전 검찰총장으론 정권교체가 힘들다”며 윤 전 총장을 겨냥했다. 앞서 지난 15일 박사모 등 박근혜 지지단체 총연합회는 홍 의원 지지 선언을 하기도 했다.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최종 경선을 앞두고 친박 세력의 표심을 놓고 양쪽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한겨레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2030 자원봉사단 ‘홍카단’ 임명장 수여식이 끝난 뒤 자원봉사단의 환영을 받으며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홍준표 캠프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징역형을 선고받거나 재판 진행 중인 친박 인사들이 마구잡이로 영입되면서 이들의 활동이 대선 본선에서 국민의힘에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홍문종 대표는 지난 2월 사학재단 경민학원 이사장과 총장 재직 당시 뇌물수수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은 피한 채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윤상현 의원도 지난해 10월 ‘함바왕 선거공작’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대선 전 유죄가 확정되면 대선 판도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친박계 정치인들이 정치적으로 활동할 공간이 열리면서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한겨레>에 “친박계가 전면에 나서는 게 우리 당으로서는 중도층 표심을 고려했을 때 절대 유리한 구도가 아니다”라며 “당장은 당원 표가 급하겠지만 결국에서 본선을 생각하면 소탐대실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이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가 거론되는 중진 전·현직 의원들을 캠프 중책에 기용한 데 대한 비판도 나왔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광역단체장 공천을 미끼로 중진 출신들을 대거 데려가면서 선대위에 뒤늦게 영입하는 것이 새로운 정치냐. 줄 세우기 구태정치의 전형이 돼버렸다”며 “각종 공천 미끼에 혹해 넘어가신 분들은 참 측은하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 비판에 윤 전 총장은 이날 캠프 인선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답변할 가치가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벗 덕분에 쓴 기사입니다. 후원회원 ‘벗’ 되기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주식 후원’으로 벗이 되어주세요!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