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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없는 발사체는 없다-우주발사체 첫 발사 성공률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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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일론 머스크가 세운 스페이스X의 스타십 우주선 초기 모델인 SN8 로켓이 지난해 12월 텍사스주 보카치카 스페이스X 기지에 착륙하던 중 폭발하고 있다. SN8은 6분42초간 비행을 마치고 착륙하다 땅에 충돌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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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국내 독자기술로 만든 첫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가 21일 첫 발사에서 완성을 이루지 못했다. 1,2,3단부가 정상적으로 점화하면서 목표고도인 지구상공 700㎞까지 올라갔지만, 3단 연소시간 부족으로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올려놓는데 실패했다. 위성이 궤도에 안착하려면 초속 7.5㎞의 속도가 돼야 하는데. 3단 로켓의 조기 연소종료로 속도가 초속 6.4㎞에 머물렀다. 위성더미는 호주 남쪽 바다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실패없는 우주발사체는 없다. 현존하는 지구 최고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오히려 도전적인 실패를 통해 우주로켓 개발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2006년 스페이스 X는 팰컨-1 로켓 첫 발사에 도전했다. 하지만 2008년까지 연속해서 3회의 발사를 모두 실패했다. 이후 개발한 팰컨-9은 2010년 첫 발사 이후 지난해까지 무려 102회의 발사 중 2회 실패를 했다.

스페이스X는 이후 로켓 재사용을 위한 재착륙 기술을 확보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비행하다 혹은 착륙하다 폭발하는 장면들은 물론, 폭발 잔해가 땅위에 나뒹굴고 바다에 둥둥 떠도는 장면들이 적나라하게 공개됐다. 이런 실패를 보고 경쟁 업체들의 비판도 많았다. 실제 애초 계획보다 개발이 늦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앨런 머스크는 계속되는 실패 과정을 거쳐 마침내 재사용 발사체를 성공시키고 세계 발사 서비스 시장의 판도를 뒤바꿔 놓았다. 스페이스 X의 실패는 화성 이주를 위한 발사체 ‘스타십’ 개발에서도 계속됐다. 연속 4회 차례나 실패를 거듭했다. 연속된 실패에도 필요한 정보를 얻었다며 성공적인 비행을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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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발사체 실패 확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스페이스X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우리에겐 실패도 하나의 옵션이다. 실패가 없으면 제대로 된 혁신도 없다”(Failure is an option here. If things are not failing, you are not innovating enough)라고 말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착륙선 아폴로 13호 미션 당시 운항 책임자 역할을 한 우주항공 엔지니어 진 크랜츠가 당시 남겼다는“실패라는 선택지는 없다”(Failure is not an option.)는 말을 비튼 표현이었다.

우주발사체의 내외부에서는 섭씨 영상 3300도의 초고온과 영하 183도의 극저온, 그리고 초속 11㎞가 넘는 초고속과 대기압의 60배 이상에 이르는 초고압이 공존한다. 이런 극악조건을 순식간에 오가는 환경에서 37만 개 부품이 수십 분의 1초 오차도 없이 작동해야 한다. 엄청난 진동과 소음이 생성되고 이러한 극한의 조건들을 견뎌야 하면서도 가볍게 만들어야한다. 누리호에는 극저온, 초고압 등을 견뎌야 밸브만 2천 개가 넘는다. 밸브에 미세한 틈새(leak)만 있어서 발사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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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차 발사에서 이륙 137초만에 공중 폭발한 한국형발사체(KSLV-1) 나로호.[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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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 실패를 초래하는 원인으로 가장 자주 거론되는 부분은 바로 추진시스템, 즉 엔진이다. 격렬하고 극한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단과 페어링 분리, 탱크류나 발사체 외피 등 구조 부문, 컴퓨터나 유도제어장치 등 항공전자공학 부문, 전기장비 이상 등도 발사 실패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번개 등의 기상환경이나 통신 이상도 발사 실패의 원인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우주발사체 기술은 50년대 말부터 등장한 오래된 기술이다. 그동안 몇몇 소수의 우주개발 선진국은 수 천 회의 발사 기록을 갖고 있다. 우주발사체가 처음 세상에 나온 1950년대에는 총 48회의 발사가 있었고 그 중 28차례가 실패했다. 열에 여섯은 실패한 셈이다. 1960년대에는 총 990회의 발사 중 그 가운데 174회가 실패했다. 17.6%의 실패율로 50년대 후반에 비해 급격히 낮아지기는 했다. 발사 실패율은 1970년대 들어서야 10% 미만으로 떨어졌고, 이후 계속 10%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서도 우주발사체 발사는 100회 중 7-8번은 실패하고 있다.

누리호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나로호(KSLV-1)도 3차례 발사 중 첫번째와 두번째 발사 실패 후 세번째 도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러시아의 최신형 안가라 액체로켓을 1단부로 쓰고, 한국은 2단부만 개발했음에도 얻은 결과였다. 2009년 8월 첫 발사 때는 이륙에는 성공했으나 탑재체인 과학기술위성 2호를 보호하는 페어링의 한쪽이 분리되지 않아 목표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2010년 6월 두번째 발사 때는 이륙 137초 만에 공중 폭발했다. 나로호는 이런 과정을 거쳐 2013년 1월31일 오후 3시45분 세번째 발사만에 성공적으로 우주로 올라갔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과거에 비해 발사 실패율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발사 실패율이 5% 이상 존재한다”며 “5% 미만으로 내려가지 못하는 것은 그 경계를 허물기 역시 매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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