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위드 코로나, 재택치료를 둘러싼 서로다른 시선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슈] "재택치료 적절한 대책 vs 점검 필요"..."기준·절차 보완해야"

오마이뉴스

▲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서대문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마친 뒤 이상반응 모니터링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이 70%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21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재택치료를 받던 환자가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사망한 사례가 발생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재택치료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먼저 정부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의 상징조치로 재택치료 확대를 공식화했지만, 재택치료는 사실상 '격리'조치일 뿐 위드코로나 대책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사실상 경증환자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재택치료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여전하다. 대신 양측 모두 재택치료의 기준과 절차에 대해선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중대본에 따르면, 20일 0시기준 재택치료를 받는 확진자는 2345명으로 확진자의 8.8%에 달한다. 재택치료는 보호자와 함께 격리 중인 미성년과 장애인, 70세 이하 무증상이나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고시원 등 방역 취약지에 살 경우 재택치료 대상에서 제외된다. 무증상 확진자는 확진일로부터 10일, 경증 확진자는 증상 발현 후 10일간 재택치료를 받는다.

재택치료는 기존 생활치료센터와 동일한 시스템으로 진행된다. 확진자들은 하루에 2번씩 체온과 산소포화도를 측정하고, 하루에 1번 이상 의료진과 통화해 건강 상태를 확인받는다.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 몸이 아플 때는 보건소에서 지정한 의료기관이나 협력의사에게 비대면으로 상담과 처방을 받는다. 처방받은 약은 보건소에 전달을 요청할 수 있다. 응급 상황에는 24시간 연결되는 비상연락처로 전화하면 의료진 판단에 따라 병원 이송 여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20일 오전 코로나 확진 통보를 받고 재택치료 했던 A씨(68)는 재택치료 중 숨졌다. 그는 21일 오전 기력이 저하되는 등 상태가 악화해 병원으로 이송하려던 중 심정지가 발생, 병원 이송 뒤인 21일 오전 9시 30분 사망했다. 확진 판정 후 재택의료를 시작한지 만 하루만에 숨진 셈이다.

중앙재난안전대택본부(아래 중대본)는 병원 이송 체계를 강화하는 등 재택치료 절차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중대본은 22일 "A씨는 사망 전일(20일) 코로나 확진 결과에 따라 1차 보건소 역학조사와 2차 서울시 병상배정반의 의료진 문진 시 무증상, 기저질환 등 입원 요인이 없었다"라면서 "소방청, 관할 지자체와 협조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재택치료, 위드코로나 적절한 대처지만..."
오마이뉴스

▲ 7일 오후 서울시청앞에 설치된 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시민들이 길게 줄 서 있다. ⓒ 권우성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재택치료에 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렸다. 김윤 서울대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23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재택치료 도입은 적절한 대처"라면서도 "재택치료는 코로나 환자 치료라기 보다는 격리 후 모니터링 조치라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망자의 경우 신고 이후 병원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전담 구급대가 제때 출동하지 못해 대처가 늦었던 것도 있지만, 애초 고령에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대상자를 재택치료하게 한 데 문제가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재택치료 환자에게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의 절차 등 시스템 보완이 필요한 동시에 재택치료자 대상 선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김 교수는 "재택치료가 안정화되기 전까지 재택치료 대상자는 최소화해 선정할 필요가 있다. 재택환자의 선정과 입소·입원환자 판단이 의료적 기준에 의해서만 이뤄져야 한다"라면서 "현재 재택치료 환자와 자가격리 환자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제도적으로 손을 봐야 하는 지점도 있다. 근본적으로 재택치료를 의료기관에서 담당해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재택치료는 점차적으로 확대하되 위드코로나 이후 중증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병상확보, 담당 간호사 인력 수급 문제 등 의료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중대본은 22일 "주간 위중증환자·사망자 급증 등 위기상황에 대비해 별도 비상계획도 함께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택치료 점검 필요, 중증환자 대책은?"

반면, 재택치료 자체가 위드코로나에 적절한 방침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재택치료에서 활용하는 산소포화도 등 모니터링은 환자의 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는 될 수 있지만, 갑작스레 증상이 악화되는 걸 막지는 못해 이번처럼 사망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진녹색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은 "재택치료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라면서 "코로나 이후 급증할 중증환자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재택치료가 활성화된 곳으로 영국을 많이 언급하는데, 우리와 상황이 완전 다르다. 영국은 주치의제도가 있어 지역 의사들이 평소 담당 환자의 건강상태를 잘 알고 있다"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국민보건서비스(NHS)에서 운영하는 24시간 의료상담 전화를 통해 의료진으로부터 비대면 진료와 처방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결국 재택치료시스템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공공의료체계를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코로나 시기 10%도 안 되는 공공병원이 80%의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라면서 "늦었지만 위드코로나를 시행하기 전 공공보건의료 전달체계 개편, 의료인력의 충분하고 안정적인 공급 등을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서울의 한 공공병원에서 일하는 30여년차 간호사 역시 "현재 재택치료를 하다 증상이 악화될 때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공공병상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중증환자가 늘어날수록 공공병상, 간호인력이 부족한 건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병원에서 한 명의 간호사가 적게는 12명에서 많게는 수십 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다. 정부가 위드코로나의 대책으로 재택치료를 강조할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제한과 공공의료 확대 정책을 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신나리 기자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마이뉴스에서는 누구나 기자 [시민기자 가입하기]
▶세상을 바꾸는 힘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