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대장동 국감 선방효과? 이재명 지지율 올랐을까

댓글 2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월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2021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선방했다.”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받은 성적표에 대해 대부분의 여론조사전문가·정치컨설턴트들이 동의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그 결과를 반등 모멘텀으로 삼아 이재명 후보가 치고 올라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왜 그럴까.

“기대도 안 했지만 이번 국정감사에 임하는 국민의힘 준비 수준은 신문에 난 것을 확인하는 수준이었다. 아무리 수사권이 없다고 하더라도 보도된 지 열흘도 넘은 것을 국감장에서 ‘구문종합’으로 문답이 오가는데 무슨 좋은 결과가 있겠느냐.”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 소장의 말이다. 그러나 그는 이 사태가 길어질수록 최대피해자는 이재명이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대장동 관련, 일반 국민은 이재명 후보가 돈을 받거나 책임질 일은 없다고 막연하게 생각은 하고 있지만 포괄적 책임, 다시 말해 법적 책임이 아니라도 정치적 책임이 있다는 여론은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재명이 대장동 의혹으로부터 썩 자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아직도 50%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대선을 염두에 두고 봤을 때 대장동 의혹은 현재까지 족쇄가 되고 있다는 말이다. 후보 본인은 여러 공중파·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대장동 의혹은 국민의힘 게이트’라는 것을 알리고 싶겠지만 “족쇄로 작용하는 막연한 생각을 걷어내는 데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 소장의 말이다.

■방어에는 성공, 프레임 전환은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의 ‘국감 성적표’ 평가도 엇비슷하다. “의혹만으로는 안 되고 결정적인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그걸 못 대니 결국 입씨름만 하고 비기는 것이다. 사실 국회의원이 수사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나 그는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전망이 밝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지금도 박스권인데, 개인적으로 민주당 경선 3차 국민선거인단 선거에서 28%를 기록한 걸 두고 일각에서는 역선택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게 민심이라고 본다. 그건 대장동 의혹이 부동산 문제이기 때문이다. 쉽지 않다. 사람들이 갖고 있는 ‘선입견’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에게는 흠결 없는 사람으로 보일지 모르겠는데, 이번 국감을 본 일반 국민에게는 ‘(이재명 자신의 관련성이) 아직 드러나지 않아 방어는 잘하지만 의심을 지울 수 없는’ 후보로 인식되는 것이다.” 그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 생존을 위해 발버둥을 쳐왔던 이 후보의 개인사에 비춰봤을 때 이해되지 않은 대목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자신의 어린 시절, 소년공 시절부터 극한 상황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생존에 대한 본능적 감각이 남다른 사람이다. 대장동 작전세력 그러니까 남욱·유동규 등은 돈 되는 땅을 귀신같이 알아차리는, 비유적으로 말하면 하이에나 같은 사람들이다. 피냄새를 맡으면 하이에나는 같이 뜯어먹는 동업자이고 이익공동체인데 그걸 방치했다? 이재명답지 않다. 소년공 시절부터 세상은 험한, 먹고 먹히는 동물의 세계이며 먹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을 텐데 그 냄새를 못 맡았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자가 사냥하면 하이에나가 달려든다. 하이에나가 먹고 있으면 독수리가 덤벼든다. 물론 그 결과를 알 수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하이에나나 독수리가 달려들 것이라는 것은 예측된 일이었다. 다 차치하고라도 최소한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을 때를 대비해 자신은 최선을 다했다는 알리바이를 남겨두지 않았다는 것은 전혀 이재명답지 않은 것이었다.”

국감 성적표의 지표가 될 여론조사는 국감 이후 주말께나 주초쯤 나온다. 이번 대선국면에서 여론조사 데이터를 면밀히 모니터하고 있는 오세제 박사(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는 “여론조사 지표 추세만 놓고 보면 이재명 후보에게 나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최종적으로 여야 중 누가 이길 것인가를 두고 살펴볼 수 있는 지표는 대통령 국정 운영평가, 정당지지, 양자대결을 포함한 후보지지, 당선 가능성이다. 현재까지는 다섯가지 지표 모두 엇갈려 같은 방향이 아니다. 그래서 조금 더 지켜봐야 할 필요는 있다.” 그는 ARS조사와 전화면접조사의 결과는 구분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경선 후 컨벤션 효과는 없었다는 것은 대체적으로 일치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윤석열이 이재명에게 크게 앞섰다던가 윤석열·홍준표에 이어 원희룡까지 앞섰다 등의 대서특필되는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대부분 ARS조사다. 반면 전화 여론조사에서는 평균적으로 이재명이 윤석열보다 앞서고, 윤석열이 홍준표보다 앞선다. 심상정·안철수까지 넣더라도 이재명 37 대 윤석열 33 정도의 추세가 나온다. 반면 ARS를 돌리면 반대로 나오는데 그 조사결과들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좀더 검증이 필요하다.”

■ARS보다 전화면접조사 추이 주목해야

이재명 후보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여전히 남아 있는 모양새라 후보 지지율, 당 지지율, 대통령 지지율 약세 경향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이재명 지사의 국감 선방과 별도로 대장동 의혹을 매개로 불거진 국민 공분이 완화되기 어렵기 때문에 이 ‘트리플 약세’는 상당히 오래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명의 경우 지지율이 20%대 초반까지 내려오면 후보교체론까지 나올 수도 있다.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후보선출 후 7월부터 10월까지 지지율이 17~19%까지 빠지면서 정몽준 후보교체론이 나온 적이 있다.” 엄 소장이 보기에 더 문제는 11월 5일 결정되는 상대 당, 국민의힘 후보선출의 컨벤션 효과다. “현재까지 추세로 볼 때 윤석열이 홍준표에게 무너질 가능성은 별로 없어보인다. 당원, 60대 이상, TK와 PK에서 변함없는 지지율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이 후보가 되면 2030을 흡수해 국민의힘은 컨벤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대장동 의혹이 빨리 정리돼 2030의 민주당 비토정서도 정리된다면 모르겠지만, 대장동 의혹은 동시에 이재명 후보의 핵심가치라고 할 수 있는 공정, 정의, 청렴결백, 유능, 국정 비전을 직격한 측면이 있다. 이재명 후보의 해명대로 직접 관련이 안 돼 있다 하더라도 측근이 관련돼 있을 가능성은 있다. 검찰수사가 지금처럼 지지부진하면 특검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여론 지지는 현재도 높지만 더 높아질 것이다. 결과적으로 특검을 받지 않는 한 근본 대책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럴까.

이강윤 소장은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의혹 때문에 특별히 더 타격받을 일은 없겠지만 지지율을 끌어올릴 모멘텀을 어떻게 잡아낼 것인가가 핵심포인트”라고 덧붙였다. “20%대에 정체돼 있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기가 어렵지 특별히 지금보다 빠지진 않을 것이다. 문제는 상승 가능성이 얼마나 있느냐는 것이다. 현재의 행보, 대장동 불확실성 리스크, 막연한 우려를 걷어내고 상승모멘텀을 돌아서는 시기와 강도 문제인데 이 후보로서는 이 ‘점프업’의 시기와 강도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방법은? 이 소장은 “대장동에서 벗어나기 위해 의제를 다른 것으로 바꿔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대장동에서 완전히 자유롭다는 수사결과는 선거 전에 나오기는 힘들다. 게다가 수사의 본질상 면죄부를 주는 수사는 힘들다. 재판결과도 당연히 나올 수 없다. 그렇다면 먼저 의제를 자발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어젠다 세팅을 위해 다른 것을 던져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대장동 이야기가 계속되는 한 이재명 후보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문제는 아직까지 대장동에 관한 한 반발짝만 새로운 팩트가 나와도 언론으로서는 기사를 안 쓸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조중동과 같은 보수메이저 언론뿐 아니라 중립지대에 있는 매체도 마찬가지다. 일반 유권자들로서는 등장인물이 많고 오리무중 기간이 길수록 세팅된 프레임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는 특검의 전격 수용은 현실적으로 이재명 후보나 민주당으로는 받기 힘든 선택지라고 덧붙였다. “특검으로 풀어야 한다는 여론은 높다. 그러나 특검에 여야가 합의한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올해 12월 이전에 출범해 수사에 들어가는 건 쉽지 않다. 대선 3개월 전인 12월 9일부터 대선레이스가 시작되는데 그때 후보자인 이재명을 소환 조사할 수 있겠는가. 면죄부 주는 소환이 아니라면 대선주자에 대한 소환수사가 가능하겠는가. 특검이 출범해도 면죄부를 줄 가능성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엄경영 소장은 이재명 후보의 경선 이후 선거전략을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뒤집어보면 지금까지 이재명 후보의 전략은 자신의 지지층, 4050을 타깃으로 한 전략이었다. 문제는 이번 대선이 2030 싸움에서 결판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경선 후 대통령 면담보다 중요한 것이 대장동 논란인데 우선순위를 경선 상대후보인 이낙연 후보나 대통령을 만나는 것에 두고 있다. 이것은 관성적인 지지층 전략이다. 지금은 지지층+알파 전략을 취할 때가 아니라 알파를 우선에 두고 지지층에 덧붙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경향신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들이 10월 19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대장동 개발이익 추정발표 및 특검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강윤중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30, 중도층 프레임 전환 전략 있나

쉽게 말해 산토끼·중도층 확장전략을 써야 할 때라는 평가다. 이강윤 소장은 “TV토론이나 국감과 같은 큰 사건에서 적극지지층이 보이는 태도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보보믿믿’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간단히 말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것인데, 자기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지지나 믿음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평소 확신하는 자기 생각이나 주관을 재확인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예컨대 국정감사 때 김용판 의원이 조폭설을 들고 나왔을 때 이 후보가 껄껄 웃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 후보를 지지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후보가 되니 예전처럼 흥분도 하지 않고 한결 여유로워지고 안정감을 갖고 느긋하게 대응한다’고 반응하는 반면, 이 후보를 싫어하는 사람은 ‘소름 끼친다’, ‘(할리우드 영화의 안티히어로 캐릭터인) 조커가 생각난다’는 식으로 반응한다. 실제 여론조사를 보면 TV토론이건 국감 현장중계를 통해 자신의 기존 생각을 그대로 재확인하는 비율이 60~68% 남짓 된다.” 대장동의 늪, 지지층의 덫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문이다.

10월 20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기자회견을 통해 “대장동 개발의 전체 이익 1조8200여억원 중 성남시에 환수한 금액이 10%인 1830억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민간사업자가 가져갔다”며 특검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0월 21일 경기도 국토위 국감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경실련의 수치를 인용하며 “큰 도둑에게 자리까지 내주며 작은 확정이익에 집착했고, 특혜이익에 동원된 국민 손실이 1조원”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경실련이 엘시티에는 문제 제기를 안 하고 왜 이것(대장동 사업)만 문제가 있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택지분양 사업을 두고도 왜 아파트 분양사업 이익을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며 경실련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계산방식이 서로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아파트 분양사업은 우리 사업이 아니라고 선을 긋는 건 자신들이 제시한 민간사업 지침서에서 사업범위로 건축물 분양, 택지 분양, 송전설로 3가지를 들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특검이 불가피하다는 우리의 주장을 두고 국민의힘 편을 드는 게 아니냐고 비난하지만 특검 주장은 이 사태의 초기인 수주 전부터 주장해온 바이며, 엘시티 때도 부산경실련 입장으로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며 “정치권에서 우리의 주장을 정쟁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동의하지 않으며 수십년의 역사를 지닌 망국적 투기를 단죄할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 [뉴스레터] 식생활 정보, 끼니로그에서 받아보세요!
▶ [뉴스레터]교양 레터 ‘인스피아’로 영감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