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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지수 흔들릴 땐 실적이 답…고배당주의 계절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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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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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전통적으로 증권시장의 비수기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지수도 움츠러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명한 투자자들은 다른 기회를 노린다. 특히 가을은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게다가 최근과 같은 조정장은 배당성향이 높은 우량주를 포트폴리오에 담기에 적기다.
코스피 흔들려도 배당투자는 굳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가 3000선 밑으로 떨어지는 중에도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은 주가가 올랐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1.67% 하락하는 동안 코스피 고배당 50 지수는 1.21% 올랐다. KRX 고배당 50 지수도 0.93% 오름세였다.

코스피 고배당 50 지수는 코스피 상장 종목 중 배당수익률이 높은 5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며, KRX 고배당 50은 상장 종목 전체 중에서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으로 구성한 지수다.

펀드시장에서도 배당주가 선방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최근 6개월간 국내 261개 배당주펀드에서 4936억원 규모의 투자금이 순유입됐다. 이 기간 펀드를 대표하는 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에서 1조원이 넘는 순유출이 있던 것과 대조적이다.

배당주 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펀드는 미국의 우량 배당주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펀드'다. 6개월 만에 1577억원 규모의 자금유입을 기록했다. 미국은 분기배당이 활발한 시장이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의 약 75.6%가 분기 배당을 실시한다.
금융·주식·미국배당주 등 인기몰이

업종별로는 금융주의 선방이 돋보인다.

금융업종은 지난 상반기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 개선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여기에 주식 투자 열풍 등도 호재다. 덕분에 역대급 분기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금융주를 대량 매수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은행지주는 잉여금 유보로 확대된 자본여력을 비은행 부문 투자에 배분했다"며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의 은행 이익 비중은 2015년 81%에서 올해 상반기 62%로 축소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포트폴리오 다변화 작업 덕분에 은행업종이 KRX 분류기준 17개 산업 중 최근 5개년 이익 변동성이 가장 낮은 업종이 됐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금융지주는 이익이 가장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산업이 되었다"며 "꾸준히 증가하는 잉여금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배당금 지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부터 코스피 전체 배당총액에서 은행주 5개사의 배당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내외에 달했다. 이 기간 배당수익률은 코스피 배당수익률을 평균 2.2%포인트 상회했다.

비슷한 이유로 증권주도 좋다.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약세장이 펼쳐지고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 19 이후의 호황인 것은 맞다. 지수는 부진했지만 일평균 거래대금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기업금융(IB) 부분의 성장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미국 배당주도 투자자들에게 인기다. 해외 주식 투자 열풍으로 직접 미국 주식을 거래할 때 들어가는 수수료 등의 비용이 크게 줄었다. 미국 배당주의 특징은 '배당 성장성'이다. 실적이 성장하는 만큼 배당금을 늘려가는 기업이 많다. 아예 미국 증시에서는 배당금이 50년 이상 증가한 '배당왕', 25년 이상 증가한 '배당 귀족' 등의 종목을 따로 집계해 발표할 정도다.
'리츠', 배당투자자들 사이에서 '핫'하게 떠올라

배당투자자들 사이에서 최근 인기가 오르는 종목은 바로 '리츠'다.

리츠는 총자산의 70% 이상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운용하는 상법상의 주식회사로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무조건 주주들에게 배당해야 하는 법정 의무가 있는 회사다. 그 결과 리츠는 배당수익률이 평균 5~10%로 높은 편이다

그리고 리츠는 주가가 하락할 경우 배당률을 높이는 게 일반적이다. 주가가 하락하면 배당을 더 받을 수 있으니 안정적인 중위험·중수익 추구형 상품이라는 평가다.

그렇다고 주가가 쉽게 무너지지도 않는다. 순수한 투자 차익도 준수하다. 지난 9월 14일 상장한 SK리츠는 공도 시기 주가가 5000원대에서 현재 6000원대로 올랐다. 수익률로는 13%가 넘는다.

지난 9월 기준으로 국내에 상장된 15개 상장리츠의 시가총액은 약 6조원이 넘는다. 지난 1월에는 13개 종목이 4조원대의 시총을 형성했다. 최근 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NH농협리츠운용이 운용하는 NH올원리츠가 11월 코스피에 입성하면 상장리츠의 규모는 더 커질 예정이다.
"역사적으로 배당주는 하반기에 강세…과세부담은 고려해야"

임성철 흥국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고배당주는 하반기에 상반기 및 코스피 대비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최근처럼 금리 상승이 예고된 상황에서도 배당주 투자는 나쁘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임 연구원은 "흔히 금리 상승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배당주 성과가 부진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며 "과거 2001년 이후 시장 금리 상승 국면에서 고배당주 성과를 확인해 봤을 때, 고배당 지수의 코스피 대비 평균 절대 수익률 및 상대 수익률은 각각 22.7%, -0.4%로 생각보다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 전문가들은 배당주 투자에도 주의할 점이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배당은 기업이 설비나 기술 등에 투자하는 대신 주주들에게 이익을 나눠주는 제도다. 회사의 기초적인 모멘텀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배당수익률만 높은 경우는 대주주의 배를 불리기 위한 상황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또 일반적인 주식투자 수익률과 달리 배당수익은 소득의 15%가 원천징수된다. 증권거래세 0.25%와 비교하면 세부담이 크다.

또 배당과 이자 등을 합한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어서면 종합소득과 합산 과세되는 점도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강현창 기자 kanghc@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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