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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70명 북적 콩나물교실은 추억…학교는 면에 딱 하나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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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위기] 영암군 금정면 지난해 6명 태어났지만 35명 사망

1999년부터 초·중학교 통합운영…개교 95년 역사도 간당간당

[편집자주]농어촌 지역의 저출산과 심각한 고령화, 여기에 산업쇠퇴로 인한 인구감소는 지방소멸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정부는 인구감소가 심각한 전국 시군구 89곳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선정해 이들 지역에 향후 10년간 10조원을 투입해 지방소멸 위기를 막겠다는 복안이다. 16개 지자체가 포함된 전남지역의 심각한 위기상황을 점검해 봤다.

뉴스1

영암 금정초중학교.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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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뉴스1) 박영래 기자,박진규 기자 =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면에 초등학교 4개와 중학교 1개가 있었고 한 교실에 70명 넘게 북적였는데 이제는 초·중학교 합쳐져 딱 하나 남았네요."

대봉감 주산지로 유명한 전남 영암군 금정면. 인구 2000여명으로 여느 농촌지역과 다를 게 없지만 이곳에서도 인구소멸, 지방소멸의 징조는 감지된다. 바로 열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줄어든 학생들 숫자다.

1999년 9월 교육부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통합운영 시범학교로 출발한 금정초중학교의 전체 학생수는 10월 기준 38명에 불과하다.

병설유치원생이 2명이고, 초등학교는 1학년 6명, 2학년 3명, 3학년 5명, 4학년 6명, 5학년 4명, 6학년 3명 등 총 27명이다.

중학생의 경우 더 심각해 1학년 2명, 2학년 4명, 3학년 3명 등 전체 숫자가 9명에 그친다. 중학교 교감 1명, 교사 8명, 교육행정사 1명 등 교직원 수 10명보다 학생수가 더 적다.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금정초, 금정동초, 영암남초, 금정북초 등 4개 초등학교가 자리하고 있었지만 단계적으로 분교로 전환한 데 이어 폐교와 통폐합 조치를 통해 1개 초·중학교만 유일하게 남은 상황이다.

이런 추세라면 1924년 개교해 올해까지 95회 졸업생을 배출한 역사를 갖고 있는 금정초등학교가 100회 졸업생을 배출할 수 있을런지에 주민들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

현재 금정면에 소재한 국공립 어린이집(0∼6세)에는 11명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지만 내년에 병설 유치원에 입학할 대상자가 확정된 상황은 아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좀 더 나은 교육환경을 찾아 자녀들을 대도시로 진학시키는 경향이 높아지면서 농촌지역인 금정면 역시 학령인구 감소세는 불가피해 보인다.

여기에 농촌지역의 심각한 고령화로 인한 인구 자연감소 역시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금정면사무소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금정면의 신생아수는 6명이나 사망자수는 그 6배에 이르는 35명으로 집계됐다.

9월말 기준 인구 2034명으로 어렵사리 2000명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2000명선이 조만간 붕괴될 것이란 우울한 분석도 우세한 상황이다.

지역에서 대봉감 농사를 짓고 있는 민모씨(53)는 "중학교 다닐 당시 한 반의 숫자가 70명을 넘을 정도로 콩나물교실이었는데 지금 학교에 가보면 쉬는 시간에 운동장에서 노는 아이들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라고 전했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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