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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 에디슨모터스, 쌍용차 품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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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훈 팀장의 픽 [뉴스원샷]

중앙일보

쌍용차가 강인하고 안전한 SUV의 본질을 바탕으로 개발중인 정통 SUV 'J100(프로젝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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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과연 에디슨모터스의 품에 안길까…

법정관리 중인 쌍용차의 새 주인 후보로 중소 전기차 업체인 에디슨모터스가 결정됐다. 쌍용차 매출은 2조9500억, 에디슨모터스의 매출은 900억원,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면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를 인수해, 지난해 4490억원의 적자를 낸 쌍용차를 살려낼 수 있을까. 하지만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인수 자금으로 KDB산업은행에 7000억~8000억원의 대출을 요청해 벌써부터 논란을 낳고 있다.



에디슨모터스 인수자금 논란



에디슨모터스가 추산하는 쌍용차 인수 가격은 약 1조5000억~1조6000억.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업에 참여중인 에디슨모터스, 쎄미시스코, 키스톤, KCGI 등이 1차 유상증자를 통해 3100억원을, 이후 2차 유상증자 등으로 5000억원을 확보한다는 게 강 회장의 구상이다. 그리고 부족한 7000억~8000억원은 쌍용차 부지를 담보로 산은이 빌려달라는 것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에디슨모터스의 사업성 판단이 안 된 상태에서 지원에 한계가 있다”며 “에디슨모터스의 자본 조달 수준, 사업성을 검토해 판단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우선협상대상자의 인수 자금 조달이 매끄럽지 않은 상황에서 쌍용차는 이번에는 새 주인을 만나 부활의 날개를 펼 수 있을까. 쌍용차는 1954년 설립한 하동환자동차가 모태로 88년 쌍용그룹에 인수됐다. 이후 국내 첫 SUV인 코란도를 출시해 인기를 끌며 SUV의 명가로 불렸다. 또 97년 출시한 체어맨이 회장님 차로 불릴 정도로 히트했지만, 외환위기 파고 속에 부채가 3조원대로 불어나 98년 대우그룹에 매각됐다. 1년 뒤 대우그룹마저 분해되자 채권단에 넘어가면서 쌍용차는 험난한 운명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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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가 새로운 비전과 철학이 담긴 디자인을 탑재한 차세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KR10(프로젝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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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차·마힌드라 거치며 아픔만



공적자금이 투입된 쌍용차는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됐지만 상하이차가 돌연 철수하면서 2009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상하이차는 1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디젤 하이브리드 기술만 빼갔다는 논란을 낳았다. 그 사이 쌍용차의 생산 규모는 15만대에서 9만대로 급감했고 투자가 제 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기술 개발도 차량의 경쟁력도 뒤처지기 시작했다.

2009년 봄 쌍용차는 경영난을 이유로 임직원의 36%인 2646명을 구조조정하기로 결정하면서 노사간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구조조정에 반발해 노동자들은 77일간 격렬한 공장을 점거한 채 옥쇄파업을 벌였고, 경찰은 헬기를 동원해 강제 진압 작전을 펼쳤다. 64명이 구속됐고, 상당수의 희망퇴직, 무급휴직 454명, 해고 165명 등으로 결말이 난 당시 쌍용차 파업은 지금도 평택의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쌍용차는 2011년 인도의 마힌드라그룹에 넘어간다. 마힌드라가 인수한 지분은 74.5%, 가격은 5225억원. 쌍용차 노조는 이후 11년간 무분규로 임금및 단협을 타결했고 품질혁신을 위한 노사공동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며 회생에 매달렸다. 2015년 티볼리를 출시하며 살아나는가 싶었지만 이후 이렇다할만한 신차가 없었고, 2019년 출시한 야심작인 뉴 코란도마저 시장에서 외면당했다. 때마침 터진 디젤게이트(경유 차량의 배출가스 조작 사건)는 디젤 SUV가 주력인 쌍용차에 직격탄이 됐다. 쌍용차는 이후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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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의 쌍용차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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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도 이젠 능력있는 경영자를 만날때가 됐다. 하지만 가솔린이나 디젤을 쓰는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로 넘어가는 대전환의 시대에 과연 쌍용차는 다시 회생할 수 있을까.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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