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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트럼프, 소셜미디어 일확천금...SNS출범 계획에 관련 주가 10배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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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7월 24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한 집회에 참석해 지지자들을 향해 미소짓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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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시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내년 중간 선거에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개입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트럼프 소셜미디어와 합병해 주식시장에 우회상장하는 통로가 된 특수목적합병법인(SPAC)인 디지털월드애퀴지션코프(DWAC) 주가가 폭등하고 있다.

트럼프 소셜미디어 주가, 이틀새 1657% 폭등
지난달 주식 시장에 상장된 DWAC는 트럼프 소셜미디어 출범 소식이 발표된 20일(이하 현지시간) 이후 폭등세다. 상장 당시 10달러 수준이던 주가가 지난주 175달러까지 치솟았다. 22일 마감가는 94.20달러였다.

DWAC가 급격한 가격 등락을 보이자 21일과 22일 이틀 동안 수차례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걸리기도 했다.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DWAC는 22일 최고가 175달러를 기준으로 할 때 이틀 동안 1657% 폭등했다.

DWAC는 22일 뉴욕 주식시장에 몰아닥친 소셜미디어 주가 폭락 사태도 비켜갔다.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등 소셜미디어 업체들과 광고 의존도가 높은 구글 모기업 알파벳 등은 22일 폭락했다.

전날 장 마감 뒤 실적발표에서 소셜미디어 업체 스냅이 4월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규정 강화 여파로 실적이 악화할 것이라고 비관한데 따른 충격이었다.

스냅은 26.6% 폭락했고,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5%, 알파벳은 3% 폭락했다.

스냅 시가총액 감소폭 320억달러를 포함해 소셜미디어 관련주 시총 약 1420억달러가 이날 사라졌다.

이 와중에도 트럼프 소셜미디어 우회상장 통로가 된 DWAC는 22일 107.03% 폭등했다.

트럼프 소셜미디어 내년 출범
지난 1월 6일 자신의 지지자들을 선동해 연방 의사당 폭동 사태를 일으켰다는 비판 속에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폐쇄하자 트럼프가 마침내 2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출범을 선언한 것이 주식시장에 트럼프 돌풍을 몰고왔다.

트럼프가 회장인 트럼프 언론기술그룹은 내년에 독자적인 보수 소셜미디어를 설립해 중간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트럼프 마음먹기에 따라 2024년 대통령 선거에도 뛰어들 것임을 예고했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는 당시 성명에서 "모두가 왜 빅테크에 맞서는 이가 아무도 없느냐고 묻는다"면서 "우리가 조만간 그렇게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트럼프가 '트루스(진실) 소셜'이라고 이름 붙인 이 소셜미디어는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 플랫폼 형식을 따른다.

새로운 레딧주 탄생..."다 잃을 각오 해야"
DWAC 주가 폭등에 대해서는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게임스탑을 시작으로 AMC엔터테인먼트홀딩스 등으로 이어지는 개미투자자들의 집중 주식 매수 종목에 DWAC가 이름을 올렸다는 분석들이 나온다.

이른바 레딧주, 또는 밈주라고 부르는 이같은 주식들은 급격한 가격 변동에 노출돼 있다. 그만큼 위험이 높다.

터틀캐피털매니지먼트의 매튜 터틀 창업자는 DWAC가 "뜨겁게 달궈지는 새 밈주가 됐다"고 말했다.

르네상스캐피털의 맷 케네디 선임 시장전략가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 극도로 이상한 흐름이라면서 거품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지적했다.

케네디는 DWAC가 확실히 밈주 영역에 진입했다면서 "펀더멘털과 완전히 괴리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걸 잃을 각오를 해야 한다"면서 DWAC 적정 주가는 10달러 선이라고 못박았다.

헤지펀드들 일확천금
DWAC에 투자한 11개 헤지펀드들은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DE쇼, 사바캐피털 등은 지난달 DWAC 상장 당시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이들 11개 헤지펀드가 2억9300만달러 규모의 DWAC 신주공모 물량 거의 대부분을 인수했다.

이들은 DWAC와 트럼프 언론기술그룹간 합병이 끝나면서 주식 매각 조건이 충족되자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

CNBC에 따르면 DWAC 지분 11.2%, 320만주를 보유한 라이트하우스는 주가가 뛰는 가운데 지분을 매각하고 있다.

사바캐피털 역시 DWAC 주식 매각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바는 DWAC 지분 9.3%, 24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지난달 공시한 바 있다.

트럼프 손절
CNBC는 이들 헤지펀드가 주가 추가 상승 가능성 속에서도 DWAC 지분 매각에 나선 배경으로 '트럼프 변수'를 꼽았다.

1월 6일 의사당 폭동 사태로 2차례나 탄핵 소추됐던 트럼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해 평가차익 회수에 나섰다는 것이다.

트럼프 사업체를 아우르는 트럼프재단이 형사 소송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은 점도 불안 요인이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DWAC와 합병을 마치면 합병사 지분 절반 이상을 가질 전망이다.

트럼프가 최대 주주가 되는 소셜미디어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더해질 수 있어 헤지펀드들이 막대한 차익도 거두고 위험도 차단할 겸 미리 손절에 나섰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편 트럼프는 소셜미디어 한 방으로 심각한 재정난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DWAC 지분 절반 이상을 확보하면 그는 22일 종가를 기준으로 순식간에 40억달러 이상을 손에 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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